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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에 실명을 쓰면 안 됩니다

작성자고쿠락|작성시간24.04.22|조회수33 목록 댓글 2

자서전에 실명을 쓰면 안 됩니다/김문억 

 

 

 

한 세상을 굴곡 있게 살아 뭔가 일가를 이룬 사람은 노년에 들어 살아 온 

과거의 생활을 후손에게 본보기로 남겨 주겠다는 이유로 자서전을 쓰는 사람이 가끔 있습니다 

자신의 생에 대한 회한에 젖어보는 일과 함께 후손들에게 자신의 족적을 남겨주고 싶은 까닭도 있습니다 

며칠 전에 그런 책이 또 한 권 들어 왔네요 

 

자서전은 인생의 황혼녘에 들어가면서 쓰고 싶은 욕망이 여러가지 이유가 되는 경우 쓰는 것 같습니다 

전에 받아 본 자서전 역시 자신이 젊은 시절에 거침없이 살아 온 일생을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은 충동으로 

썼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대목 중에서 

미군이 주둔하던  시절 파주 등지에서 미군부대에 취업을 하여 온갖 못된 짓을 자행하던 일을 자랑처럼 늘어 놓았는데 

그 중에는 같이 행동했던 친구들의 실명이 적나라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책을 본인들에게 배포하고 나서 고소를 당했다는 일도 있습니다 

 

며칠 전에 받은 자서전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소문이 매우 잘못 되었다고 자식된 입장에서 

바르게 잡는 문장이 있는데 자신의 집안 사람들 실명이나 이웃들의 실명이 적나라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책을 만들어 놓고  정작 읽어야 할 사람이나 관계되는 사람에게는 책을 주지 않겠다고 합니다 

 

내 생각으로는 자서전은 자신이 일생 살아 온 일을 중심으로 하여 만드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너무 광범위하게 소설처럼 쓰는 경우는 생각 해 볼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책이 매우 두툼하게 만들어졌는데 누가 그 책을 다 읽을까 

주변의 친한 사람은 본명으로 써도 무방하지만 시비거리가 될만한 경우는 가명이나 비유로 슬쩍 지나가도 될 일을 

구태여 요령없이 실명을 기록하여 책을 만든 뒤에도 쩔쩔 매는 모습을 보게 되네요 

글을 쓰지 않는 경우의 사람들은 문자의 위력이 어느정도인지 인지를 못 하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일시적 충동이나 감정으로 글을 쓸 일이 아니고 붓을 든 다음에는 냉정해야 합니다 

 

주로  보리고개를 경험한 세대들이 그런 책을 만들고 싶어 하는데 냉정하게 돌아보면 

그 시절은 나만 그랬던 것이 아니고 누구나 그런 굴곡의 세월을 살라왔던 것이라고 생각을 해야 합니다 

커다란 지주의 자식이나 친일을 했던 집안의 자식이 아니고서는 그 시대에 태어난 세대는 대부분 그렇게 어려운 세월이었습니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이렇게 이렇게 살아왔다는 활동시진 같은 fact 도 기술해야 하겠지만  더불어  때때로 체험한 것들을 갖고 

정신적인 자산으로 무엇을 얻었는지 타인이나 후손에게 귀감이 될만한 문장이 있다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런 자서전은 만나기 어렵습니다 

 

추세로 보아서 우리 문인들은 자서전은 잘 쓰지 않습니다

자신이 써 내려온 작품이 곧 자서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발간된 시집을 갖고 전집 또는 선집을 만드는 경우 그 것이 바로 자서전의 의미가 되기 때문입니다 

고급스러운 자서전이지요. 

자서전! 

쓰고 싶은 사람은 신중하게 쓰세요. 

독자가 읽기에도 거부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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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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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Angelcrack 작성시간 24.04.23 맞습니다.
    잘한 일이든 못한 일이든 솔직하게 진실을 밝히고,

    그를 통해 어떤 참된 삶을 살았고, 독자들에게 어떤 귀감이 되는 교훈을 남길 수 있어야 하는데

    자기 과시나 불순 하기 까지 한 의도를 가지고 쓰면 이미 자서전으로서의 가치를 잃고
    어떻게 보면 역효과로 하늘의 벌을 받는 꼴이 되지요.

    어느 은퇴한 목회자 분은
    몇권의 자전적 수필을 써서
    자기를 알려야 할 사람들에게 안겨주었는데

    돈주고 사서 읽은 신자분들은
    많이 울고 웃고 했을텐데

    너무 큰 역사적 인물의 양손자이며, 어려운 세월에 너무 고생하며 살았다고 세세하게 사실처럼 쓴 바람에

    아마추어 역사찾는 눈에 까지 거짓, 과장, 왜곡이 드러났는데도 당당한 것인지
    뻔뻔한 것인지
    천연덕스럽게 행세
    하는걸 보았습니다.

    하나님이 천당이라도
    보장을 해주셨는지...?!?!

  • 작성자jungkwanil 작성시간 24.05.03 - 저는 TV 드라마는 거의 보지도 않고 그대신 손에 책을 들고 있습니다.
    - TV 드라마는 눈은 즐겁지만 책은 머리가 즐겁지요.
    - 그러나 요즈음 책들은 특히 자서전은 모두 자기자랑 뿐입니다.
    - 그것도 구술만 하면 자서전 전문 작가가 알아서 그럴듯하게 써 준다고 합니다.
    - 그건 자서전도 이닙니다.
    - 일단 붓을 든 다음에는 냉정해야한다는 말. 명심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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