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독서광장

노벨의학상 수상자의 <늙지 않는 비밀> (2) 노화의 열쇠

작성자만촌 전석락|작성시간18.06.08|조회수128 목록 댓글 4

제1장 노화의 열쇠, 텔로미어


1. 내 세포 나이는 몇 살일까?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자. 나는 얼마나 늙어 보일까? 내 신체 건강은 어느 정도일까? 나는 얼마나 늙었다고 느끼는가? 이 세 질문은 단순하지만, 답은 당신의 건강과 노화에 관한 중요한 추세를 드러낼 수 있다. 자기 나이보다 늙어 보이는 사람들은 실제로 짧은 텔로미어와 관련이 있을 수 있으며, 또한 생활 연령보다 늙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나이보다 더 젊다고 느끼는 사람들보다 일찍 병에 걸리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이 늙어가는 것이 두렵다고 말할 때, 대개 그 말은 질병수명이 오래 이어지는 것이 두렵다는 의미다. 사람의 몸을 사과가 가득 든 통이라고 생각해보자. 건강한 세포는 윤기 나는 신선한 사과와 같다. 하지만 그 통에 썩은 사과가 하나 들어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 썩은 사과는 먹을 수 없지만, 더 안 좋은 점은 주변 사과들까지 썩게 한다는 점이다. 썩은 사과는 몸에 있는 늙고 노쇠한 세포와 같다. 몸이 건강을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자신을 재생해야 하는 세포들로 가득해야 한다.



인체 조직에 있는 세포들은 줄기세포에서 기원하는데, 줄기세포는 평소엔 특정한 공간에서 푹 쉬면서 보호를 받으며 살고 있다. 이 공간은 대개 줄기세포가 대체할 조직의 안이나 주변에 있다. 피부의 줄기세포는 모낭 밑에 살며, 심장의 줄기세포 중 일부는 우심실에 살고, 근육 줄기세포는 근섬유 깊숙한 곳에 산다. 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줄기세포는 자기 집에 머물러 있다.


그러다가 조직을 보충할 필요가 생기면 줄기세포는 활동에 나선다. 분열하여 증식 세포(전구세포라고도 한다)를 만들며, 이 자손 세포들 중 일부는 필요한 종류의 세포로 분화한다. 각 줄기세포는 새로운 두 개의 세포가 된다. 이 세포 중 하나는 원래의 줄기세포를 대신하여 자기 집에 남아 있고, 다른 하나는 손상된 조직의 보충을 도우는 역할을 한다. 병에 걸려서 면역세포(백혈구)가 더 필요해지면, 골수에 숨어 있던 혈액 줄기세포가 분열하여 혈관으로 들어갈 것이다.


우리의 창자 내벽은 정상적인 소화 과정에서 끊임없이 닳아 없어지며, 피부도 계속 떨어져 나간다. 해당 줄기세포는 이런 신체조직을 계속 보충한다. 재생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많이 공급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고 병과 상처로부터 회복되는 열쇠다. 하지만 세포의 텔로미어가 너무 짧아지면, 텔로미어는 분열 주기와 복제를 중단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세포는 분열을 멈춘다. 더 이상 스스로를 재생할 수 없다. 그 세포는 늙어가고 노쇠해진다. 그 세포가 줄기세포라면 영구 은퇴를 하며 자신을 필요할 때에도 본래 해야 하는 일들을 더 이상 못한 채 그냥 가만히 있다.

 

2. 긴 텔로미어의 힘


우리가 나이를 먹을수록 텔로미어는 짧아진다. 세포의 분열 횟수가 점점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추세는 단순한 직선이 아니다. 10만 명의 침을 채취하여 텔로미어 길이를 조사한 유전자, 환경, 건강에 관한 연구 프로그램이 있다. 결과를 보면 20대부터 나이가 들수록 평균적으로 텔로미어가 점점 짧아지다가, 약 75세에 최저 수준에 도달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짧아지는 텔로미어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75세를 넘어서면 텔로미어 길이가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더 늘어나는 듯이 보인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실제로 늘어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연령이 되면 텔로미어가 더 짧은 사람들이 이미 세상을 떠났기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생존 편향’이라고 하는데, 이 때문에 어떤 노화 연구에서는 가장 나이든 이들이 건강한 생존자처럼 보이게 된다.


텔로미어 길이 감소가 노화의 주된 질병들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계속 발표되고 있다. 많은 대규모 연구들은 텔로미어가 짧을수록 당뇨병, 심혈관 질환, 폐 질환, 면역 기능 이상, 특정한 유형의 암 같은 만성질환들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았다.


3. 늙지 않은 세포의 비밀, ‘텔로머라아제(telomerase)’ 효소


인체의 생식세포, 즉 정자와 난자를 만드는 세포는 아무리 세포분열을 하여도 죽지 않는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세포분열로 짧아진 텔로미어 길이를 본래 길이로 재생해주는 ‘텔로머라아제’라는 효소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이 말은 생식세포에는 텔로머라제라는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가 꺼져(off) 있지 않고 작동(on)하고 있다는 뜻이다.


인체의 60조개나 되는 세포는 모두 똑같은 DNA를 가지고 있지만 그 발현(작동, on)은 각 조직의 세포마다 다르다. 심장세포, 간세포, 뇌세포, 근육세포, 모발세포 등등의 인체 구성 세포는 모두 자기 기능 역할을 하는 DNA만 발현(on)되고 나머지 DNA는 발현되지 못하게 꺼져(off) 있다. 따라서 텔로머라아제를 만드는 유전자 DNA도 모든 세포가 가지고 있지만 생식세포와 줄기세포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 대부분 세포들은 작동하지 못하도록 꺼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끝없이 분열 증식하는 암세포는 노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암세포는 텔로머라아제를 만드는 유전자 DNA의 작동이 꺼지지 않도록 조정하기 때문이다.


4. 혹시 텔로머라아제가 암을 일으키지 않을까?
                                                        (빌 앤드루스의 『텔로미어의 과학』 중에서)


일반적으로 암세포는 대개 텔로머라아제를 활성화하여 스스로를 불멸화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능력은 암세포는 꺼져(off) 있는 텔로머라아제 유전자를 켜서(on) 활성화하여 텔로머라아제를 만드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텔로머라아제 유도제가 정상세포를 암세포로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가지는 것이다. 그러나 1999년부터 2002년까지 텔로머라아제가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세계 여러 연구소에서 실험을 했다. 그 결과는 텔로머라아제가 암을 유발한다는 신뢰할 만한 근거는 없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한편 2009년 조자타운대학교와 국립암연구소의 공동연구팀은 길이가 짧은 텔로미어가 염색체를 불안정하게 하고, 그 결과 암이 발생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특정 암은 짧은 텔로미어 때문에 발생하는데, 이는 텔로머라아제가 암 발생이 시작되기 전 암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또 2010년 한 다국적 의사 연구팀에서 환자 787명을 대상으로 텔로미어 길이를 비교하고 그에 따른 암 위험을 평가했다. 연구결과, 텔로미어 길이가 가장 짧은 환자들은 텔로미어가 더 긴 동갑 환자들보다 암 위험이 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도 짧은 텔로미어가 암 위험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더 위험한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결론 내렸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해평 | 작성시간 18.06.08 75세가 고비라니 우린 이고비를 넘긴 건가요ㅡ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만촌 전석락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06.08 책에는 '생존 편향' 현상으로 그렇게 보인다고 써 있군요.
    이를 재 해석하면 75세 이상이 되면 세포생리적 기능은 거의 끝났다는 얘기가 아닐까요?
    따라서 텔로미어를 현상 유지하는 노인의 건강한 삶의 비결은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고, 잘 배설하고, 그리고 긍정적 사고에 있을 것 같네요.
    결론적으로 해평처럼 말입니다. 단 음주는 적당히....
  • 답댓글 작성자해평 | 작성시간 18.06.09 결론적으로 소생은 단서를 못지키니
    이래 살면 도루묵이니 반면교사에 해당하겠지요.?
    오늘 14인의 모임에서 도동이 안동국시집에서 소천의 무사귀한을 축하하며 한판 쏘고 이에 편성하여 소생이 사회도 아닌놈이 똥가락 잡다보니 2차까진 전윈 참석 ㅡ

    그담엔 탤로미어 짧은 자는 다가고ㅡ
    긴 놈?만 연신내에서 3차 중!
    만촌ㅡ해평이 잘먹고,잘놀고.잘싸고.긍정적 뭐시라ㅡ 있게 보이시나요!
    그래 보인다면 ㅡ그래 살지요! ㅎㅎ
    海平 淸濁倂呑 ㅡ!
    그러나 그건 걷보기!
    인간은 누구든 야누스의 두얼굴이 아닐까요ㅡ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강창훈 | 작성시간 18.06.09 잘먹고, 잘자고 잘싸기는 하는데 잘 놀지를 못하니!
    더구나 먹고 살 걱정에 분수도 모르고 나라걱정(?)까지 하려니
    테로미어 인지 뭔지 하는 것이 길어 지기는 틀렸네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