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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작품방

[스크랩] 2012년 가을은 왔네

작성자예파 성백문|작성시간12.11.13|조회수46 목록 댓글 4


이짐승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두더쥐처럼 땅속에 집을 갖고 삽니다. 집주인의 허락도 월세도 안 낸 채.                                   나중에는 앞에 보이는 국화도 먹어 치웠읍니다.


세상에 나온 지 이삼개월쯤 되었을 겁니다. 주위에 제엄마가 있습니다.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단풍잎. 가을이면 미대륙 동부전체를 현란하게 채우는 주인공입니다. 


서울공대 전기과 입학 동기들. 내 맞은 편에 있는 친구는 48년만에 만났습니다. 내옆은 교수, 앞의 둘은 한국 SK사장,  미기업체 이사들로 사회에 공헌하고 이제 제2인생들을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악수한 손들이 현재도 신체적으로도 활동적인 것을 읽습니다.



청명한 가을날이면 시원히 열린 고속도록을 달리고 싶은 유혹을 느껴봤습니까? 미대륙 동부를 남북으로 Maine에서 Florida까지 관통하는 95도로를 달립니다. 마치 일요일이어서 시원하게 정체없이 달립니다. 


지난 여름에 결혼한 딸과 사위와 함께 Washington D.C.에 있는 Lincoln Memorial 을 산보했습니다.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방문와서 이렇게 지나치거나 스쳐 가는 링컨 기념관 계단



링컨 기념관에서 내다보는 장관입니다.


링컨 기념관안은 그야말로 붐볐습니다. 왼ㅉ고 벽에는 그의 불후의 유명한 연설, 게티스버그에서 한 짧은 연설이 새겨져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매일 성경을 읽으면서 명상하고 지혜를 구한 에이브라함 링컨 대통령이 정의한 민주주의 정부의 정의인,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부"를 향한 소망은 이세상이 계속하는 한, 계속 최고의 이상으로 계속될 것입니다. 



이사진의 절묘한 순간이 보입니까? 이사진에는 마치 한 미모의 여성이 내 왼쪽 귀를 긁는 듯 하지요? 아내는 내오른 쪽에 딸과 사위만 보면서 찍은 듯합니다만 ㅎㅎ


긴세월을 통해서 깍아 지고 다듬어 지고 익숙해진 착하고 성실한 반려자 아내, 



한국전에 참전한 미국병정들의 조각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언제나 1950년대의 그혹독했던 이북의 겨울을 언급합니다. 


내 딸부부는 공부하며 일하느라고 바쁩니다. 우리의 방문이 짧은 것은 그들의 스케쥴때문입니다.

시월이면 캐나다쪽 북녘에서 시작해서 단풍이 들어 남쪽으로 내려 오며 대륙을 물들이기 시작합니다. 청명한 하늘아래 변색해가는 나무숲을 옆에 두고 달립니다.

Washington D.C.를 떠나 New York으로 가는 길. 역시 화창한 가을 날을 맘껏 즐기면서 여유있게 운전했습니다. 아내와 나누어 운전했습니다. 운전수옆에 앉아서 여러 시간을 가는 것도 고역이라는 말에 여행거리와 조건을 보아서 운전도 나눠 하기로 한 겁니다.    



찬란하고 풍성하던 꽃밭도 가을이 오니 이렇게 싱싱하고 풍만하던 잎, 줄기, 꽃들과 열매들도 시들고 말라 갔습니다. 예전에는   쇠잔해 가는 이런 모습에 슬픔과 아픔이 느껴졌으나 이것이 바로 자연의 당연한 과정임을 인정하면서 또 새로운 생명이 가득하는 그계절을 기다리는 희망을 오히려 기뻐합니다. 



국화꽃도 저무는 계절과 함께 말라가고 있습니다. 모든 줄기와 잎새위에 군림하던 나팔꽃도 벌써 시들어 말랐습니다. 라벤다도 말라가고,코스모스도 이미 시들어 갔습니다. 



무수하던 잎새가 여러번 지나쳐 간 비바람과 휘감는 바람과 음울한 날씨를 따라 어딘가로 가고 늠름히 버틴 나무를 바라 봅니다. 텅비어 감을 아쉬워 하고 눈물겨워하던 것도 옛날임은 이제 가을이 더이상 이별과 회상의 기간이 아님을 확인하게 합니다. 텅비어 가는 가슴이 아니라 모든 옛 것은 깨끗히 정리하고 곧 올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하는 준비성있는 건강한 모습을 보게 합니다.겨울아 오라. 준비완료!



북녘 하늘을 지키며 얼리서 오는 계절의 시간을 일러 주듯이 저 높이 매달린 잎새의 부산한 소리를 들으며 곧 닥아 올 북풍과 찬비와 눈보라의 소식을 듣는 듯합니다.  



모든 나무가 겨울준비에 바쁜가하면 풍만한 가슴같은 대지는 저렇게도 고운 초록색으로 카펫을 펴듯 채색합니다. 저잔디들은    이불덮듯 찬눈을 환영하고 그아래서 생명을 저축해서 제때, 곧 봄이 오면 선명한 초록으로 지루한 겨울빛을 밀쳐 내고 겨울에 지친 사람들의 눈을 새 생명감으로 빛나게하며 반길 것입니다. 




삼년째 마늘밭을 손질합니다. 정확히 3인치 거리를 두고 두툼한 마늘을 깊히 박아 둡니다. 그러면 겨우내내 눈과 비를 입고 마시며 하늘의 영양분을 받고 생명의 역사를 반복하다가 파아란 싹을 내밀면서 심는 사람의 기대를 채워 줄 것입니다. 금년 7월에 수확한 마늘을 잘 말리고 여러개씩 묶어서 자녀들과 그들의 사돈댁에게 선물로 돌렸습니다. 상점에서 산 것을 선물하는 것보다 고유하게 직접 심고 거둔 것으로 선물하고 나누는 기쁨은 특이합니다. 마늘들아 잘 자랄찌어다! 



마늘 심는 기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정한 날이 마침 부슬비가 내리는 날이어서 우의를 입고 마늘심기를 끝냈습니다. 이것으로 금년 정원일은 모두 마감했습니다. 햇빛과 비를 주시고 좋은 날을 마련해 주시고 땅을 비옥하게 하시며 내게 건강을 허락하시고 일을 즐기는 여유를 허락하시며 이런 일을 즐기는 여유와 또 내가 심으나 모든 질병에서 보호하시고 자라게 하시는 그우주의 전능자의 모든 혜택을 감사하면서. 



예파 쟌쟌 2011.07.07 04:28



2012년 월간 창조사의 시분야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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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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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呑亞 김종갑 | 작성시간 12.11.14 사모와 딸 내외 와 ㅡ 같이 웃고 있는 예파는 ㅡ진실로 幸福 덩어리 -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예파 성백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11.14 탄아, 행복이 무언가고 헤매던 먼 기간이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작성자라스포사 | 작성시간 12.11.29 예파님의 귀를 긁는듯하다는 절묘한 순간의 사진속의 이야기...
    웃음짓게 합니다..ㅎㅎ~^^

    예파님의 가정에 대한 소개는 언제나 건강하고 즐겁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예파 성백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11.30 세월을 따라 흘러가는 인간의 의미를 사색하고 참으로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운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그렇게 살 수가 있는가를 궁리하면서 솔직하게 사는 그대로 입니다. 겨울준비 잘 하십시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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