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법정스님의 5주기 날입니다. 지난 70년대 초반부터 스님의 책을 평생 읽어왔지요. 종교가 다르지만 스님의 사상과 철학이 워낙 좋아 생전에 서울 길상사에서 스님을 몇 번 뵈었습니다. 어느 일요일 아침 스님을 봬러 갔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한 방송국에서 일요스페셜이라는 프로의 촬영이 진행중이었습니다. 마침 스님과 악수하는 장면이 찍히는 바람에 주일도 빼먹고 몰래 갔던 사실이 들통나 깜짝놀란 지인들로부터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본방에 이어 재방은 물론 해마다 4월초파일이 돌아오면 몇 년째 계속 방영이 되다 보니 이젠 제가 스님을 좋아한다는 것은 다 알려지고 말았지요. 입적 전 스님은 자신의 모든 책을 거둬들이라는 일갈에 돌아가신 이후 서점에서 스님의 책을 팔지 않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스님의 거의 모든 책을 갖고 있지만,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지요. 아무리 스님의 명령이었다 해도 스님의 그 보석같은 책들은 다시 서점에 깔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묻히기엔 너무 아깝기 때문이지요. 존재에서 소유지향으로 곤두박질치는 이 물질세계에 스님의 삶과 글은 생의 좌표와도 같다 생각하기에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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