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시원한 날씨가
산불 예방 입산 금지 기간이
끝나는 주말에 맞춰 왔다
춥든지 말든지
봉정암에 갈 수 없다면 걷지 않겠다던
신심 가득한 보살을 생각하며
설악을 간다
마등봉에 간다
겨울이 없다면 설악에 가지 않으리
순백의 능선 길
거센 바람의 길
▼ 화채봉 뒤에서 떠오른 태양은
대청~귀청 서북능선을 따라
안산까지 궤를 같이 한다
▼ 도저히 사진으로 글로 표현할 수 없는..
▼ 설악에 골이 150여개, 봉이 700여개라는데
저 봉우리들에 꼬리표를 달아
셈을 해 보면 과연 700개뿐일까?
설악을 찾는 내내
기쁨과 경이의 봉우리들은
탈진과 좌절의 봉우리들은
어찌 셀 수 있을까?
▼ 역광 속의 공룡능선
▼ 마등봉
국화는 아니지만
오상고절 소나무 한 그루가
북풍한설을 마주하고 있다
설악은
마등봉에서 바라보는 것이
가장 멋지다는 것을 증명하는 장면들이
무거운 침묵과 함께 사방으로 펼쳐져 있다
어디로 가야 할까?
발 걸음을 멈추고
마등봉에서의 하룻밤도 괜찮겠다
설악과 동해와 일출과 일몰과
정지 비행하는 까마귀도 가끔 보이겠지
▼ 이른 하산길
형제 폭포와 까치골의 빙벽이
두꺼워지고 길어져간다
▼ 파란 하늘
날라리 산행을 마치고
눈부신 햇살 속의 소공원을 배회하다.....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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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큰뿌 작성시간 22.12.19 대장님~ 그 추운날 정말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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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동수대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2.12.19 추위보다 새벽녁 산길을 홀로 걷는 것이 더 괴롭고 무서울 일인데 정규 등로는 그나마 위안이 많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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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더키 작성시간 23.02.16 동수대장
뒤적이다
설악에 바람이
훅~하고 들어옵니다
스스로에게
멋들어진 시간을
선사 하시는 모습이
보부도 당당이
그
의연함에
읽는 이가 등뼈가 곧아집니다.
즐감했습니다.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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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동 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2.16 더키 멋진 설악 산행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