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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레오 14세 [예수 성심 대축일 미사 강론] 우리는 만남을 위해 태어났습니다. 우리가 돕는 이들을 통해 복음화되도록 합시다

작성자코스모스|작성시간26.06.15|조회수29 목록 댓글 0

레오 14세: 우리는 만남을 위해 태어났습니다. 

우리가 돕는 이들을 통해 복음화되도록 합시다


교황은 스페인 사도 순방의 마지막 일정인 테네리페 미사 강론에서, 언제나 ‘떠남’으로 이끄시는 마음의 부르심에 귀 기울일 것을 권고했다. 교황은 “생명은 자신을 내어줄 때 비로소 살아납니다”. 또한, “모든 것을 상업과 이윤으로 환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주 경로의 중심에 위치한 이 섬들에서, 절망을 악용하는 이들에 맞서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의 팔이 되어야 합니다. 오직 자비만이 진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용서와 화해를 갈망하는 인류를 구원할 수 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 성하의 스페인 사도 순방
(2026년 6월 6일 - 12일)

예수 성심 대축일 거룩한 미사
성하의 강론

산타크루스 데 테네리페 항구
2026년 6월 12일 금요일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그리스도의 성심을 역사의 중심으로서 바라보는 이 복된 날에 우리가 함께 만나게 된 것은 참으로 큰 은총입니다. 이번 사도 순방 기간 동안 귀한 신앙과 사랑의 증거들을 가득 보여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여러분과 함께 성찬례를 거행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아름다움과 환대로 널리 알려진 여러분이 살아가는 이 섬들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보다 앞서 가시며 당신 자신을 드러내시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우리 앞에 펼쳐진 바다와 저 하늘은 무한함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무한한 것은 하느님의 마음과 수많은 인간의 마음을 하나로 이어주는 열망입니다. 인간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는 바로 교회의 마음 안에 메아리치고 있습니다(사목헌장 『기쁨과 희망』(Gaudium et spes), 1항 참조). 사실 그 어떤 인간도 외딴섬이 아닙니다. 이 교구의 지리적 위치와 교구가 마주한 사목적 도전들은 우리가 ‘만남을 위해 태어난 존재’임을, 그리고 그 어떤 장애물도, 거리도, 위험이나 위협도 각자의 여정을 가로막을 수 없음을 잘 보여줍니다. 한평생 같은 자리에 머물러 살아가든, 스스로 선택했거나 혹은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하는 처지이든 간에, 그 누구도 멈춰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마음의 비밀입니다. 곧, 떠남과 만남을 향한 내면의 부르심인 것입니다.

예수님의 성심은 우리가 무의미하고 공허한 역동성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 방법을 계시해 줍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외아들을 세상에 보내시어,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살게 해 주셨습니다.” (1요한 4,9) 생명을 내어줄 때 비로소 참된 생명이 생겨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저 제자리를 맴돌 뿐입니다. 공의회가 상기시키듯, 인간은 하느님과의 친교를 이루도록 부르심을 받았으며 “진정으로 자신을 내어주지 않으면 자신을 온전히 찾을 수 없습니다.” 인간의 가장 깊은 소명은 이미 받은 사랑을 다시 나누는 삼위일체의 사랑의 움직임 안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회칙 『위대한 인간성』(Magnifica humanitas), 48항).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이렇게 지적하신 바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깊은 불균형을 겪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늘 무언가로 바빠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온갖 일을 급하게 몰아치듯 처리하곤 합니다. 이러한 끊임없는 조급함은 결국 주변의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는 우리가 환경을 다루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225항) 이 말씀은 이곳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선택한 이들의 마음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온 손님들을 맞이하며 이 섬에서 살아가고 일하는 이들의 마음 모두를 향하고 있기에, 테네리페가 지닌 관광지로서의 소명에 대해서도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인간의 마음은 무엇을 찾고 있습니까? 그 갈증에 기만적이지 않게 응답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특별히 복음의 인도하심을 따르는 이들에게는, 모든 것을 상업과 이윤으로 축소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매 순간을 가장 풍요롭게 누리며 더 나은 삶을 사는 이들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일을 멈추고,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의 가치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이들입니다. 그들은 가장 단순한 현실과 친숙해지는 법을 배우고 그것을 즐길 줄 압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채워지지 않는 욕구를 줄이고 피로와 불안을 덜어내게 됩니다.” (『찬미받으소서』, 223항)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이 지닌 환대의 소명을 바로 이러한 의미로 이해해 주십시오.

오늘 복음은 이러한 도전을 한층 더 근본적으로 드러내며, 가난한 이들이 지닌 풍요로움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줍니다. 이는 예수님의 삶과 그분의 진리, 그리고 우리가 여전히 당신을 따르기를 바라시는 그 길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역설입니다. 우리가 방금 들은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를 찬미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작은 이들에게, 즉 이 세상의 맥락에서는 가장 보잘것없고 아무도 깊은 생각이나 말을 할 수 없다고 여기는 이들에게 당신 자신을 드러내셨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찬사와 성공에 둘러싸인 이들에게는 감추어져 있는 것을, 하느님께서는 이 작고 가난한 이들에게 풍요롭게 해 주셨습니다. 저는 교황 권고 『나는 너를 사랑하였다』를 통해 하느님의 계시와 교회의 사명 안에서 가난한 이들이 누리는 이 특권적인 자리에 다시 한번 주목하고자 했습니다.

이 신비는 이 섬들에서 아주 특별한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수많은 이주 경로의 중심에 있는 이 지역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위험과 폭력에 노출된 채 머나먼 여정을 걸어온 형제자매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첫 번째 환대의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절망을 악용하여 이득을 취하려는 이들 앞에서,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28) 하시는 주님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은총은 우리가 돕는 이들에게서 복음을 배우도록 자신을 열어 두는 것입니다. 그들의 살갗에 새겨진 하느님의 신비로운 지혜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극심한 결핍 속에서 자라나 가장 가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법을 배우고, 그 누구도 자신들을 진지하게 대하지 않는다는 확신 속에서 오직 하느님만을 신뢰하며, 가장 어두운 순간에도 서로를 도왔던 가난한 이들은 자신들의 마음 깊은 신비 속에 간직한 수많은 것들을 배워 익혔습니다. 삶의 경계선에서 살아가는 이러한 경험을 해보지 못한 우리들은, 가난한 이들의 경험이라는 지혜의 샘으로부터 분명히 큰 가르침을 받아야 합니다. 우리의 사소한 불평들을 그들이 겪는 고통과 결핍에 비추어 바라볼 때에만, 우리의 삶을 더 단순하게 변화시키라는 소중한 가르침을 마음에 새길 수 있을 것입니다.” (회칙 『나는 너를 사랑하였다』, 102항) 당신이 사랑하시는 이들을 꾸짖고 바로잡아 주시는 주님께서는(묵시 3,19 참조), 우리 교회의 삶이 더욱 단순하고 기쁨으로 가득 차기를 바라십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이 어떤 사람들이며 또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은 이 섬을 이웃들의 다정하고 따뜻한 얼굴 안에서, 그리고 형제애 넘치는 공동체 안에서 그리스도의 성심을 만날 수 있는 은총의 장소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사랑을 우리는 알게 되었고 또 믿게 되었습니다.” (1요한 4,16) 사도 요한의 첫째 서간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이 신앙 고백이 여러분 가운데 늘 울려 퍼지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이 기도하고 실천하는 모든 일의 원동력이 되기를 바랍니다.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주십시오. 부유하든 가난하든, 이곳의 주민이든 잠시 머무는 손님이든 불문하고 말입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겉모습을 넘어 그들의 불안한 마음 깊은 곳을 알아차려 주는 시선입니다. 그들의 마음은 이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가운데서 그들이 다음의 말씀을 숨 쉬듯 느낄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하느님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십니다.” (1요한 4,16) 이것이 바로 복음의 핵심이자 그리스도의 성심입니다. 이 사랑에 깊이 잠기는 이는 더 이상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지 않습니다. 이 사랑의 바다를 모든 이에게 활짝 열어주십시오! 이것이 여러분을 향한, 그리고 여러분이 길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을 향한 저의 간절한 바람이자 기도입니다.

 




미사를 마치며 드리는 마지막 감사 인사

주교님, 그리고 주교님과 함께해 주신 테네리페의 모든 백성과 사목자들, 그리고 정부 관계자 여러분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극히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 성찬례를 끝으로 저의 스페인 사도 순방 일정이 막을 내립니다. 저를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몬세라트, 그리고 이곳 카나리아 제도에서 거행된 수많은 순간들을 정성껏 준비하고 협력해 주신 모든 분께 하느님의 이름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스페인 교회가 지닌 크고 가톨릭적인 마음의 표현인, 저를 둘러싼 이 커다란 사랑에 깊은 감동을 안고, 또한 교회를 향한 신앙과 사랑의 증거들에 큰 위로를 받으며 이제 로마로 돌아갑니다.

‘거룩한 십자가’라는 이름을 지닌 이 항구에서, 저의 마음은 이제 온 세계와 수많은 민족을 고통스럽게 하는 세상의 깊은 상처들로 향합니다. 모든 이에게 이번 순방의 모토를 다시 한번 전하고 싶습니다. “눈을 들어 위를 바라보십시오!” 그렇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바라봅시다. 그분의 성심은 자비의 샘입니다. 오직 이 자비만이, 참되고 영속적인 평화에 이르기 위해 용서와 화해를 간절히 바라는 인류를 구원할 수 있습니다. 고통받는 모든 이들의 어머니이신 마리아께서 그러하셨듯이 우리도 눈을 들어 위를 바라봅시다. 어머니의 인도하심을 따라 희망을 품고 우리의 길을 다시 힘차게 걸어갑시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고 거룩한 교회 안에서 늘 기도와 친교로 하나가 됩시다.


 

 

번역 박수현

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26-06/papa-viaggio-spagna1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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