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가 시작되고 10분만에 내가 느낀 것은 이것이 도대체 2003년에 만들어진 영화
가 맞는가? 에 대한 의구심이다. 지금의 한국 영화는 영화적 제약이라는 문학적 지
식 자체가 통용되지 않을 만큼 성장해왔고 또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뭔
가? 지금 까지 한 성장을 마치 무시하기라도 하는 것 마냥 과거로 돌아간 듯 하다.
세련된 영상이 없다. 그리고 동시녹음이 아닌 후시녹음을 한 것처럼 연기는 태연스럽
지 못하고 마치 90년대 초의 영화를 보는 듯 하다. 그럼 누구는 이렇게 말할 것이
다. 60년대를 토대로 한 영화이니 만큼 60년대처럼 보여야 하는 건 당연하지 않느
냐? 하고.... 하지만 그 것은 영화 안의 미장센과 네러티브에서나 통용 될 말이지 결
코 영화 전반에서 풍겨져 나오는 센스를 가지고 이야기하기엔 너무나도 미흡하다. 분
명 2004년에 나온 영화는 2004년에 나온 영화다워야 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이 영
화는 1990년대 초에나 나올법한 수준의 영화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액션에서
만큼은 임권택 그 자신의 영화인 "장군의 아들" 보다 못하다. 하지만 그의 영화가 현
대사를 말한다는 점에서 차별을 둘 수 있지만 이것 또한 결코 우리에게 쉽사리 다가
올 수 없을 정도로 상투적이다. 감독은 태웅의 인생을 통해 현대사의 시대적 고백을
시도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선 그것이 난해하기 짝이 없다. 태웅의 인생을 담은 하나
의 스토리를 엮어갈 것인가? 아니면 통렬한 시대적 고백을 할 것인가? 에 대해서 영
화는 확실한 갈피를 잡지 못하고 관객들로 하여금 스토리와 현대사에 관한 갭을 느끼
게 만든다. 그리고 그의 특징중의 하나인 이야기를 뭉텅 뭉텅 던져 놓은 듯한 플롯
구성은 오히려 매끄러운 연대기 순으로 풀어가는 모양이 아쉬울 정도였다. 이 영화
의 엔딩 부분은 더욱 난해하기 짝이 없는데 그것은 옷의 소매 한 부분이 없는 것처
럼 허전하고 언벨런스하다. 하지만 좋았던게 있다면 역시 조승우와 김민선의 연기이
다. 김민선의 연기는 초반부터 좋았고 조승우의 연기는 러닝타임이 지날수록 좋은 연
기를 선보였다. 임권택이 내놓은 영화, <하류인생>. 하류영화가 되지만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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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시간 04.05.27 과감하게 하류영화 ㅎㅎ 좀더 과감한 지적이 피요할 것 같습니다 이거 전체메일로 날려야하지 않나 의미로운 "소수"의견같은데 요ㅎㅎ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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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간 04.05.27 저랑은 약간 생각이 다르시군요..전 이영화를 보면서 오히려 한 사람의 생을 이렇게 실제적인 모습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점에서 놀랐고 영화에 있어서 불필요하게 늘어지는 부분을 과감하게 생략한 장면의 대담성에 놀랐습니다. 이러한 놀람이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과 벅찬 자극으로 다가왔는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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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간 04.05.27 임감독의 액션은 볼만하다는 생각이었는데..아직도 '장군의 아들'에서 박상민이 어깨들을 헤치고 나오는 두근거리는 장면들을 기억하니깐요..님의 예언과 달리 '하류~'는 흥행은 성공적인거 같네요..'장군~'에서도 애매한 엔딩으로 감질맛나게 한 전철이 여기서도 이어지고 잇나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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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간 04.05.28 좀 익어 봐야 알수 있을 겁니다--누렇게 익은 보리밭에서 마시는 오줌같은-맥주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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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간 04.06.22 임권택이라는 이름을 빼고 영화를 판단한다면..과연..어떨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