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깽이( 신은경)

놀이동산보다 즐겁다! 짜릿함에 때론 간담 서늘해지는 사량도, 그 섬에 가고 싶다.

작성자Jiri-깽이(신은경)|작성시간25.04.01|조회수479 목록 댓글 9

백번 듣는 것보다

직접 가봐야

그 진가를 제대로 알게 되는 곳

사량도 최고봉인 달바위에서 바라본 가마봉~옥녀봉~고동산 능선과 사량대교 너머 아랫섬(하도)의 망봉~칠현산

1년에 한번

5월5일 어린이날이면 가곤 했던

대전 보문산 꿈의 놀이동산

뱅글뱅글 다람쥐통

공포의 바이킹

 

어른이 즐길

놀이동산 같은 산이 있다면

이곳이 아닐까

1년에 1번은 꼭 가보고 싶은

통영의 사량도

 

칼날같은 능선

좌우 비탈 낭떠러지

심신미약 노약자는

우회하길 당부하는

수직 자유드롭 철계단

2단콤보 출렁다리

 

가다 서기만 하면

모든 곳이 전망대가 되고 마는

탁 트인 푸른 바다

꽃비 날리지 않아도

하늘 바람 구름이

꽃보다 향기롭게 온 섬을 감싸는

 

능선 위를 걷는 내내

구름 위에 올라선 듯

암릉 바위 위에서 천하를 호령하리라

이 기분 좋은 느낌

그 섬에...

그 산에...

가고 싶다.

 

_jiri 깽이(신은경) 아름다운 나의 이야기_

2025년 3월 16일(일)

논산 예스민산악회와 함께.
논산시 연무읍 새벽 5시 40분 출발
고성 용암포항-->통영 사량도 내지항

수우도조망전망대-365m-지리산(397.8m)-촛대봉(370m)-329m-336m-
달바위(불모산400m)-가마봉(303m)-위험수직계단-출렁다리-옥녀봉(281m)-
대항고개-고동산(217m)-121m-사량대교 입구까지

 8.5km 

(사량대교~사량중학교 약 800m)
총 9.26km

 

본 산악회는 고동산 빼고 옥녀봉에서 바로 하산이었지만

1시간 가량 산행 시간이 남아

산행 대장님 허락하에

저와 두 분은 고동산으로 한바퀴 돌아서

시간 맞춰 버스 대기 장소까지 더 걸었습니다.

이번 산행에서 아랫섬(하도)은 시간상 제외 됐구요.

 

들머리에서 날머리 옥녀봉 하산까지는

산악회 회원님들과 함께 즐겼던

시끌시끌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

용암포항에 도착하니 하늘이 반짝~

다행스럽게도 비 소식은 쏘옥~ 들어가 버렸습니다.

주 내내 날씨 검색하며

마음 조렸는데

배 타고 가는 동안에도

어찌나 샤방샤방한 하늘과 바다인지^^

이 잔잔함이 보이시죠^^

 

고성의 용암포항에서 대기 후 배에 산악회 버스까지 잘 태우고

바로 앞의 안장섬 옆을 돌아~

그 뒤로 빼꼼~ 보이는 사량도와 농가도 수우도

점점 사량도를 향해 다가가고 있습니다.

사량도 윗섬(상도)의 모습.

우와~ 펼쳐진 모습이 한눈에 담깁니다.

섬 하나가 그대로 산이네요.

저 능선 끝에서 끝으로~

벌써부터 심장이 두근두근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저짝 앞쪽 내지항에 내릴 예정.

 

사진의 우측 끝(수우도전망대)에서부터 지리(망)산~달바위~가마봉~옥녀봉~좌측 끝(고동산)까지

이렇게 산행 방향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예정.

내지항에 하선 후, 같이 배 타고 온 산행버스^^를 타고 이동~

현위치인 수우도조망전망대 앞에 하차합니다.

 

사량도는 고성 남쪽에 위치해 있어 고성에 속할 거 같지만

경남 통영시 사량면에 위치한 섬이며

이곳 윗섬(상도)에는 돈지리, 금평리가

아랫섬(하도)에는 읍덕리, 양지리 마을이 자리합니다.

바닷가쪽으로 잠시 들어가

수우도전망대 포토존에서 사진도 담고

잠시 바닷가 조망도 해 보며 첫 걸음부터 여유 만만입니다.

바로 앞의 작은 농가도(무인도)와 뒤의 수우도

 

수우도(樹牛島)는 경남 통영시 사량면 돈지리에 속한 섬으로
한자 이름을 보면 나무와 소
동백 등의 나무가 많고 섬이 소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라 합니다.

이곳 수우대전망대 앞 정자에서부터 산으로 오르며

산행 시작합니다.

 

들머리가 어디일까? 잠시 둘러보면

이정표와 덕지덕지 붙어 있는 산행 띠지들

 

같이 배 타고 들어온 산악회는 아래 내지항에서부터 산행 시작이라

우리팀이 가장 먼저 지리(망)산에 도착할 듯 싶어요.

조금 오르다보면 이런 바위 구간을 오르게 되고

아래 바다 조망이 훤~하게 펼쳐집니다.

뒤돌아보는 족족

벌써부터 우와~~~ 소리가

입에서 자동 발사되기 시작합니다.

등산화 신발은 바닥에 착착 달라붙습니다.

남쪽에 위치한 돈지리의 돈지항 마을 모습

유독 눈길이 머무는 돈지항 앞의 작은 섬.

케이크 같기도 하고

무슨 소인나라의 왕국같은 느낌이랄까.

왕관 같기도 한 모습이

어쩐지 저 안에 뭔가 있을 것 같은 보물섬 같습니다.

 

대섬(죽도)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섬에서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님이

대나무 화살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저 멀리 470m급 천황산을 품고 있는 두미도 섬과 뒤로 욕지도 조망~

걸어온 길 뒤돌아 조망해 보며

어찌 봐야 소처럼 보일까나~ 수우도 섬.

 

뒤로 창선도와 남해 방향

수우도 뒤쪽으로 높은 금산과 우측으로 망운산, 그 앞으로 대방산

등로는 울툭불툭 걷기에 부담없고 미끄럽지 않아

편하고 좋은 오름길

농가도와 수우도

보고 또 봐도 자꾸 뒤돌아보게 되며

 

보고 또봐도 예쁜 모습~

엄마와 아기가 둥둥~

물놀이 즐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

내지항에서 금북개를 통해 올라오게되면

좌측 봉우리쪽에서 올라오게 되고.

조금만 올라가면

지리(망)산 주 능선에 합류하게 됩니다.

바위 조망터에서 잠시 시원하게 사진도 담아보며~

함께하면 이래서 즐거워요.

오랜만에 북적북적한 산행

신나게 즐기고 있습니다.

올라가며 만나게 되는 똥글-똥끌- 염소똥

냄새도 스멀스멀~ 

 

여기도 똥, 저기도 똥.

여기저기 둘러봐도 염소들은 아니보이고

뭘 먹고 이리 배변 활동들이 좋은지...

등로 오른쪽으로는 돈지항 앞바다의 모습이 내내 함께하고 있어요.

대섬(죽도)과 수우도도 같이 담아 보며.

엄마와 아기가 사이좋게 케이크 먹으러 가나??

ㅎㅎㅎ

걸어갈 능선쪽 방향~

여기도 염소똥 처발처발~

여전히 염소 모습은 보이질 않고.

사람들 피해 어디로 숨어들었을꼬.

염소들과 저의 숨바꼭질이 시작됐습니다.

 

볼록볼록 아랫섬(하도)의 칠현산도 보이고.

돈지항 금북개 갈림

지리산 삼거리를 지나고~

이곳 바위 산의 돌들은 책들 포개놓은 것 마냥 겹겹이~

저 한겹한겹 사이에

어떤 이야기들이 겹쳐져 있을지...

그 오랜 세월의 이야기 뭔가 적혀있지나 않을지

잠시 바라보며..

 

이런 바위 옆으로 산행할 때는

오르고 내리며 조심해야 겠습니다.

건들기만 해도 똑~ 와장창~

떨어져 내릴 것 같아요.

가운데 내지항과 우측으로 금북개

다시 한번 담아보며~

여기 바위는 와장창 더 살벌하게 깨져 있어요.

내 살점이 떨어지기나 하듯

어휴~ 어쩌나...

이러다가 사량도 산 높이 줄어드는 건 아닌지

걱정도 팔자라...

대부분 아래 우회길로 가는데...

위험하지 않으려나?

 

앞에 가는 사람이 있다는 건

나도 갈 수 있다는 거^^ 

우히히, 딱 걸렸어.

저도 우회는 사절합니다.

바위 넘어 암릉으로 고고~ 

사량도 산행 이러려고 온거 아임??

가쟈~ 가쟈~

내지항, 금북개쪽에서 올라오면 붙게 되는 산 능선이

꼭 말 등 위의 안장처럼 편안해 보입니다.

아~ 이 산 위에서 말 타고 시원하게~ 달려 보고 싶어 집니다.

반가운 지인 다방님 시그널이라 담아보며 가고.

이제 산 능선에 붙었으니

좌우 바다 조망 맘껏하며 룰루랄라~

콧노래, 휘파람이 절로 나오고.

종주 산길의 묘미는 역시 쪼르르~ 능선 길 따라 걷는 즐거움

능선길이 착하고 이쁘게도 생겼습니다.

무서운 뱀을 닮은 산이 아니라

귀여운 개구리 왕눈이 한마리가

눈 빼곰히 내밀고 누가오나~ 쳐다보고 있는 듯.

날씨 좋고~ 더불어 이만하면 조망도 나쁘지 않고.

비도 이정도면 산행 끝날 때까지는 안내릴 듯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모두 신난 발걸음입니다.

 

하늘 바라보며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시간 될 때 사량도를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해안길 따라 산 능선 조망해보며 걸어 보고 싶어집니다.

위에서 아래 바라보는 맛과 아래에서 산을 올려다 보는 맛은 다르니까요.

그 맛이 어떨지... 쩝쩝~

이번에도 저는 고민할 필요 없이,

바위 암릉 위로~ 고고~

 

맛동산처럼 손이 저절로 가는 바위 암릉길

등로 왼편에 배에서 내렸던 내지항의 모습

안장섬과 용암포항 맥전포항 방향~

높이 솟아오른 고성의 좌이산과 백암산에서 수태산 무이산 능선

좌측으로 와룡산, 각산으로~

고성 발전소까지~

어라? 드디어 발견~ 오예~~

산 중턱에 배 깔고

한가로이 봄볕을 즐기고 있는 염생이 세 가족~

여기완 딴 세상에 있는 듯

저녀석들 ^^ 이렇게라도 만나니 반갑습니다.

 

아~ 나도 저녀석들과 누워서 한숨 자고 가고 싶어 집니다.

이정도면 칼바위 능선

좌우 가파른 벼랑길

살짝 긴장하며 걸어가고.

이리보니 산성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짧긴 하지만 나름 지리산의 자연성릉길?이라고

명명할까요? ㅎㅎㅎ

돈지항 끝에 나무숲이 하트모양이예요.

주워 담을 수도 없고...

고녀석 아고 이뻐라.

 

돈지항의 사랑나무 숲에서 사랑을 속삭이세요^&^

멋진 조망에 발길이 자꾸 멈춰지고

뒤돌아보게 되니

뒤에 오시는 분들

자연스레 사진도 담아드리며^^

바닥에 쏘옥 들어앉은 삼각점.

사실 삼각점이라는 이름과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사각형 모양에 십자표시

 

국가기준점인 삼각점은 3차원 공간 정보를 제공.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사각기둥 형태에
맨 위에는 십자 표시가 있는데

동서남북 방위를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일제강점기 토지 수탈  및 지적도 제작,

군사적 목적으로 만들어졌고요.
1등급부터 4등급까지 현재는 국토지리정보원에서 관리 하고 있습니다.
등급이 높을수록 측량 범위가 넓고
정확도가 높아집니다.


1등 삼각점은 약 45km간격. 전국에 약 189개 설치.
2등 삼각점은 평균 25km간격. 약 1,102개가 설치.
3등 삼각점은 약 8km간격으로 약 3,945개 설치.
4등 삼각점은 약 2km간격으로 11,753개 설치.


이 조그만 땅덩이에 이렇게나 많았다니.
산에서 그정도로 자주 만나는 거 같지는 않았는데 말입니다.

지리산은 어드메 숨었느뇨~

좌측 뒤로 와룡산과 각산 사이 그 어디쯤 보여야 할텐데...

지리산이..... 안보입니다.

 

사량도 지리망산에서 지리산이 안보이다니...

으윽...망했다!

그래서 지리망산?

ㅎㅎㅎ

 

그래도 지리산 정상이라

좋아서 다들 입꼬리가 올라가고.

굿~ 좋아요.

이곳 사량도 정상석은 지리망산이 아니고

'지리산' ^^ 되시겠습니다.

 

암튼 지리산이라고 하니

마음만은 천왕봉 정상입니다.

그저 좋아서 헤벌쭈~~~욱.

지리산(智異山) 천왕봉 높이는? 1915m

사량도 지리산(池里山) 높이는? 397.8(398)m

 

이곳 사량도의 지리산 정상에 서면

지리산이 보인다 하여 지리망산(智異望山)이라 불렸다고 하는데

이런 논리로 산 이름 붙이면

지리산이 조망되는 산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건 어쩐지 아닌거 같구요.

 

북쪽의 내지항이 있는 내지리(內池里)  마을과

남쪽의 돈지리(敦池里) 마을을 양분하는 산이라

두 이름의 공통인 지리를 넣어서

산 이름을 지어 불렀다는 설이

제게도 더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

산을 더 잘 보려면 산에서 내려와서도 걸어 보아야 하겠습니다.

산 아래 어떤 마을이 있고

어떤 이야기들이 있는지...

새 한마리가 목 길게 빼고는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는지 둘러보는 듯^^

아직은 맑음 유지 중...

 

오가는 사람들이 오다가다 그냥 막 쌓은 듯한 돌탑이 자리하고.

지리산으로부터 이어지는

오랜 세월 잘 다져진 사량도 산의

제법 다부져 보이는 등짝 능선 위

짧은 길이지만

고개 들어 바라보니

아~ 예쁘다.싶더라구요.

발 옮기는 동안 이곳에서 걷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참 행복한 길이었습니다.

진행해 가야할 앞쪽 능선

달바위(불모산)~ 가마봉에서 출렁다리가 있는 향봉 연지봉

옥녀봉은 가려져 보이질 않고.

나무들 기이합니다.

하나의 뿌리에서 여러갈래의 가지가

서로 먼저 땅속에서 나가겠다고 다투듯

이 주위 나무들이 모두 그런 녀석들

 

소사나무 군락지로 소서나무라고도 하고 소새나무라고도 불린대요.

나무가 단단해서 농기구 만드는 용도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해안이나 섬에서 잘 자라는 나무인 소사나무.

안부 사거리인 절골재

이곳은 음료수도 팔고 점방이 열리는 곳인데

사장님이 늦잠을 주무시는지...

요즘엔 장사 안하시나??

 

성자암과 내지항(내지마을) 갈림 사거리입니다.

 

저 많은 시그널 중 아는 시그널이 어디있나도 찾아보며^^

달바위 가는 길, 칼바위 능선 구간~

튼튼한 철제 안전바가 능선 등짝에 단단히 박혀

안전은 제대로 확보~

 

아래 내려다보니 순간 심장이 쿵~ 철렁~ 합니다.

안전바 없이 과연 이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 싶어요.

쪼매 고소공포증 있는 저는

좀 많이 무서울 듯.

설악산 공룡능선, 용아장성도 부럽지 않은

사량도의 달바위 칼날 능선길~

 

그러고보면 지리산의 능선길 걷는 맛과

설악산의 바위 암릉길을 절묘하게 섞어 놓은 듯

사량도는 버릴 것 하나없는 매력덩어리산

 

이 암봉 아래 달처럼 큰 바위굴이 뚫려 있어서

달바위봉이라고 한다는데...

직접 보지는 못했으니...믿거나 말거나.

실질적인 사량도(상도)의 최고봉인 달바위(400m) 정상

 

지도에는 불모산이라고도 되어 있네요.

풀 한포기 나지 않는 민둥산이라

불모산(不毛山)으로 불린다 하며

산자락에 절이 있어서

불모산(佛母山)으로 불린다고도 합니다.

아래 성자암 갈림길이 있던데... 그 절을 말하는 걸까요?

달바위(불모산)에서 가야할 능선길 조망해 봅니다.

가마봉-향봉-옥녀봉으로, 그리고 대항고개를 지나 고동산

사량대교도 보이고~ 

지나온 능선 

커다란 바위 암릉에 입이 쩍~

나름 포토존이라...

^^

순한듯 순하지 않은 사량도의 섬산행~

사량도를 설명하는 다른 말은 필요치 않네요.

사량도=산

산을 빼고는 사량도 설명이 불가능 할 듯 해요.

바위를 타고 넘으며..

망망대해와 함께하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사량도 종주산길

 

바위봉우리가 하늘을 향해 포효하는 듯 보이고.

왼쪽으로 사량도 대항항의 모습이

둥근 모래사장과 함께 소담스럽게 자리하고.

걸어온 길

뒤돌아본 달바위 능선...

뭐야??

어느 산과 견주어도

어깨 움츠러들 일은 없을 듯한

엄지척~ 올라가는 기골이 장대한 모습입니다.

사진을 클로즈업~ 해보니...

우하하하~

바위 능선 위에 사람들이

개미처럼 보이며

장난감 인형 세워둔 것 같아요.

나무 데크 계단 공사를 하다만 듯 하지만...

직접 걸어보면 계단이 없는 오르막은 

바닥의 바위가 그냥 계단이라...

이런 계단은 또 처음이라 이 길이 신통방통합니다.

재밌네요. 여기 사량도 산길^^

예상 밖의 이런 모습들이 또 걷는 동안

의도치 않게도 신박한 즐거움을 줍니다.

 

예전 후기 사진들 보니

이 구간이 전에는 로프를 잡고 오르내리던 곳이었네요.

로프잡고 올랐어도 재밌었을 것 같은데...

사실 그냥 기어 올라도 오를 수 있을 듯.

가마처럼 생겼다고 해서 가마봉이래요.

아래 마을은 금평리의 옥동항

평평한 돌들이 한쪽에 쌓여 있고...

 

딱지치기를 해야할까?

비석치기를 해야할까?

 

어쩐지 이 돌로 뭔가 만들어야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그냥 쌓아만 두기에는 아까워보여서^^

 

가마봉에서 내려서는데....

노약자난 심신쇄약자는 우회하라는 안내표지판이 있습니다.

내려다보니 계단이 있는데...

그다지 대스러워보이지 않습니다.

 

아뿔싸~

가마봉에서 내려오는 계단은 '2단 콤보 철계단'으로

첫번째 계단은 뭐~ 보통 계단인데 반해

갑자기 각도가 거의 90도로 꺾이며...

수직 낙하하는 자유드롭처럼 심장이 순간 철렁~

양 손이 나도 모르게 철제 난간을 꽉~ 부여잡습니다.

 

두 손 다 떼는건 무서버~ ㅠㅠ

 

사진 찍으며 다들 빨리 찍으라고 아우성 중...

ㅎㅎㅎ

조금 전 내려왔던 가마봉 전경 다시 담아 보며...

 

계단으로 내려오지 못하는 심신 미약 겁 많은 분들께서는

우회로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사량대교 건너 사량도의 하도(아랫섬)와 바다를 조망해 보며~

 

"근데 왜 이곳 이름이 사량도야?"

뱀이 많아서인가?

섬이 뱀처럼 생겼나?

뱀에 대한 전설이라도 있나?

이름 생각하면 뱀이 떠올라 사량도가 사랑스럽지 않은데...

으으읔

 

사실 사량도의 옛 이름은 조선 초기에는
파도가 거칠게 해안을 때린다 해서 '두드릴 박'의 
'박도(撲島)'라 불렸구요.

 

이후 조선 후기에는

수군진(水軍鎭)이 육지로부터 여기로 옮겨와 설치되면서

군에서 부르는 이름으로 변하였는데,

상도와 하도 두 섬 사이 해협이

마치 뱀처럼 구불구불~

현, 사량다리가 있는 부분이 좁아지는 형세로

뱀사(蛇)에 노량, 명량처럼 "량(梁) "자를 붙여

사량(蛇梁)이라 불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뱀 사(蛇)+들보량(梁)+섬 도(島)=사량도

 

윗섬(상도)와 아랫섬(하도) 사이를 흐르는 사량이라는 이 해협

오동나무처럼 푸른 강줄기 같다 하여

동강(桐江)이라고도 불린다고.

바위 암봉인 향봉 잇는 출렁다리1

향봉에서 연지봉으로 놓인 출렁다리2

출렁다리는 2013년 3월에 완공.

 

가만보면 두 다리가 똑같아 보여도

틀린그림 찾기 다리 모양이 다르답니다.

뭐하는 봉우리인가~ 잠시 올라보니...조망터

옥녀봉이 뒤에 자리하고.

그 뒤로 대항고개를 지나 고동산

 

'동강'이라고도 불리고 '사량'이라 불리는 좁은 바닷길과

아랫섬인 하도 읍덕리 마을

돌아서 내려가야하는 암봉이었구요.

거기 먼저 와서 계셨던 분들이

소나무와 함께 찍어도 멋지다는 말에...

^^

조금만 조심해서 산행하면

위험할 곳은 없어요.

어지간하면 안전바가 있고 나무계단도 있고.

이제 바로 앞에 옥녀봉이 있어요.

나무데크 계단 내려가기 전, 옆으로 돌탑도 보이고.

무슨 소원을 빌며 이곳에 쌓아둔걸까?

여기 돌탑은 다른 산들에서와 달리 판판해서

그냥 척척 되는대로 쌓는다기 보다는

서로 붙이듯 얹어놓은 느낌이 역력합니다.

정말 바다라기 보다는 강 같은 느낌도 듭니다.

옥녀는 이름만으로도 어쩐지

사랑스럽고 어여쁜 처자일 듯 한 느낌

 

그러고 보니 오는 곳들 이름이...

옥녀가 향기로운 분(향봉) 바르고

연지곤지 찍고(연지봉)

꽃가마(가마봉)타고  좋은 곳으로 가길 바라는 마음에

봉우리 이름들을 그리 지었나?

^^

 

제가 살고 있는 논산시 강경에도 옥녀봉도 있는데...

생각해 보니 옥녀봉 주위를 보면

꼭 물(길)이 함께 하더라구요.

 

이곳 사량도 옥녀봉도 주위가 온통 바닷물(사량, 동강이라고도 하고)

찾아보니...사천의 옥녀봉도 덕천강 물(진양호)이 흐르고

무주 부남면의 옥녀봉 아래에도 금강 물줄기가 휘돌아 나가고

포항 옥녀봉도 형상강 물줄기가 지나가고...

어라? 진짜 신기합니다.

옥녀봉과 물..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인가?

옥녀봉의 또다른 정상석

옥녀봉이 100대 명산?

사량도의 지리망산이 100대 명산에 들어간다는 건 알겠는데...

아주 먼 옛날  사량도 옥녀봉 아래
작은 마을이 하나 있었다.
이 마을 가난한 부부에게
옥녀라는 예쁜 여자 아기가 태어났지만
가난 때문에 제대로 먹지도 못한
어머니는 병으로 세상을 등졌고
아버지마저 얼마 후 세상을 하직하였다.
이웃에 홀로 살던 어떤 홀아비가 
옥녀를 불쌍히 여겨 딸로 키웠고
세월이 지나 옥녀는 열여섯 꽃다운 나이로 성장했다.
옥녀의 의붓아버지는 마음이 동하여
옥녀를 딸로 보지 않고 이상한 행동을 할 낌새를 보였다.
옥녀는 그를 친아버지로 알고 있었는데...
고민하고 고민하던 옥녀는
슬픔에 잠긴 채 의붓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 간절한 부탁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하라는 대로 행하시면
아버지의 요구를 들어드리겠습니다.
내일 새벽 날이 밝기 전에 상복을 입고 멍석을 뒤집어 쓴 채
풀을 뜯는 시늉을 하면서 송아지 울음소리를 내며
저 옥녀봉으로 네발로 기어서 올라오십시오.
그러면 아버지의 요구를 들어 드리겠습니다."

밤을 새운 옥녀는 다음날 새벽에 옥녀봉으로 올라갔고
인적이 없는 새벽녘에 옥녀봉에 앉아 있는데,
상복을 입고 짐승의 모습을 한 의붓아버지가
벼랑을 기어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순간 옥녀는 치마폭으로 얼굴을 가리고
천 길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졌다.

사량도 옥녀봉 전설...이라는데.
어쩐지 전설의 고향에나 나올 법하네요.
한이 서린 옥녀라는 귀신이 이 봉우리 주변을 떠돌 것도 같고.
ㅠㅠ

옥녀봉 밑에는 사철 붉은 이끼가 끼어있다는데
사람들은 이것을 옥녀의 피라고 말하고 있다고.

믿거나 말거나...

 

옥녀를 위해 꽃 한송이라도 있다면

놔주고 싶어집니다.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젊은 청춘들

누군가 한 명이라도 곁에서 도와줬더라면,

고민이라도 들어줬었더라면 어땠을까.

아~ 그저 안타깝습니다.

ㅠㅠ

여기 계단 하산하는 길도 나름 포토존^^

사량도의 랜드마크라는 사량대교와 함께~

안찍고 가면 서운하니... 찰칵~

포토존에서 사진 찍는다고

너무 정신 팔리면 안되시구요.

오갈 때는 낙석 주의,

키 큰 분들은 머리 부딪힘 조심하시길 바라며^^

옥녀봉에서 하산하다보니...

너무 내려와버렸어요.

도둑가시좀 붙어가며 없는 길 밭 둑으로 대충 도로까지 나와서

대항고개 향해 올라갑니다.

 

요녀석 만나려고 이렇게 돌아 돌아 왔나?

길가의 동백이가 진~하게 반겨줍니다.

대항마을과 진촌마을(사량면사무소쪽) 중턱의 대항고개에서

고동산 방향으로 올라 가구요.

기분좋은 소나무 숲길~ 편안하게 오르게 되는 고동산 등로

봄맞이 현호색이 늘씬한 맵씨를 자랑하듯 서 있고.

사량여객터미널에서 사량대교 아래를 통과해

경남 통영의 가오치항을 오가는 뱃길

사량도를 오가는 항구로는 이곳 외에도

통영항, 고성 용암포, 사천 삼천포항 등

 

고려말 왜구의 침입으로부터 통영을 지킨

최영 장군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통영 최영 장군 사당이 저 아래 금평리 진촌 마을에 있습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가보면 좋은데...

 

산악회 버스가 기다리고 있을

사량중학교 넓은 운동장도 보이고.

고동산에서 바라본 옥녀봉에서부터 연지봉 향봉 달바위(불모산)로 이어지는 능선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산은 그 느낌이 참 다릅니다.

고동산 정상석(217m)

나무로 된 정상석은 사실 보기 힘든데...

 

정상석 주위로 무희들이 춤을 추듯

여리여리한 소나무 몇 그루가 서 있고.

하도와 상도를 잇는 다리인 사량대교

이 다리가 없었을 때는 얼마나 불편했을지...

이제는 사량도를 찾는 사람들도

상도와 하도를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게 되었으니

이 다리가 최고의 보배입니다.

 

2015년 10월 30일 준공식을 가졌고,

총 사업비 476억원이 투입된 사량대교는 
5년 5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총연장 530m, 폭 13.1m의 2주탑 대칭형 사장교와 
접속도로 L=935m, B=11.5m로 시공

정절을 지키겠노라~

고개를 바짝 치켜 들고 앉아 있는 옥녀봉

 

이곳 '금평(琴坪)' 마을은 지형이 
옥녀가 거문고를 타는 형국인 
옥녀탄금형(玉女彈琴形)이라는

풍수지리설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한 두 방울씩 비가 내리고...

여기 산악회가 이번 시산제를 정성껏 잘 지냈는지...

산행 시작하려면 흐리다가도 해가 뜨고

산행 끝나면 비가 오니...

^^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던 정현종 시인의 유명한 '섬' 시

 

아~ 그 섬에 가고 싶다.

 

봄이면 어떤 섬에 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사량도를 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에 사량도를 다시 찾는다면

좀 더 천천히, 좀 더 오래오래 즐기고 와야지요.

산 위에도 올라가고

산 아래에서도 좀 둘러보고.

 

섬은 그저

저 홀로

서 있을 뿐이다.

사람들이 찾아 왔다 떠나가고

새들이 앉았다 날아갈 뿐

섬은 그렇게

저 홀로

서 있어서

섬이 되었나 보다.

 

_섬, jiri-깽이(신은경) 아름다운 나의 이야기_

 

용암포항으로  배타고 나와

차로 삼천포항으로. 예약한 식당에서 식사 후,

산악회 고문님께서 지나가는 회원들에게 호떡 사주셨어요.

저도 덕분에 얻어 먹을 수 있는 행운을...

삼천포항에 가면 호떡은 꼭 먹어주는 센스^^

이 날 이 시간 호떡집에 불 났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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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랑탕(최도열) | 작성시간 25.04.02 예전 기억을 회상해보니 꽤 변한듯 합니다 저도 로프 잡고 올랐던 기억이 나네요
    전국에 옥녀봉이란 옥녀봉을 함 싹쓰리 해보는 산행 계획을 가져볼까도 합니다

    날씨 좋은날 섬구경 산구경 잘 하신듯 합니다
  • 작성자두건(頭巾) | 작성시간 25.04.02 사량도는 사량대교 없을때부터 가기 시작 8번 정도 다녀온듯 ㅎㅎ
    깽이님의 후기를 보면서
    그길을 다시 보니 참 좋네요.
    잘 머물다갑니다.^^
  • 작성자선제 | 작성시간 25.04.02 통영 정말 아름다운 곳이죠. 자주 갑니다.
    저는 매번 가오치항에서 들어가는데 들머리는 항상 수우도죠.
    정말 하루 눈 구경 하기는 멋진 섬 입니다.
    조만간 가 봐야 겠습니다. 풍경 잘 보고 갑니다.

  • 작성자래선생 | 작성시간 25.04.02 오션조망 맛집입니다.ㅎㅎ 횡~한 동해바다만 보다 섬있는 남해바다 보니 좋네요!^^ 산에 바위길이 험해보입니다. 만만치 않은 산행일듯 합니다. 후기 잘 보고 갑니다.^^
  • 작성자까리하이 | 작성시간 25.04.03 2020년 6월 어느 날씨 좋은날에 나홀로 이곳을 찾은때가 그립네요...
    섬이라도 산세가 험하고 바다조망이 빼어나 산꾼들에게 인기가 많으며
    물반 고기반이라 낚시꾼들에게도 사랑받는 섬!

    자차(대중교통,걷기,자전거,오토바이)>배>마을버스(걷기,뛰기,라이딩)>산행(걷기,뛰기)>배>자차(대중교통,걷기,자전거,오토바이) 추천!

    잘있지요? 깽이님~
    아주 오랜만에 공감가는 좋은글 읽었고요!
    계속 쭉~쭉~ 좋은걸음 하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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