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아침
무서리 내린 아침
골짜기 물소리 더욱 맑아지고
스산해진 바람 음계를 높여
가는 길 바꾸면
나무들 황혼빛 가슴 앓는 소리
빈터의 외로움 아는 소쩍새 떠나버리고
작은 벌레들 소리 없이 목숨을 던진다
겨울 채비로 분주했던 산사도
동안거에 들었는지
큰스님 기침 소리만 간간이 들려오고
텃밭엔 풀죽은 무청 몇 잎 오소소 떤다
비우고 버려서 돌아온 제자리
싸늘하고 차가운 땅에
침묵으로 흐르는 외로움
떠난 것이 그리워
서릿발처럼 아픈 생채기를 밟고
몸부림치며
또다시 채우고 부풀리는 것이 삶
대지는 봄의 씨앗을 품고
안간힘 다해 온몸으로 써레질을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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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이진사 작성시간 22.11.20 늦가을 아침에 서 있는 자신을 연상해 봅니다. 시란 관찰력의 소산임을 시각적 이미지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네요. 매사에 주의깊은 세밀한 관찰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좋은 시네요. 또 봄을 위한 써레질처럼 상상력이 또한 필요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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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순우 작성시간 22.11.20 외롭기에 그리운 건가요?
그립다보니 외로움을 느끼게되는 건가요?
떨어져 뒹구는 낙엽을 보아도, 휑해진 나뭇가지를 보아도 외로움, 무엇인가의 그리움이 느껴집니다. 동안거에 든 스님, 산사의 침묵까지 소환해 주시니 더욱 쓸쓸해지고 왈칵 그 근원을 알 수 없는 그리움이 몰려옵니다~ -
작성자월몽 작성시간 22.11.20 늦가을의 우수수함과 쓸쓸함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걸 보면 역시 가을이 주는 의미는 특별한가 봅니다. 떨어지는 나뭇 잎 하나에도 인생의 오묘한 철학이 담겨 있으니 자연이 주는 감동이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우리도 나뭇 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나뭇 잎처럼 떨어질 날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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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멋진사랑 작성시간 22.11.21 늦가을 낙엽을 보면 고요함속에 많
은것을 생각케 합니다.
단풍은 눈을 즐겁게 하지만 낙엽은
우리 영혼을 살찌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