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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 TVA 작화

90년대 드래곤볼 애니의 작화 -원리-

작성자다다단|작성시간18.05.13|조회수3,020 목록 댓글 5

• 에피소드의 전반적인 형태
 
드래곤볼 만화 42권은 전부 ‘토리야마 아키라’가 그려낸 작품인데요. 그렇다면 애니메이션으로서의 드래곤볼 시리즈는 어떨까요? 한 명의 작가가 대부분의 그림을 그리는 만화와는 다르게 드래곤볼 애니메이션은 서로 다른 스타일을 가진 다수의 애니메이터들이 함께 작업하였습니다. 그 중에는 원작자 토리야마의 그림체를 완벽하게 재현하기로 유명했던 애니메이터들도 있었지만 반대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만들어냈거나 원화에 전혀 못 미치는 그림을 그린 비운의 애니메이터들도 간혹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애니메이션화 된 드래곤볼 시리즈의 현재 스타일과 모습에 대한 책임은 실제로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요? 대부분의 팬들은 그 책임이 ‘작화 감독(animation supervisor)’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원화가(key animator)’들의 영향력 또한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드래곤볼의 주요 구도를 스케치하는 중인 ‘사토 마사키’

드래곤볼 뿐만 아니라 다른 만화들 역시 애니메이션화가 되면서 달라진 그림 스타일 때문에 원작의 팬들이 특정 애니메이터를 탓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특정 애니메이터는 해당 회차를 담당했던 작화 감독이 주인공인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안타깝게도 이러한 발언들은 애니메이션의 제작과정이 익숙하지 않은 팬들에게는 상당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한 편의 에피소드에도 여러 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실상과는 달리 단 한 명의 애니메이터에게 모든 부분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인데요.
 
애니메이션 작업은 한 회차의 스토리가 확정되면서 시작됩니다. 해당 회차를 배정받은 작화 감독은 콘티를 토대로 에피소드의 장면들을 연출하기 위해 필요한 원화 프레임을 선정합니다. 이렇게 선정된 프레임들은 해당 회차를 위해 작화 감독과 함께 일할 원화가들에게 배분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작화 감독은 한 회차의 원화들을 검토하고 수정하면서 사실상 해당 회차 전체의 형태와 스타일을 정하게 됩니다. 원화들 사이를 채우는 나머지 그림들은 모두 원화의 특징과 색감을 기준으로 그려지기 때문에 작화 감독이 원화를 어떻게 편집했는지에 따라 에피소드의 애니메이션 스타일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은 위에 설명된 내용과 같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는 작화 감독보다 실력이 좋은 키에니메이터들이 에피소드의 구성을 결정짓기도 합니다. ‘라스트 하우스 스튜디오(Last House Studio)’에서 제작된 ‘드래곤볼 Z’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드래곤볼 Z는 기존의 원화가들이 승진하여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작화의 퀄리티가 도드라지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었는데요. 이처럼 어떤 경우에는 실력이 좋은 원화가들이 작화 감독의 부족함을 보완해주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작화의 품질에 대한 잘잘못이 누구에게 있는지 판단하는 것은 그리 단순하고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종합적으로 보면 애니메이션의 스타일은 원화들을 제어할 권한이 있는 해당 회차 작화 감독의 예술성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작화 감독

다음 표에는 드래곤볼 티비 시리즈에 참여한 스튜디오와 작화 감독, 그리고 참여작이 정리되어있습니다. 다만 이 중엔 대타로서 그 업무를 대신한 몇몇 원화가들의 이름도 있습니다.


• “온 모델”

‘나카츠루 카츠요시’의 손오천 캐릭터 디자인

애니메이션 작화의 품질을 논하기 전에 ‘온 모델(on model)’이라는 개념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개념은 은근 자주 남용되고 있는데 정확히 온 모델이란 무슨 뜻이며 어떤 상황에 적합한 말일까요? 구체적으로는 캐릭터 디자이너가 작성한 캐릭터 모델의 지시대로 바르게 구현된 캐릭터를 온 모델이라고 판단합니다. 드래곤볼과 드래곤볼 Z의 프리저전까지의 캐릭터 디자이너는 ‘마에다 미노루’였습니다. 드래곤볼 Z의 나머지 부분의 캐릭터는 나카츠루 카츠요시와 ‘야마무로 타다요시’가 디자인했으며 특히 나카츠루는 드래곤볼 GT까지 그 업무를 계속했습니다.

캐릭터 디자인의 목적은 마치 한 명의 아티스트가 작업을 한 듯한 작화의 자연스러움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모델 디자인은 작가들에게 캐릭터의 생김새 뿐 아니라 특징을 그리는 방법, 예를 들면 머리모양을 그리는 방법이나 헤어스타일, 이목구비의 형태와 위치, 상대적인 크기 등등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종종 사람들은 캐릭터가 온 모델인지 오프 모델인지를 두고 작화의 퀄리티를 평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런 애니메이션의 퀄리티와 상관없이 캐릭터가 온 모델인 경우는 충분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드래곤볼 에피소드 139화(마에다 미노루)와 140화(‘우치야마 마사유키’)를 비교해보겠습니다.

마에다 미노루의 그림(왼쪽)과 우치야마 마사유키의 그림(오른쪽)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에다의 버전이 더 우월하다고 하나 사실 실제로 정말 다른 점은 디테일의 차이 뿐입니다. 단지 디테일이 부족한 그림에 대해서 캐릭터가 오프 모델이라 판단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엄밀히 따지면 이런 경우에도 캐릭터는 온 모델의 기준에 부합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마에다 쪽이 온 모델의 기준에 더 부합하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특정 버전을 선호하는 것은 시청자 개인의 취향이지만 안타깝게도 우치야마의 작화들은 시리즈가 진행되면 진행될 수록 더더욱 온 모델의 기준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온 모델이라는 개념을 조금 더 설명하기 위해 다음 모델들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이 캐릭터 비교샷은 서로 다른 작화 감독의 총괄 하에 완성된 스크린샷들입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보통 시청자들이 가장 좋은 품질이라고 판단하여 뽑은 베스트샷은 예산이 가장 많이 들어간 회차와 일치한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회차들이 최고로 뽑힌 작품과 별반 차이 없는 높은 퀄리티를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에피소드 사이의 품질 차이를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보통 팬들이 품질이 떨어졌다고 판단하는 경우는 캐릭터가 원작과 심하게 다른 경우입니다. 이런 때엔 틀림없이 캐릭터가 오프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드래곤볼은 이러한 품질의 차이가 상당히 명백하다는 것이죠.


-문제점-편에서 계속
http://m.cafe.daum.net/FoReVerDB/RD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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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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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엘라스틱 | 작성시간 18.05.13 2편이 있다니 강의듣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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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십칠호 | 작성시간 18.05.13 굿입니다!
    너무 잘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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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XeRoS | 작성시간 18.05.13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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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브로리카와이 | 작성시간 18.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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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고오쿠 | 작성시간 18.05.13 우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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