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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詩속의 金言

차라리 잡초로 살리라

작성자이성준|작성시간11.01.10|조회수169 목록 댓글 1

 

 차라리 잡초로 살리라 

 

 

 Identity

   

                                                  Julio Noboa Polanco

 

   Let them be as flowers,
   always watered, fed, guarded, admired,
   but harnessed to a pot of dirt.

 

   I'd rather be a tall, ugly weed,
   clinging on cliffs, like an eagle
   wind-wavering above high, jagged rocks.

 

   To have broken through the surface of stone,
   to live, to feel exposed to the madness
   of the vast, eternal sky.
   To be swayed by the breezes of an ancient sea,
   carrying my soul, my seed,
   beyond the mountains of time
   or into the abyss of the bizarre

 

   I'd rather be unseen, and if

 

   then shunned by everyone,
   than to be a pleasant-smelling flower,
   growing in clusters in the fertile valleys,
   where they're praised, handled, and plucked
   by greedy, human hands.

 

 

   I'd rather smell of musty, green stench
   than of sweet, fragrant lilac.
   If I could stand alone, strong and free,
   I'd rather be a tall, ugly weed. 

  나만의 삶

                                                   

                                                 훌리오 노보아 폴란코

 

  그대들은 꽃처럼 살아라.
  사람들이 항상 물주고 보살피고 찬양해주지만
  한낱 화분에 매인 운명이 되어라.

 

  나는 못생긴 키다리 잡초가 되리라.
  독수리처럼 절벽에 매달려
  높고 거친 바위들 위에서 바람에 흔들리리라.

 

  살기 위해 돌 껍질 뚫고 나와
  미친 듯이 광활하고 영원한
  하늘을 마주하리라.
  시간의 산맥 너머,
  경이의 심연 속으로
  내 영혼, 내 씨앗을 날라주는
  태곳적 바다의 산들바람에 흔들리리라.

 

  차라리 사람들 눈에 띄지 않으리라

 

  기름진 골짜기에 무리지어 자라면서
  찬양을 받다가 결국은 탐욕스런 인간의 손에
  붙잡혀 뽑히고 마는
  좋은 냄새를 풍기는 꽃이 되기보다
  차라리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아
  모든 이가 피하는 잡초가 되리라.

 

  달콤하고 향기로운 라일락의 냄새보다
  차라리 퀴퀴한, 푸른 악취를 풍기리라.
  홀로 굳세고 자유롭게 설 수 있다면
  차라리 못생긴 키다리 잡초가 되리라.

 

 시인 폴란코(Julio Noboa Polanco)는 푸에르토 리코(Puerto Rico)출신이다. 출생연대나 가정 환경 등 그에 관한 내력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몇 개의 시가 애송시 책자나 인터넷 공간에 떠돌 뿐이다. 말 그대로 '잡초 시인'이다.

 

 푸에르토 리코는 카리브해에 떠 있는 미국 자치령이다. 콜럼부스가 이 섬을 발견한 이래 스페인 식민지로 고초를 겪다가 미국이 무력으로 차지하였다. 나라 명칭 푸에르토 리코는 "부유한 항구(Port of Rich)"란 뜻이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미국이 점령하고 있으나 정식 영토가 아니어서 차별이 심하다. "미국이면서 미국인이 아닌" 어정쩡한 환경에서 주요 산업과 자원은 미국이 독점하고 있어 국민소득이 낮고 거리에 빈민이 넘쳐난다. 이들은 미국에 대한 반감으로 가득 차 있으나 그러면서 미국인이 되기를 동경한다.

 

 '폴란코'는 미국인이 되어 안정되고 유복한 생활을 즐기려 하는 자에게 비판의 일침을 놓는다. "너희들은 화분에 놓인 화초처럼 자유를 잃고 속박되리라." 시인은 배부른 노예처럼 살기보다 차라리 배고픈 자유인으로 살라고 동포를 향해 부르짖는다. 시인은 꽃과 잡초의 대비를 통해 자유의 의지를 불태운다. 아름다우나 결국 뽑혀지는 꽃이 되지 말고, 보잘것없는 모습이나 꿋꿋이 살아남는 잡초가 되자고 권한다. 이등 국민의 애환과 그 절실한 극복의지가 이 시에 담겨있다.

 

 본시 잡초와 꽃은 하나였다. 인간에게 아름답고 이로우면 꽃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잡초로 불리게 된 것이다. 꽃은 각자의 이름으로 불리나 잡초는 그냥 잡초로 통용된다. 그래서 잡초를 '民草'의 상징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나라의 땅을 밟고 사는 이들 모두는 이름과 인격이 있다. 마치 잡초들에게 질경이, 나싱개, 토끼풀, 소리쟁이 같은 원래 이름이 있는 것처럼...

 

 잡초를 잡초라 부르는 이에게, 백성을 뭉뚱그려 피통치자로 인식하는 지도자에게, 대상의 고유한 존재와 가치는 무시되고 만다. 모든 잡초가, 서민들이, 그 고유한 의미로 대접받을 때 세상은 바로 선다.

 

 시인은 잡초가 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 맹세 속에는 '차라리(I'd rather)'라는 불만과 냉소가 들어 있다.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사회는 꽃이 만발한 낙원이다. 그러나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많은 인고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시인 폴란코(Polanco)는 세파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벌판을 채우는 한 떨기 잡초가 되어 세상의 정의와 행복을 실현하고 싶은 것이다.

 

 번영의 그늘에서 밑바닥 인생을 사는 이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 장애로 인해 힘든 나날을 보내는 이도 있으며, 보다 큰 목표를 향해 노력과 분투를 아끼지 않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저마다 잡초의 삶을 살며 꽃이 만발한 세상을 꿈꾼다. 우리도 한번 질긴 잡초가 되어 생을 거침없이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

 

 

첨부파일 110110 차라리 잡초로 살리라.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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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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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성태 | 작성시간 11.01.11 저는요 세파에 너무 시달려서 더 이상 못 견디겠어요.
    아무리 잡초지만 밟힐대로 밟혀서 이젠 갈기갈기 찢어진 기분이랍니다.
    어디 한번이라도 온실속의 백합처럼 곱게 고고하게 여유있게 살아봤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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