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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방의 山河

금상천 발원지를 찾아서(꼬마 물고기의 자립성)

작성자배병만|작성시간26.06.10|조회수254 목록 댓글 13

기계에 의존하는 시대

종이 지도위를 걷다가 시선의 폭이 좁아지는 전자 지도로 바뀌었고
혼자 먼 길을 걸을 때 조용히 듣거나, 길 없는 계곡을 오르거나 내려올 때 짐승은 알아서 피해 가라며 듣는 AI음성의 노래
어지간한 가수 목소리보다 더 듣기 좋은 인공지능 AI노래에도 감정선이 무너지는 시대로 
이번 걸음에 AI 노래로 산길을 오른다.
 

이른 아침 대구역에서 기차 타고 충북 영동군 황간역에 내려 택시로 경북 상주시 화동면 양지리에 내린다.
오늘 시작할 하천은 백두대간 봉황산에서 이어지는 팔음지맥길의 맹주인 팔음산 남쪽에서 발원하는 이름만 비단강인 금상천(錦上川) 18km다.
팔음산은 조망없는 산이기에 출발하기 전에 미리 구병산을 담아두고
예전에 백화산에서 팔음산까지 이어서 걸어봤기에
이번에는 화동면 양지리 마을 팔음산 바로 아래에서 시작하는데 다음 지도에 등로가 시퍼런 선으로 표시되어 있어 올라가니 초입에서 잠시 임도길이 이어지다가 어느 시점에서 길은 사라진다.
다음 지도에 표시된 등로는 가끔 믿을 수 없는데 지금이 바로 그때다.
길이 없어도 좋고, 있으면 더 좋고
팔음산 정상 능선을 보고 무작정 기어오르면 정상 바로아래 묵은 임도길이 나타나는데 어떤 용도인지 모르겠고 임도에서 곧장 오르면 정상적인 등로가 나타나는데 최근에 산객들이 다니지 않아서 등로에는 잡목이 많이 자라 있어 등로와 구분이 어렵다
 
 

정상 부근 능선에 올라오니 세팔 벌려 반기는 이정표가 정겨운데 팔음산 정상에 특별한이 있다면 시꺼먼 정상석이 두 개가 아리까리 하게 있다
이렇듯 조망 없는 산에 애써가며 찾아 올라올 사람은 없는듯하니 평산리나 화현리 방향으로 오르거나 내려가는 길은 거의 없을듯하고 백화산에서 팔음으로 이어 진행하는 분들이 가끔 있는지 그건 모를 일이다.

아무런 조망 없는 팔음산에서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에 8번 소리 났다고 해서 팔음산(八音山)이란 유래가 생긴 정상
나무가 빼곡해서 햇살도 들지 않아 음침한데 정상석마저 어두운 오석(烏石 검은 빗돌)이니 희멀건한 화강암 정상석이 있었다면 좀 더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을 것 같다

정상 주변 오석부부
충남 보령의 특산품 검은 빗돌인 오석(烏石) 부부로 지난밤에 뭐 하다가 한 녀석은 산객이 찾아왔음에도 자빠져 일어날 줄 모르고
 

정상 북쪽으로 겨우 한 곳만 빼꼼하게 보이는 곳으로
멀리 속리산 정상과 대간길 청화산이나 백화산 방향이 보인다.
이곳말고 조망이 없어 이제 트랙 켜고 팔음산 남쪽으로 곧장 내려간다

지나간 하천
240개 11,601km
하천 400km를 더 걸으면 1만 2천인데
아무래도 힘들것 같다

올라올 때나 내려갈 때나 
닭털 뽑아놓은 듯한 좋은 등로보다 짙 푸르게 보이는 빼곡한 이런 거친 길이 더 좋은데
아마도 하늘을 우러러 여러 부끄럼이 많아 햇살이 잘 들지 않은 곳을 찾아다니는 건 아닌지 모를 일이다

어느 정도 내려오니 계곡이 형성되고
 

내려가야 할 곳

지나온곳

200미터 정도 내려와 찾은 물
바위 속에서 흐르는 물이라 맛 좋고
 

이 물이 흘러 18km를 가서 초강에 합류한다

계곡길 옆으로 오래전에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있는데 아래로 내려가며 몇 곳이 더 보인다

 

허벅지까지 빠지는 낙엽
더 깊은 곳도 있기에
참고로 경북 포항 어느 산비탈로 낙엽이 많이 쌓인곳은 목까지 빠지는 곳도 있었는데 아주 위험하니
그런 곳은 가급적 혼자 다니지 말아야 할 곳이다.

포항 기계천 계곡에서
 

산 중턱에 왜 이런게 있는지
지붕으로 사용했던 아연 철판이 한때는 비, 바람을 굳건하게 막아주며 사랑하는 님을 보호했으나 주인에 버림받고 세월 앞에 녹슬어 있다.
얇아도 유연한 곡선,단단하게 보였던 철판이지만 결국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는 중
 

지나온 낙엽길
 

 

팔음산 771m 더하기 3cm를 더한 산 높이건만 
비가 오지 않아 계곡으로는 물 한 방울 보이지 않고
덕분에 철벅철벅 하지않고 내려온다.

계곡을 거의 다 빠져나오니 맑은 하늘과
맑은 물이 보인다.

어느 농막부터 좋은 길이 이어지고
짧은 옷으로 갈아입는다.
경상도의 날씨와 전날 강원도 날씨가 비교해 보면
강원도는 햇살은 따가우나 바람은 시원하고
경상도의 날씨는 그냥 덥고 따갑고 짜증난다.
 

화현 저수지
하늘 한 조각이 녹아 떨어져 내린 듯
일렁이는 물결 따라 윤슬이 참 곱다

물은 고여 있으나 흐르지 못하고

도랑 수준의 물이 흐르는데 꼬마 다슬기가 많이 보이고 물은 아주 깨끗하다.

10가구 정도 사는 화현마을에 내려와 밭 일하시는 할매분께 "날씨가 더워 쓰러지시겠다!"며 한마디 해드리니
"그만하고 집으로 갈까" 생각 중이시란다.
할매가 쪼그려 앉아 지나간 자리의 잡초는 당나라군대처럼 뽑혀 나갔고
 

백화산이 보이고
오늘 갈길에 백화산 서쪽 사면이 함께하는데 백화산은 멀리서 보면 경사면이 참 이쁜 산으로
어지럽지 않고 경망스럽지 않은 여인의 치마폭인양 길게 늘어져 있는 게 특징이다.

얼마전에 하천 정비 공사를 해서 바닥이 다 드러나 있어 작은 피라미 종류의 물고기는 전혀 보이지 않고

벼농사 완료

 

지나온 팔음산과 포도밭

가운데 백화산이고 끝에 주행봉
산너머에는 반야사와 석천이 흐른다.
백화산은 상주를 대표하는 갑장산,속리산, 구병산과 함께 4대 명산으로 알려진 산으로 정상 한성봉에 서면 멀리 전라도 운장산까지 조망될 정도로 조망이 빼어난 산이다.
능선 좌, 우측으로 경사가 급하며 북쪽에 금돌산성이 있으며 남쪽 주행봉 정상에 작은 무덤이 하나 있는데
산능선에 묘를 쓰고 산정상에는 잘 쓰지 않는데 고인의 소원을 드린 듯 정성이 대단하다
혼자 올라오기도 힘든 정상에 김씨성을 가진 분이 100 일간 기도 드리던 중 선몽하여 찾은 명당으로
후손들은 영동군 완장리에 살고 있으며 무덤은 대략 200년 정도 되었다.

세월교를 건너가며 고인물에 어떤 녀석들이 살까?

아기 스포츠 수영장
다리 아래 웅덩이에 작은 꼬마魚들이 물놀이 중인데
사람이 찾아왔다며 이리저리 정신없이 몰려 다니며 헤엄치고 있다.
물고기는 어미가 새끼들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지 않으며 특별히 새끼들을 돌보거나 키우지 않는다.
새끼들 역시 엄마 얼굴도 모른체 알에서 세상 밖으로 나오면 그때부터 꼬물꼬물 스스로 커야 한다.
피라미처럼 자립성 강한 물고기가 있는 반면 가시고기 수컷이나 문어는 알을 지키는데 부화할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제 몸을 자식들에게 주는 부성애가 대단한 녀석들이고, 물속 아기 스포츠단의 피라미는 밥상 위에 올라오는 작은 멸치를 닮았는데 몇 숟가락도 안돼 보인다
 
 

다슬기 줍는 어르신
아주머니 한분과 어린 여자애도 다슬기 줍는다고 있었는데
풀섶에 물뱀이라도 있으면 어쩌려고 그러는지
해마다 다슬기 잡다가 5명 이상 요단강 건너가는데
다슬기는 하루 1리터의 물을 정화시키고
바다에 사는 굴은 19리터의 물을 정화시키니
국내산은 아끼고 중국산으로 사드시기 바란다
 
 

비가 오지 않아 수중보 안으로 물이 고여 있지만 그 아래로는 물이 없고
고인 물 안으로 물 반 물고기반 헤엄치는 물고기 비늘이 햇살에 반사되어 반짝인다.
비가 오지 않으면 조만간에 동네 어르신들이 투망 들고 와서 매운탕 하겠다며 잡아갈 것 같다.
 

백화산 정상 부근으로 
정상에 서면 조망이 아주 좋은데
한국의 100대 명산에 속하지 않는다
다만, 멋진 조망과 함께 한때는 살벌했던 능선으로 그 가치를 따진다면 지갑을 활짝 열고 지불해야 할 산으로 알려져 있으니 아직 가보지 못한 분들은 가보시기 바란다

내려가는 길에 하천에 물은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작은 산은 거지골산
동네 어르신께 여쭈어 봐도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하신다.

백화산과 주행봉
고려 때 몽골의 6차 침입 무렵에 승려 홍지와 상주백성들이 칭기즈칸의 후예인 자랄타이의 대군을 맞아  크게 물리친 곳이며, 정상의 이름인 한성봉(恨城峰)이라 불리는데 자랄타이가 물러가며 한(恨)을 남긴 성(城)과 봉우리(峰)란 이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자랄타이가 입 댓발 내밀며 지랄하면서 물러갔다는 곳

우릉산인데 동네 분들은 앞산으로 부른다고
특별한 전설은 없다고 하신다

절벽 아래로 물이 고여 있지만 그렇게 깊지 않아
천년을 웅크리고 살은 이무기는 없을 듯

상주시 모서면 호음리

호음리(대관동)와 주행봉
주행봉 아래 예사롭지 않은 이름의 대관동이라는 마을 지명은 200년 전에 벼슬을 지낸 경기도 파주를  본관으로한 파평 윤 씨 문중의 고관(高官)을 지낸 어르신이 있었고, 이후에 학문에 힘쓴 선비들이 과거를 통해 등용되기를 바라는 뜻으로 불러진 이름이라고 한다.
멀리서 보면 도도한 여인의 치마폭처럼 보이는데
산 정상에서 내려 보는 것도 좋지만 산 아래에서 산 위를 쳐다보는 것도 좋고

자전거 나라 상주땅을 지나고 이제부터 와인으로 유명한 충북 영동군 황간면 땅이다.

 

주행봉 모습
여인의 치마폭보다 어찌 보면 시골 동네 초가지붕을 연상시키는 것으로 보이고
정상에 서면 서쪽으로 운장산, 서대산, 계룡산.
북쪽으로 속리산, 희양산. 이만봉
동쪽으로 노음산, 비봉산, 수선산, 갑장산이 보인다
그리고 산 아래 조선 7대 임금인 세조께서 찾았다는 문수전과 반야사가 있으며, 멀리 백두대간 봉황산에서 흘러온 석천이 흐르는 곳에 백화산의 백호(白虎)의 기운이 물을 건너지 못하나 백호를 마주하는 곳에 있어도 기운을 받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물은 맑지 못하고

그늘 없는 길을 지나면
햇살은 따갑고
 
 

황간면 용암마을과 금계리를 이어주는 용암교에서 초강천과 금상천이 서로 만난다.
초강(草江) 혹은 (한천 寒川) 금강 제1지류이며 맑은 물이 흐르는 강으로
백두대간 삼도봉(경상, 전라 충청) 북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물 좋기로 소문난 영동의 물한 계곡을 지나
달(月)이 산마루를 넘실대며 지난다는 월류봉(月流峰)을 지나, 충북 영동군 심천면 초강리에서 금강 품에 안기는 66km의강이다.
참고로 초강의 최장 발원지는 백두대간 봉황산 동쪽 계곡에서 발원해서 상주시 화서, 화동, 모서, 모동, 영동군 황간면을 지나는 석천이 더 길다.

초강을 대표하는 월류봉

지난날 담아둔 사진으로 황간 휴게소에서 본 백화산 주행봉과  금상천이 초강에 합류하는 용암교 

물은 어디로 흐르는지
넓은 초강이 흐르는 곳에 빼곡하게 자란 갈대만 없다면 갈대밭 너머의 경부고속도로 황간 휴게소에 가서 가락국수라도 사 먹겠는데 황간휴게소로 헤엄쳐 갈 형편이 아니고 이곳에서 정리하고 황간역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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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젊은미소(조성민) | 작성시간 26.06.10 상주와 이어지는 영동 황간은 참 그곳에는 물이 맑다는 표현이 맞을지는 모르지만
    지금도 깨끗한 이미지가 많은곳
    시골집으로 갈때마다 국도로 지나면 모서 모동으로 지나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방장님의 하천기를 읽다보면 내고향같은 느낌이 많이 들곤합니다.
    처음 발원지를 찾기가 힘들텐데 잘찾는 비법도 있겠지요
    금상천 주변의 모습 즐감 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배병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1 거실 한쪽을 공간을 차지하는 지도를 보며
    어디로 갈지 찾아보는데 얼마전에 다녀온곳을 또 다시 찾아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하천이 많아도 이제는 짧은것들 뿐이라 10개만 더하고 당분간 그만둘까 합니다.
    몸도 마음도 힘드니 잠시 쉬어가는편이 좋을것 같네요
    대장님 글 감사합니다.
  • 작성자두건(頭巾) | 작성시간 26.06.11 ㅎㅎ
    나말고도 이길을 걷는이가 있네요~
    석천환종주길이 백화단맥 합수점에서 분기점인 팔음산을 지나가니 여러번 다닌길이고 정맥 끝나면 또 가려고 합니다 ㅎ
    팔음산이 너무 반갑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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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배병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1 석천 환종주 좋죠
    몇곳만 등로가 좋으면 더 좋겠는데
    현실은 등로가 별로라 장거리 산꾼들이 찾기에는 고생 좀 할 것 같습니다.
    오석의 팔음산 좋긴하죠^^
    글 감사드리며 정맥 조심해서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 작성자래선생 | 작성시간 26.06.13 백화산이라고해서 대간인줄 알았는데... 그 산이 아니군요! 하기야 봉황산에서 거리가 얼마인데~ㅋㅋ 지도를 보니 지나온 거지골산도 보이구요! 이름이 참! ㅎㅎ
    며칠간 산에 있고 또 며칠간 후기를 쓴다고 카페 글을 읽지 못했더니 후기 천국입니다.ㅎㅎ
    어제 휴가내고 모임차 서울 가고오고 하면서 거의 다 읽었네요!ㅎㅎ
    날이 덥습니다. 몸 상하지 않게 조심하시구요!
    또 뵙겠습니다.^^
    후기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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