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수용자의 인권은 날이 갈수록 좋아지는데 직원의 인권은 날이 갈수록 낮아집니다.
윤번휴무도 잘 쉬지 못하고, 직원들의 자부심과 자존감은 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습니다.
아니 자부심과 자존감이 있던 시절이 있었나 싶습니다.
일한지 2~3년 정도 된 교도들은 어쩌면 아직 느끼지 못 할 것입니다.
야근 하면서 혹은 일근이나 윤번때 주로 단순 연출근무 혹은 운동근무 위주로 하니 사동 현장이나 사무실 현장에서 느끼는 것과는 많이 다를것입니다.
신규직원 및 교도 2~3년차 까지는 이런 직장이 어디있나 싶을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이렇게 단순하고 쉬운일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월급을 주다니 정말 신의 직장이야 라고 생각할수도 있을것입니다.
하지만 연차가 쌓이고 미지정 사동도 맡고, 징벌 사동도 맡고 하다보면 사람을 대한다는 것이, 그것도 살인, 강도, 강간등의 죄를 지은 사람을 대한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란것을 느낄것입니다.
행정직 기타 직렬은 그래도 밖의 평범한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지만, 우리가 대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 밖의 사람들 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매일 본다고 생각해 보세요.
물론 미지정 사동등 사동 담당을 평생 하는것도 아니며 보안과 기준 6개월에서 1년 사동 담당을 맡으면 다음 보직때는 주로 보안일근 편한데 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도관의 숙명인 사동과 야근은 떼려야 뗄수 없습니다. 교도관이라면 안고가야 할 숙명과 같은 것이지요.
미지정 사동이나 징벌사동을 6개월 1년 맡다보면, 자신의 성격도 바뀌는 것을 경험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미지정 사동 3개월 했을 때의 일입니다. 하루는 정신이 온전치 않은 수용자가 자신의 변을 온몸에 칠하고 벽 사방에 똥칠을 해 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거실 사람들은 똥냄새 난다며 빨리 처리해 달라고 큰 소리를 내고 관구실에서는 빨리 치우고 처리 하라고 하고 양쪽에서 샌드위치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일례를 든것이지만, 녹록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이런 일이 한달이면 3~4번은 일어납니다. 물론 작은 사건들은 수시로 일어납니다.
이런 일을 겪으니 성격도 변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루는 집에 들어갔는데, 와이프가 그러더군요.
" 자기 요즘 많이 변한거 알아? " 와이프가 그렇게 말 한 이유는 제가 자주 짜증을 내고 화를 내서 라고 하더군요.
저는 잘 못느끼고 있었지만, 주변 사람들은 저의 변화를 잘 알아챘습니다.
어쨌든 인생을 길게 봐서, 직장을 선택하자면, 교정직은 아닌것 같습니다.
만약 제 동생이 교정직 공무원이 되고자 한다면, 저는 말릴것 같습니다. 1~2년 더 노력해서 다른 직렬을 가든지, 기술 자격증을 따서 기술직렬로 가라고 충고 하고 싶네요.
물론 제 글을 읽고 오지랖 떨지 마라,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한다. 라고 말씀 하시면 할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먼저 길을 걸어본 선배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인것 같아서 제가 교정직에서 10년 가까이 일하면서 느낀 소회를 풀어 봤습니다. 수험생들은 바로 앞의 합격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교정직이 대수냐, 더 한 곳으로 가도 합격만 시켜주면 고맙게 일하겠다. 하지만 그 마음이 그렇게 오래 가지는 않습니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것 같습니다.
어쨌든 지금 느끼는 감정들을 고스란히 가지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저는 100% 다른 선택을 할 것입니다.
누군가 내가 교정직에 들어오기전 이런 글을 써서 알려줬더라면, 아마 저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겠죠.
선택은 본인의 몫입니다. 하지만 정보는 최대한 많이 얻으세요. 그리고 자신이 그 정보를 토대로 결정하세요.
그래야 후회를 하지 않습니다.
수험생 여러분의 건승을 빕니다.
못난 선배 올림.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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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자신있게고고 작성시간 16.02.14 막 서류에 치여서 하는 그런 업무가 아니고 일부 사람에게 치이는 업무기 때문에 적당히 회피하고 적당히 유연하게 대처할 여지와 재량은 충분히 가질 수 있다는 것이죠. 적어도 이 일을 오늘 반드시 꼭 해야하는 그런 개념이 아니라 (좀 사실적으로 얘기하자면) 적당히 이빨을 까서 미룰 수도 있고 아예 컷트 시킬 수도 있는 그런 재량이나 운용의 묘를 발휘할 수 있는 즉, 사람을 다루는 일이기에 하기에 따라서는 혹은 성격에 따라서는 정말 단순해질 수도 있는 업무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죠..미지정,징벌사동 업무 조차도요.. 물론 수용자의 질이 나쁜 소와 그렇지 않은 소간에 경중의 차이는 분명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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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페이버리 작성시간 16.02.14 미지정, 징벌사동은 교도관 인생 30년 중에 아주 많아봐야 5년 내외로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수용자를 도둑놈, 살인마들로 인식하고 대하는 순간 일의 가치가 떨어지고 회의감이 드는게 아닌가 싶네요. 글쓰신 선배의 마음이 이해가 되면서도 같은 일을 맡아도 즐겁게 지내는 직원들도 많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드네요. 어떤일이든 '소진'이 되기 마련이기에 다시금 삶의 활력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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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눈속에서 작성시간 16.02.14 교정시설에서 근무하는 일반직은 좀 어떤가요? 운전직 말구요 시설직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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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지이보 작성시간 16.02.23 첨엔 뭣도 모르고 2~3년은 이런 직장 없나보다 싶지만 연차 쌓이면서 현장 근무하다보면 수용자 위주로 심하게 돌아가는 현실에 이렇게 됩니다. 편한소에 계시거나 기강 잡힌 소에 계신 분들은 위의 이야기가 다소 과장이라고 하지만 질서 무너지는거 순간이고 현재 많은 소가 기강이 수용자 위주로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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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장웃어 작성시간 16.02.25 신규
3개월차만에 미지정에서 일하는 중인데요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