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건설, 건설하다보면 순식간에 몇시간이 지나있으니 미칠 것같습니다...
사실 종합적인 게임으로서는 좀 나사빠진 곳들 꽤 있긴 합니다. 현재 범용 이벤트에 의존하는 것이 너무 많고 국가 특화 이벤트나 특성이 많이 부족한데다가 외교 시스템도 좀 미묘한 구석이 있고 전쟁 시스템도 뭘 하려는건지는 알겠지만 구현에 있어서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판할거리를 찾자면 눈에 밟히긴 하는데...시간은 계속 녹네요.
제게는 정말 취적인 게임입니다. 빅토2에서도 전쟁이나 외교보다는 내정 플레이를 가장 좋아해서 확장도 적당히 하면 거기서 멈추고 갖고 있는 자원 내에 최대한 부국강병을 꾀하고 외교도 타국을 위해 제한적으로 개입하는 식으로 플레이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빅토2의 RGO 시스템은 한 프로빈스에 한 자원을 강제하는 탓에 수많은 소국들은 석탄같은 기본 원자재없이 바닥에 박박 기으며 살아야 했습니다. 그리스로 플레이했을 적에는 석탄없는 똥땅을 기본으로 지급받은 탓에 일반적인 1차 산업은 꿈도 못꾸고 그나마 있는 과일을 사용해 와인이나 팔아서 근근히 먹고 살았던게 기억납니다.
그리고 빅토2는 세계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의 직관성이 심각하게 부족해서 제품이 스피어와 세계시장을 거쳐가는 사이에서 제품이 복사되는 것은 물론이고(이 문제를 다룬 레딧글을 번역한 적이 있습니다) 실제 수요와 실제 구매력의 괴리가 있어서 수요가 있는 제품을 만들어도 세계의 타국 팝들이 구매할 능력이 없으면 안팔려서 공장이 망하는 그런 상황도 많이 맞이했습니다. 특히 세계 시장에서 돈이 없어서 대공황으로 이어지는 후반부에 그런 상황을 많이 봅니다.
빅토3은 딴건 몰라도 이 문제들을 대부분 개선해서 내정 개발 플레이는 정말 미칠 듯이 중독적이게 만들어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자국 시장과 타국 시장이 분리되어서 각 시장 간의 가격차를 이용해 수출과 수입으로 가격 조정하는 맛하며 수요와 실제 구매력이 일치하는 덕분에 뭘 생산해서 어떻게 수요를 맞추고 뭘 내다 팔아서 가격을 조율해야 하는지 이해하기가 (수년의 연구에 불구하고 불가능했던 빅토2에 비해서) 익숙해지면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에 정말 한 국가의 경제를 조율하는 느낌이라 매우 즐겁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알아서 GDP를 산출해주고(빅토2에서는 한 유저가 개발한 툴을 사용했습니다) 생활수준도 비교할 수 있어서 열강들과 무한경쟁을 하는 동시에 머릿속에서 설정 부여해가며 개발 특구나 군수품 생산 특구 등등 설정해가며 정원 가꾸는 것 마냥 나라를 키우는 뽕맛은 정말...게임을 끌 수 없게 만듭니다.
https://steamcommunity.com/sharedfiles/filedetails/?id=2880152075
(인공지능 놈들이 너무 멍청하다 싶으시면 이걸 까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개발 능력이 훨씬 상향되어서 제 부족한 실력으로는 경쟁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쟁이고 외교고 정치고 대부분 신경쓸 필요없다는게 제게는 내정 개발 플레이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묘한 장점(?)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이벤트도 강제로 게임을 맞춰서 페이스를 끊지 않고 무시해도 알아서 진행되는 기본 선택지도 부여되어 있어서 어쩔 때는 게임을 그냥 10분 정도 켜놓고 딴짓하고 돌아와서 개발 상황을 조정하는 식의 플레이도 가능해서 매우 고마웠습니다.
결국 현재 바닐라로서는 시스템적으로 가장 완성도가 높은 내정 개발을 얼마나 즐기는지에 따라서 게임의 호불호가 갈릴 것같습니다. 종합적으로 비판할 거리가 꽤 있다는 얘기는 저도 어느정도 동의하는 부분이지만 저는 외교, 정치, 전쟁 싸그리 무시하고 내정 개발만 하는 것도 너무 재미있어서 별 상관없다는 쪽이겠습니다. 솔직히 더 해서 일일 유저수에 보태주고 싶긴한데 한번 키면 끄는게 너무 어려워서 좀 쉬고 플레이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내정 개발 이외에 인상적인 부분이었다면 저널 시스템이었습니다. 별로 언급이 안되는 컨텐츠지만 저널 시스템은 후기 EU4와 임롬 식의 고정된 미션 트리를 벗어나서 초기 EU4의 미션처럼 국가 특성 목표와 범용 목표 같은 이런저런 목표들을 던져줘서 플레이어에게 자유도를 제공하고 디시전과 분리해서 디시전에 너무 많은 것이 몰빵되는 상황을 개선한 점은 꽤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바닐라에서의 활용도를 보면...좀 애매한 편이지만 청나라에서 EU4의 재앙 진행도와 비슷하게 다루는 것도 가능한 것을 보면 유저 모드로 활용하면 사용법이 무궁무진할 듯합니다.
요약해서 말하자면 다른 사람들 말대로 애매하거나 문제있는 부분들이 꽤 있긴한데 내정 개발 시스템만큼은 진퉁이고 저는 그것만으로도 매우 만족하고 그걸 넘어 너무 중독성이 있어서 몇일은 좀 멀리 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었다는 두서없는 글이었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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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MADMAX 작성시간 22.10.28 근데 이런 시뮬은 국가적 차이와 이벤트가 장기플레이의 대부분이라 볼 수 있는데 그게 잘 안되어있다니 의외이네요.
eu4의 ni나 그런게 없는건가요? -
답댓글 작성자선비욜롱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2.10.28 뭐랄까 국가 간의 차이는 정치체와 민족 구성에 따라서 결정되는데 이런 국가 간의 차이가 문명국/비문명국 외에는 적은 것이 벡토2의 특성이긴 하지만 이벤트가 부족한 것은 확실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다만 대신해서 테크를 통해 계속해서 들어오는 신기술과 그에 따라서 생활수준 유지를 위해 끊임없이 개조하고 관리해야 하는 경제 개발 플레이가 후반부까지 이끌어주기 때문에 경제 개발 플레이가 취향이라면 그닥 큰 문제는 아닙니다. 그리고 이벤트수 문제는 빅토2도 모드의 도움이 컸다보니 빅토3도 차차히 HPM/HFM류의 오버홀 모드가 나오면 해결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락뮤 작성시간 22.10.28 조금 밖에 없는 전용 일지 같은거 제외하면 없습니다. 아예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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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MADMAX 작성시간 22.10.28 락뮤 의도적 배제면 뭐랄까 상황 외에 플랜변경을 뭔가 중점으로 밀어볼만한 그런 요소가 없는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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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눈사람no.2 작성시간 22.10.28 저도 시간 진짜 훅훅 가더군요 퇴근하고 2~3시간씩 하고 있긴 한데 더하고싶어도 출근 ㅡㅡ 이번 주말 불태울 예정 ㅋㅋㅋ 다만 국가별 차별점은 확실히 필요해보이고 아무리 내정이 재밌어도 패독겜의 근본은 갬성과 컨셉플이니... 빅토 자체가 100년 단위 내에서 움직이기에 본토 설정된 곳은 문변이 금지되어있더군요.(조선이 큐슈 정복해도 문변 안되어서 걍 조선인 이주시켜서 핑크색을 갈색으로 물들이는 악랄한 행위를 해야 ㅋㅋ 반대도 마찬가지구요) 쌩 문변은 안되더라도 혼종 문화 생성까지는 해주면 좋겠단 느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