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어제 밤 혼자 주무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니가 저랑 산지 3년 동안에 처음으로 혼자 주무셨습니다.
아마도 수 십년 만에 첨으로 혼자 주무시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는 외박을 하고 오늘 오후 2시경에 왔는데 저를 보고
"벌쌔 오나?" 였습니다.
약간 섭한 생각이 들데요.
제가 '와 인자오노? 나 냅두고 와 인자오노?' 하기를 기다렸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어제 저녁에도 요양사 선생님이 와서 저녁과 군불과 잠자리를 돌봐 드렸고
오늘 아침에도 7시경 오셔서 아침과 간식을 봐 주셨습니다.
저는 어제 오전 11시 경에 집을 나가서 근 27시간 만에 집에 왔구요.
울산에 다녀 왔습니다.
어머니는 한 달 쯤 전에 첨으로 외박도 했었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혼자 주무시는 기회도 자신있게 드려 봤습니다.
외박 역시 수 십년만에 첨일 겁니다.
더구나 낮선 곳에 가서 혼자 주무시고 왔으니까요.
단기보호와 야간보호를 하는 노인요양센터에 가서 하룻밤 거뜬하게 자고 왔던 겁니다.
낮에는 그곳에서 저랑 종일 같이 놀고서
제가 이제 집에 가자고 했더니
"늦었는데 고마 여기서 자겠다. 너나 가라."고 해서 놀랐었습니다.
오늘 집에 와서 두루 살펴보았더니
요양보호사선생님이 차려 두고 가신 점심 밥상을 말끔히 비우시고
빈 그릇은 차곡차곡 포개고
드시다 남은 반찬은 밥그릇 뚜껑으로 덮어 두셨더군요.
밥상보로 밥상을 덮어 둔 것은 물론이고.
제가 집에 들어 올 때 어머니는
동물보호단체 <카라>에서 나온 <숨>이라는 잡지로 읽고 계셨는데
저 보고 "우리 까뭉이가 여기도 있네?"라고 하시네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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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그냥사람 작성시간 09.11.11 티비 드라마보다 목암님 글이 더 땡긴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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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꼬마루소 작성시간 09.11.12 우와~ 전선생님, 잦은 외박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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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부산민들레 작성시간 09.11.12 장하신 우리 할머니~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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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춤추는 바람 작성시간 09.11.12 목암님 이제 놀러다니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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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깊은바다2 작성시간 09.11.12 제 2의 독립을 하시는 중이신가요? 어머님은? 목암님 글을 보면서 어머님과 함께살이 하는 모습에 제가 못하는 부분 감동 받을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오늘 글은 조금 느낌이 다릅니다. 제 마음의 투사겠죠? 특히나 노인요양센터에서 주무셨다는 이야기가 괜히 마음에 걸립니다. 괜한 마음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