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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 설문 / 퀴즈

[토론]아래 문제(브라질 사랑)에 대해 리플들을 종합해 발제자로써 나름의 정리와 결론을 내려봤습니다.

작성자Akina_86|작성시간12.05.05|조회수387 목록 댓글 68

일단 어쩌다보니 리플이 50개가 넘었고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는데 리플들이 섞이면서 알아보기 힘든 감이 있어서

발제자로써 책임을 느끼고 정리해봅니다.


일단 저는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 라는 사실에 대해선 인정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당연히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생각의 자유를 가질 수 있고 강요받아선 안되니까요.

그리고 그 글을 썼던 사람이 한국 대표팀보다 브라질 대표팀을 응원하는 메커니즘 자체야 너무나 간단하기에

알겠지만, 왜 저러는건지는 여전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그럴 수도 있다 라는 점을 인정할 뿐이죠.


하지만 법 그 이상의 범주, 사회와 공동체의 일원으로써 그들은 작던 크던 일종의 배신을 한 것은 명백하다고 봅니다.

고로 그들은 법적 처분이나 어떠한 물리적 강요, 혹은 불법적인 피해를 받아선 안됩니다. 허나 여론과 대중,

즉 같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써 비판받을 수 있는 점은 여전히 정당성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작해야 개인이 축구팀을 응원하는데 있어서 무슨 피해가 있으며 그걸 배신이라고 얘기하는게 지나친것 아니냐 라고

말씀하셨지만, 그 결과나 정도의 차이가 있다 해서 행위 자체의 본질이 변하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예를 들어 그런 사람들이 특별히 눈에 띄지 않을 만큼의 소수라서 여론이나 의식형성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한 현재의 수준을 넘어

국민 여론의 3~50% 혹은 그 이상이 되었을 때, 과연 이것은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될 수 있을까요? 위와같은 가정에서

문제로 인식될 수 있다면, 비단 숫자의 차이만이 이유는 아닐 것입니다. 행위자체에 원칙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숫자가 늘건 줄건 그건 취향이나 경향등 유행의 일종으로 보지 아무도 문제삼진 않을테니까요.


그리고 저들이 어찌됬건간에 어쩔 수 없이 한국이라는 같은 공동체로 우리는 묶여 있습니다.

또한 국가 대표팀은 최소한 국가대항전에선 내가 속한 우리를 대표합니다.

둘 다 이길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스포츠는 승패가 명백하고 상대팀을 응원한다는 것은 곧 우리의 대표가

지길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차라리 아무 팀도 응원하지 않는다면 모르겠지만 말이죠.


소속 공동체의 대표를 부정하는 것은 우리를 부정하고, 곧 모든 공동체 개개인과 스스로까지 부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명백한 공동체에 대한 배신이고 이적행위죠.

그래서 저는 영향이 미미하던 개인의 자유던 그걸 무시할 수가 없다고 봅니다. 인권이나 법적 차원은 아니죠.

그들이 받는 댓가는 그런 물리력이 아닌 같은 공동체원으로써의 비난일 뿐이니까요.


결론적으로 이건 의식 자체에 관한 얘기이고 그것이 낳는 결과가 무엇인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즉 사안이 낳는 문제의

경중을 가지고 비판의 정당성이 왈가왈부 될 것은 아니란 얘기죠. 고로 좀 더 위험한 문제에도 비슷한 논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대표자가 자신이나 우리를 먼저 배신했다면 얘기는 그(그들)는 이미 대표로써의 자격을 상실 했으므로,

가카 같은 경우는 이미 대표자로써의 직무에 반했기 때문에 공동체를 배신한 경우구요.

반대로 박주영 같은 사례도 합법이지만 편법이란 이유로 정당한 비판들을 받았죠. 그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처벌받진 않아도 비판은 받았으니까요. 공인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죠. 추가적인 비판의 이유는 되었더라두요.

또한 뭐 미국에서 야구 하자고 국적버린 백차승같은 경우도 이미 한국이라는 공동체에겐 일원으로써 배신이었고 비판받고 있죠.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원론적으론 다 매한가지라고 봅니다. 다만 경중에 차이가 있으니 비판의 차이도 둬야겠구요.


사실 배신이나 애국심이란 단어를 가져다 붙이기엔 너무 경미한 사안에 위험한 단어들을 가져다 붙이는게 아니냐 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마땅이 대체할 작은 크기의 단어들이 생각나지 않아서 부득이하게 사용합니다. 마치 배신이나 이적행위라는 단어를

쓴다고 해서 그들을 매국노로 몰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내일 휴일인데다가 마땅히 밤에 잠도 안와서 끄적인 글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셔서 고견을 들려주신 점에 대해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일종의 긴 토론이 되었음에도 개판이 되지 않고 특별한 문제없이 좋은 형태의 토론이 된거 같아 너무 기쁩니다.

다시한번 고견들을 들려주시고 발제자의 편협한 생각을 일진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혹여 논리적인 모순이나 비약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적 감사히 받겠습니다.


또한 덧붙여서 필자의 생각은 '너 무조건 한국 응원해라'처럼 애국심 자체를 강요키 보다는

최소한 적국을 응원해선 안되지 않겠느냐 라는 생각입니다. 이 문제엔 자국 대표팀 응원, 적팀 응원, 응원 행위X

라는 세가지 스탠스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한가지 빼먹어서 첨언하자면, 클럽의 경우엔 좀 문제가 복잡하고 달라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클럽 자체는 선수구성이 각각 개인활동이고 기본적으로 국적을 대표한다는 전제는 없습니다.

그들이 해당 대륙이나 국가, 리그를 대표하는 대항전에 나가는 경우가 있죠. 이때엔 대표성을 분명히 지니게 됩니다.

하지만 그 대표성 자체가 국가대표팀에 비해 희미한 것도 사실이고, 대표자의 의미도 있지만 그냥 일개 클럽의

의미도 중의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쉬이 판단키 어렵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의 경우 애초에 국가를 대표하기 위해서만 존재하기 때문에 그 대표성은 너무나 확실합니다.

고로 두가지는 문제를 구별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 죄송하게도 첨언합니다. 본문의 배신이라는 단어는 적절한 단어선택이 아니므로 '공동체에 대한 배신' 보다

'공동체에 대한 도의가 아니다' 라고 완화시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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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Akina_86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5.06 마지막으로 간단히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비판이나 비난이 과연 강제, 강요와 동일시 될 수 있는가도 따져봐야 한다고 봅니다. 제 입장은 비판과 비난까진 제가 하지만 그게 법적이나 물리적 구속력이 없고 강제하거나 강요친 않기에 자유의 영역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입니다.
    이것도 예를 들자면, '너는 틀렸다' 와 '너는 틀렸기 때문에 무조건 옳게 바꿔라' 라는 것의 차이일까요.
  • 작성자Alex Fergie | 작성시간 12.05.05 그저 '보기 안좋다' 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한국 응원합니다)
  • 작성자피천사 | 작성시간 12.05.05 국대는.. 스포츠라는 의미를 벗어난 부분이라 봅니다만.. 어제 학교에서 소체육대회를 했는데.. 반별 계주를 하는데 당연히 저는 우리반 애들한테 이렇게 말하거든요. '우리반이 이기는게 좋지 않니? 다같이 응원하자' 그 속에 다른 반 친구가 자기랑 더 친하다고 다른 반을 응원하는 아이가 맞는지는 의문입니다. 적어도 현재 저는 그렇게 가르치진 않거든요. 소속감과 공동체 의식이라는건 때로는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하는 문제라 보거든요. 국대라는 입장에서 경기를 하는건.. 단순한 클럽시스템을 넘어서는.. 공동체 의식의 발현이라 보기에.. 속으론 브라질을 좋아해도 경기 자체는 국대가 이기길 바라는게 맞다고 봅니다.
  • 답댓글 작성자Akina_86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5.05 저도 같은 생각인데 말이죠...개인의 자유의 발현이라는 것은 결국 법적인 부분으로 허용은 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본인이 속한 그룹의 대표는 결국 그 경기나 대회에서 본인과 동일시 되는 것인데 그 대표를 응원하지 않는다는 것은(나아가 그 대표가 패하는 결과를 바라는 것은) 결국 자기가 패하기를 원하는 것이니까요. 결국 자기 부정이고 모순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막상 명백한 논리로 그게 도의라는 것을 설명하기가 참 어렵네요...
  • 작성자패스해패쓰!! | 작성시간 12.05.20 '감독 휴게실'에서 옮겨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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