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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현상과 양자역학 (4) 제4장 발전하는 양자역학

작성자만촌 전석락|작성시간18.05.04|조회수727 목록 댓글 4

제4장 발전하는 양자역학


1. 진공의 새로운 이미지


자연계의 모든 양(물리량)과 짝이 되는 양 사이에는 불확정성 관계가 존재한다. 자연계는 미시적 시점에서 보면 모든 것이 불확정이고 모호하다. 에너지와 시간 사이에도 불확정성 관계가 있다. 우리가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에서는 에너지의 불확정성은 무시되지만, 아주 짧은 시간에서는 에너지의 불확정성이 매우 커진다. 이 불확정성 관계와 상대성이론으로부터 놀라운 결론이 나온다.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에너지로 질량을 가진 물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런데 불확정성 관계에 따르면 진공조차 에너지가 0(제로)인 상태가 아니다. 에너지가 0이라고 확정되면 불확정성 관계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진공의 어떤 영역을 확대해서 미시 세계를 관찰하는 것을 생각해 보자. 불확정성 관계에 따르면 아주 짧은 시간동안 보았을 때, 장소마다의 에너지는 불확정이고 요동하고 있다. 에너지와 시간의 불확정성 관계에 따르면 진공도 에너지를 가지며, 그 에너지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 요동친다. 그리고 진공에서는 그 에너지를 사용해서 전자와 양전자의 쌍과 같은 모든 소립자가 여기저기에서 생겨났다가는 사라진다.
               
예를 들면 10의 -20 승 초(1초의 1조 분의 1의 1억 분의1) 이하의 짧은 시간에는 어떤 영역이 매우 높은 에너지를 갖는데, 그 에너지를 사용해서 전자 등의 소립자가 생겨날 가능성도 나온다. 다만 진공에서 생겨난 소립자는 금세 소멸하고 원래의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되돌아간다. 에너지의 불확정성은 ‘매우 짧은 시간’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으며, 긴 시간에는 불확정성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진공에서 전자가 생겨날 때, 전자를 꼭 닮은 양전기를 가진 ‘양전자’라는 소립자가 반드시 전자의 짝으로 생겨난다. 전자는 음전기를 갖지만 원래 그 장소에는 전기가 없었기 때문에, 양전자의 양전기로 제거할 필요가 있다. 같은 이유로 전자가 사라질 때에는 양전자도 반드시 함께 사라진다. 이상과 같이 ‘진공이 가진 에너지의 요동에 의해 소립자가 여기저기 생겨났다가 사라진다.’는 것이 양자론이 밝힌 진공의 모습이다. 


양자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의 융합에 의해 설명되리라고 기대하는 것 중의 하나가 우주 탄생의 수수께끼이다. 우주는 계속 팽창되고 있으며, 우주 팽창은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반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과거의 우주는 지금보다 훨씬 작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며, 그 시작은 원자보다 더 작았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미시 우주의 수수께끼에 다가가려면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론을 융합한 이론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모든 것이 모호(불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양자론에 따르면, 진공과 마찬가지로 ‘무’도 계속 완전한 ‘무’로 남아 있을 수 없다. 다시 말해 ‘무’의 상태와 ‘유’의 상태 사이에서 요동치고 있다. ‘유’의 상태란 공간을 가진 미시 우주이다. 그리고 ‘무’에서 생겨난 미시 우주가 어떤 원인에 의해 급팽창을 일으켜 우리의 우주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무에서 생겨나는 우주’의 시나리오는 아직 가설 단계에 머물고 있다. 양자 중력 이론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물리학자들은 양자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을 ‘짜깁기’해서 이런 가설을 생각해 낸 것이다. 그렇지만 양자론을 사용함으로써 마침내 인류는 우주의 시작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게 되었다.


2. 화학과 고체물리학으로의 발전


양자론은 화학의 주기율표의 불가사의를 밝히고, 화학 반응이 왜 일어나는지를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또 금속·절연체·반도체와 같은 고체의 성질을 밝히는 ‘고체물리학’의 토대가 되고 있다. 반도체는 컴퓨터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인데, 양자론이 탄생하지 않았다면 지금 같은 IT 사회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양자론의 큰 공적 중의 하나는 물리학과 화학의 다리를 놓은 것이다. 화학반응이 왜 일어날까? 다양한 원소의 성질은 왜 생길까? 화학의 이런 근본적인 의문에 대해서 양자론은 이론적으로 답하는데 성공했다. 원소를 가벼운 순서로 나열하면 비슷한 성질의 원소가 주기적으로 나타나는데 이것을 표로 만든 것이 주기율표다. 이러한 원소의 주기성이 왜 생기는 가는 양자론에 입각한 원자의 전자 궤도 이론에 의해 밝혀졌다.



3. 자연계의 4개의 힘


자연계에는 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 중력이라는 4개의 힘이 존재하며, 물질과 힘의 얼개를 규명하는 것은 자연계의 근본 원리를 아는 것과 연결된다. 이것이 물리학의 궁극의 꿈이다. 양자론은 먼저 전자 등의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가 가진 파동의 성질을 밝혀냈다. 그리고 양자론은 그 때까지 파동과 똑 같은 방식으로 전달된다고 생각해 온 힘이 ‘입자적’으로 파악 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자연계의 4개의 힘은 각각 다른 ‘힘을 전하는 입자’에 의해 발생한다.

4개의 힘 중의 첫째는 전자기력이다. 전자기력이란 전기력과 자기력(자력)이다. 전기력의 예로는 정전기가 있고 자기력의 예로는 자석의 힘이 있다. 천체끼리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다.



둘째는 베타 붕괴라 불리는 현상 등을 일으키는 ‘약한 핵력’이다. 베타 붕괴란 원자핵 속에 잇는 1개의 중성자가 양성자와 중성미자라는 소립자로 쪼개지는 현상을 말한다.



셋째는 ‘강한 핵력’이다. 강한 핵력은 양성자와 중성자를 원자핵 속에 강하게 묶어 준다.



넷째는 중력이다. 중력은 지구가 지상의 물체를 끌어당기거나 양자론이 다음으로 목표하는 것은 중력을 양자론의 틀 안에 받아들인 ‘양자 중력 이론’을 만드는 것이다. 양자론에서는 중력을 ‘중력자’라는 소립자의 교환으로 설명한다. 다만 중력자도 ‘파동과 입자의 이중성’을 가진 양자론적인 입자이다.



현대물리학에서 중력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이용해서 설명한다. 그러므로 전기적인 에너지 장벽을 부수고 충돌하려면, 단순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중력은 질량을 가진 물체가 만들어 내는 공간의 휘어짐에 의해 생긴다. 양자 중력 이론의 완성은 양자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의 융합을 의미한다. 그러나 오랜 세월 동안 세계의 물리학자들이 두 이론의 융합에 도전해 왔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양자론을 고려하지 않은 물리학을 ‘고전 이론(고전물리학)’이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는 일반상대성이론도 고전 이론이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공간의 휘어짐이 진동이 되어 주변으로 전해지는 ‘중력파’를 생각한다. 파동 또는 그것과 비슷한 사고방식을 이용해 중력을 설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양자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을 융합하려면 중력을 ‘파동의 성질을 가지면서 동시에 입자의 성질을 가지는 것(중력자)’ 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어려운 문제다.
  
양자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을 융합하려는 시도 중의 하나로 오랜 기간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 ‘초끈이론’이다. 초끈 이론이란 전자나 광자 등의 소립자를 ‘끈’으로 생각하는 이론이다.

끈의 길이는 10의 -33승  미터 정도이다. 원자는 10의 -10승  미터, 원자핵은 10의 -14승 미터 정도이므로 끈이라고 하지만 얼마나 작은지 알 수 있다. 초끈이론은 1980년대 이후 많은 이론적인 성과를 거두었지만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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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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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낙솔 | 작성시간 18.05.04 플레밍의 손가락 법칙은 두 가지가 있지요.
    왼 쪽은 전동기 Motor,
    오른 쪽은 발전기 Generator의 원리지요.
    엄지-힘, 검지-자기, 중지-전기를 입체적으로 가리키는데
    양쪽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엇갈리면서 하나로 통합됩니다.
    신비롭지요.
    전기, 자기, 힘이 따로가 아닌 하나요
    좌우가 또한 대척이 아닌 쌍대인데,
    이런 원리를 앵무새처럼 그냥 외워버리게 됩니다.
    강의 때 제시된 그림처럼 왼 손을 입체로 펼치면서
    "이것을 '미잇수웁' 니까?"
    일부러 부흥강사 흉내를 내어봅니다.
    머리로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즉 이해라기보다
    가슴으로 직통해야 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지요.
  • 작성자해평 | 작성시간 18.05.04 원문도 어렵고ㅡ
    댓글 또한 어렵지만,
    만촌.낙솔의 아카데믹함에 누가 감히ㅡ ♡♡
  • 작성자만촌 전석락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05.05 낙솔! 해평!
    양자역학에 대한 개념이나 좀 알려고 이것저것 들쳐 보았지만
    결국 얻은 건 '어려움'과 부끄럼뿐이군요.
    다만 이런 것도 '늙어가는 용기'겠지 하고 스스로 위로해 보며,
    이 마음 이해하여 주시고 댓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낙솔 | 작성시간 18.05.05 해평의 격려가 고맙소.
    고린고 전서 13장 13절에 니체의 말투를 연상케 하는
    사도 바울의 유명한 아포리즘이 있지요.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
    이것을 '플레밍의 왼손 법칙'에 빗대어
    '사도 바울의 왼손 법칙'이라 칭하고 싶어요.
    '믿음-소망-사랑'은 소위 삼위일체라는 깨달음이지요.
    그러나 말다툼으로 어지러웠던 당시의 고린도교회에서
    더욱 중요한 덕목은 그중 '사랑'이라고 강조했던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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