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me : 인간(Human)
○ Q5 - 관용의 정신에도 비관용이 내포되어 있는가?
종교에 관심은 없지만 난 신을 믿기로 했다. 덕분에 성경을 통독하는 괴로운 경험을 가지고 있다. 신약성서에 나오는 예수의 12제자 중에서 유다는 예수를 밀고하여 십자가에서 생을 마감하게 한다. 또 다른 제자, 베드로는 예수 사후에 그를 세 번이나 부정한다. 하지만 예수는 부활 후에 이 모든 것을 용서하여 그들이 스스로 죄를 뉘우치도록 한다. “관용”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지만 인간적이지 않다. 인간이 행할 수 있는 관용의 범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수의 관용은 비관용이 내포되지 않는 절대적 관용일 것이다.
여기에서 잠시 인간의 의식(생각)과 무의식에 대해서 살펴보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던 지인에게 명상을 권했더니 너무 힘들다고 한다. 머릿속의 생각을 비우는 일이 괴롭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뚱이지만 통제가 안 되는 것들이 참 많다. 심장도, 폐도, 혈관도, 뇌도 자기 마음대로다. 생각을 통제하고 싶지만 늘 머릿속에는 무의식적인 생각의 편린들이 넘쳐난다. 의미도 없고 생각의 감정도 제각각이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세상을 아름답게 보려고 하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생각도 습관처럼 자신의 의식과 무관하게 살아가는 것 같다. 이처럼 의식은 늘 우리의 통제에서 상당부분 자유롭다. 최근에 집착하고 있는 어떤 것을 생각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해 보자. 몇 분 지나기 전에 자신의 생각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절감할 것이다.
그럼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관용의 정신에는 비관용이 내포되어 있는가?』 누군가가 우리에게 잘못을 했을 때, 그가 스스로 뉘우치고 진심으로 사죄하면 대부분은 관용을 베풀 것이다. 하지만 그 잘못이 인륜과 천륜을 저버린 패륜이라면 어떨까? 그가 사죄의 눈물을 보이며 진심으로 뉘우친다면 그리고 그 대가로 삶 전체를 희생한다면 그에게 관용을 베풀 수 있을 것인가?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그를 용서할 수 있는 성인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이때부터 생겨날 것 같다. 관용을 베푼 그 성인도 인간일 수밖에 없고 그의 의식은 그에게서 일정 부분 자유롭다는 것이다. 그의 뇌는 무의식적으로 그 사건을 떠올릴 것이고, 그를 분노케 만든다. 비관용이 발현하는 순간이다. 그는 다시 그 무의식의 조각들을 날려버리기 위해 초인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말과 행동 심지어 생각까지도 주위 모든 것을 의식하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때때로 관용의 우아함을 보이곤 한다. 거짓된 관용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진정한 관용을 베풀더라도 그것 또한 인간이기에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 자식을 살해한 인간에게 관용을 보여준 사례가 있다면 그에게 “사랑스런 자식과 그 살인자가 떠오를 때마다 늘 미소를 지을 수 있는지” 묻고 싶다.
하지만 인간의 위대함은 그 끝을 알 수가 없고 불가해한 영역이니....
나의 생각에 마침표를 찍는다면 관용의 정신에도 비관용이 내포되어 있다고 말하겠다. 진실한 관용이라도 이 또한 인간의 결심일 뿐이고, 육체와 정신은 인간의 결심과는 무관하게 움직이는 자유로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관용을 우리 삶에서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누군가에게 악의적인 감정을 품고 있다면 이런 지저분한 상태는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 것이다. 그 감정을 당장 지우고 용서하겠노라고 다짐해도 생각은 계속 반복된다. 다행스러운 것은 육체와 마찬가지로 정신도 훈련으로 개선된다는 것이다. 죄인을 용서하고 사랑으로 감싸려하는 이 행위를 계속 반복한다면 분노는 천천히 다스려지고 슬픈 기억들은 조용히 그리고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우리 삶은 행복한 기억들로만 채워도 너무 짧지 않을까?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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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장학재단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2.06 ㅎㅎㅎ 맞습니다.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누군가로부터 상처를 받았다면 그건 자신에게 힐링이 필요하다는 뜻이고 용서는 그런 자신에게 큰 자비가 되는가봐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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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스피치마에스트로 작성시간 14.02.04 좋은 결론을 내려셨네요! 용서를 반복하다보면 사랑을 실천하다보면 달라이 라마, 테레사 수녀, 예수님이 되겠죠!
요즘 느끼는데 우리가 환경에 너무 깊게 관여하는 것 같아요. 조금 떨어져서 세상을 본다면 크게 문제가 될게 없다고 가끔 생각합니다만 습관적으로 착 달라붙게 되니 힘듭니다. -
답댓글 작성자장학재단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2.06 ㅎㅎㅎ 파랑새님은 늘 세상에 관용을 베푸는 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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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forever(김성아) 작성시간 14.02.05 회장님! 사색해 볼수 있는 좋은 글들 많이 올리시네요~~이 대단함이~~독서량과도 당연히 연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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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장학재단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2.06 성아샘.... 과찬입니다. 성아샘이야 말로 청춘 마인드로 늘 세상을 밝게 사시는 아름다운 분이에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