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오은영 박사님 진료비는 어떻게 산정이 될까요?

[아빠나무]

요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가장 핫한 분이라면 당연히 오은영 박사님일 것입니다. 

아내랑 같이 '금쪽같은 내 새끼' 보면서 아내는 분노하고, 저는 진단명 맞추기를 하고 있지요. 

소아정신과 영역은 매우 복잡하고 전문적인 훈련이 필요하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되고도 정해진 커리큘럼에 따라서 2년간 더 수련을 받아야 합니다. 

오은영 박사님은 이런 수련을 받고, 수많은 진료 경험을 쌓고, 방송에서도 굉장한 능력을 보여주시지요. 

그런데 인터넷에 보니, 오은영 박사님 면담비 관련 논란이 있더라구요. 

10분에 대략 9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는 내용이었죠. 

제가 이걸 처음 들은 순간에 들었던 생각은 '음? 의사가 어떻게?' 였어요. 

우리나라에서 의사는 같은 행위를 같은 등급의 병원에서 했다면, 누가 하던 같은 액수를 청구해야 합니다. 

건강보험공단이 정해 놓은 '수가표'가 있고, 그것에 따라서 금액을 받아야 합니다. 

정신과의사로서 제가 10분 상담하고 받는 비용과, 오은영 박사님이 어쩌다 제가 일하는 병원에서 취직을 해서 10분을 상담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비용은 동일하다는 것이죠. 법적으로요. 

당연히 제 상담의 질이 오은영 박사님에 비해 더 떨어지겠지만, 그렇습니다. 

의사가 능력이 있다고 이걸 초과해서 청구하거나, 환자에게 돈을 더 받거나 하면 건강보험 공단에서 그 수익을 환수하는 것에 더하여 불법청구라는 죄목으로 감옥에 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신기하다... 분명히 문제가 될텐데 어떻게 하는거지...

하고 찾아보니, 오은영 박사님이 진료를 하시는 곳이 두군데로 나뉘어 있더군요. 

'오은영 의원', '오은영 아카데미' 이렇게요. 

2021년 8월 11일 기준 홈페이지 공지상, 오은영 의원에는 다른 의사분이 3분 근무하고 있고 오은영 박사님은 월요일만 근무를 하시네요. 

오은영 아카데미는 언제 근무하시는지 기록이 되어있지는 않지만, 관련된 블로그를 찾아보니 오은영 아카데미에서 상담을 잡는 것이 훨씬 빠르고 상담도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되어 있는 것을 보니 방송 스케쥴 등이 없다면 나머지는 아카데미에서 근무하시는 것 같습니다. 

'의원'과 '아카데미'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의원'에서 오은영 선생님은 '의사'로 등록되어 근무를 하실 것입니다. 

그러면 나라에서 정한 테두리 내에서의 진료와 상담밖에 하지 못 합니다. 

'아카데미'에서는 그런 제한이 없습니다. 

이제 대략적인 감이 오더라구요.

오은영 박사님이 다른 정신과 의사에 비해서 더 많은 금액을 청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의사로서가 아닌 아카데미 원장으로서 (정확한 자격이 뭔지는 모르겠습니다.) 상담료를 청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임상심리사 분들의 상담료는 수요와 공급에 비례하여 정해집니다. 

그래서 강연을 다닐 정도로 공부를 열심히 하시고, 잘 한다고 소문이 난 분들은 상담의 질이 높을테니 높은 상담료를 받죠. 

그런데 의사는 그렇지 않습니다. 

병원의 급과 상담한 시간 - 이 2가지만이 상담료 책정에 변수로 들어가는 요소이지요. 

경제적인 이유를 봤을 때, 오은영 박사님은 의사로서 의원에서 근무하는 것보다 아카데미에서의 근무를 하는 것이 본인의 면담료 측면에서는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죠. 

우리나라의 의사에 대한 이런 시스템은, 표준화된 진료를 통해 적정한 의료를 적절하게 낮은 가격에 제공하는 것에는 적절한 시스템입니다. 

단점으로는 질보다 건수가 제일 중요하게 되니 무리한 진료를 하거나, 양심이 조금 부족하다면 질을 낮춰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되겠고요. 

높은 질의 진료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경제적 유인이 없으니, 본인이 높은 질로 제공하고 싶다면 의사가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장점일까요 단점일까요. 

반대로 미국처럼 병원에서 진료비를 정하고 청구하는 시스템은 아주 고도화된 진료를 높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으니 수요가 있다면 윈-윈이겠죠.

그렇지만 의료는 정보 불균형이 매우 강한데 그 의료가 적절한 가격에 제공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고...

거기에 더해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되는 경우도 있는데 가격이 너무 높아서 의료파산이 많이 생기는 것은 복지 및 생존의 측면에서 많은 문제가 있겠죠. 

제도라는 것이 장단점이 있다보니 뭐가 옳다는 없습니다만...

오은영 박사님 진료비는 시장의 높은 수요와 오은영 박사님 한명 뿐이라는 낮은 공급이 만들어낸 합법적인 비용이니, 불법이 아니라는 것이 오늘의 결론입니다.

다른 소아정신과 선생님들은 오은영 박사님처럼 아카데미를 만들어서 할 정도의 환자 규모나 인지도가 없으니 의원에서 일해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경제적 유인이 적은 상태에서 오은영 박사님처럼 90분 면담 같은 것은 불가능하니 나라에서 정해준 진료를 하게 될 것이고, 능력이 오은영 박사님 정도라고 하더라도 제공할 수 있는 상담의 양과 질은 낮을 가능성이 있겠죠. (우리나라 일반 정신과 의원 상담은 1회에 40분 초과분에 대한 추가 금액을 받을 수 없습니다.)

비급여로 정신분석적 면담치료를 공지하고 받을 수도 있는데, 이건 약간 다른 내용이라서... 나중에 또 글을 쓸 일이 있겠죠. 

근무하다 조금씩 쓰니까 글이 통일성이 없네요 ㅠㅠㅠ

위 내용에는 제가 모르는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문제되면 삭제할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니실린]

저희나라의 의료체계는 훌륭하지만, 한켠에서는 의료계 종사자분들의 경제적 욕망이 희생된 대가라는것을 기억하고 감사해하고있습니다.

[아빠나무]

경제적인 문제는... 의사가 경제적 욕망을 희생 당했는가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으니 ㅎㅎ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는 것이 문제인 것 같기도 하면서도, 참 어려운 일입니다.

[뭉게뭉]

능력이 검증된 분이니까 10분에 9만원을 쓰더라고 감내하는거겠죠. 자기 아픈건 대충 넘겨도 아이와 관련된건 돈이 아까워도 쓰게 되니까요.

[책읽는달팽]

음... 그러니까 상담센터 / 병원이군요... 전 뭐, 어찌보면 제일 최적화된 방법을 사용하기에... (집 근처 보건소 / 병원 / 1577-0199 )

보건소는 당근 0 원이죠 네... (그리고 보건소 고위험 리스크 리스트 한켠에 이름이 있는터라). 여튼 올만에 글 쓰셨네요 'ㅅ'

[통장]

의료체계에서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으로서 어찌보면 편법이 안타까우면서도 체계를 포기하기 어렵네요....아빠나무님이 성공하셔서 상담소를 열어야...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