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생일날은 소고기국
형아 생일날도 소고기국
내 생일날은 수루매국
여동생 생일날은 꽁치 쫄안 거
직조공장에 다니는 누부야가
첫 월급 탄 날 다음날은 소고기국
형아 국민학교 졸업식 날도 소고기국
엄마 생일날은 머로 묵었는지
도모지 생각이 안 난다
그런데 및일 전에는 엄마가
소고기국을 진짜로 마씻기 낋이조서
푸짐하기 묵었는데
그날은 당최 누구 생일인지
무신 날인지,
암만 택을 대에바도 모리겠던데
인자사 가마이 생각해 보잉끼네
아부지가 작은엄마 집에 기시다가
꼭 두 달쭈움 만에 집에 들오싰던
바로 그날이드마는
수루매국 : 오징어국
꽁치 쫄안 거 : 꽁치 졸인 것
머로 묵었는지 : 뭣을 먹었는지
마싰기 낋이조서 : 맛있게 끓여주셔서
암만 택을 대에바도 :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작은엄마 : 첩을 말함
기시다가 : 계시다
상희구 시인은 대구에서 출생해서 대구상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887년 '낮꿈'외 4편이 미당 서정주 시인이 창간한 '문학정신 신인상'으로 당선되어 등단했다.
母語인 대구지방 방언의 구사에서 자기 개성의 절정을 이룬다.
대구 사람이면 따로 주석을 달지 않아도 되리라 생각한다.
詩란 난해하다고 멀리했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大邱' 연작 詩에 푹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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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28회서혜숙 작성시간 15.12.24 틈만 나면 우리집에 모여 놀다간다 낮에는 칼국시나 수재비나 콩나물 밥이나...별식을 점심으로 드리지만
소고기국을 끓이는 날에는 저녁 먹고 가시라고 어깨를 눌르면서 못 가게 붙잡는다 ...ㅎ 지금 생각하면
끔찍스럽다. 밥상에 수저 놓고 밥그릇 국그릇 전부 부엌에서 마루에 아니면 방으로 날라대는데 어머니도
같이 움직이며 그 식구들을 챙기셨는것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식구가 많고 손님이 많이 오시니 소고기국은
다른집 보다 많이 먹는 셈이고 남문시장에 정육점은 우리집이 가면 요즘 말로 일등 고기를 주니 우리집에서
먹고 간 사촌들은 지금 모여앉으면 우리집 소고기국은 우째 그리 맛시섰는지 그 맛은 영원히 못 잊는다 한다 -
작성자28회서혜숙 작성시간 15.12.24 나도 지금 그때보다 고기를 더 많이 넣고 끓여도 우리집 어머니 소고기국은 택도 없다 그 맛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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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36회 김옥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5.12.24 음식은 특히 국은 큰솥에 많이 끓여야 제맛이 납니다.
핵가족이 된 지금 냄비에 쬐끔 끓이면 깊은 맛이 안납니다.
그 때보다 자극적인 먹거리가 많아 지금은 그 때와 꼭 같은 소고기국이라도 그 맛이 안날 겁니다.
우리 집도 조부모님, 부모님, 우리 5남매, 설거지하는 아이까지 10명이었습니다.
엄마는 부엌에서 장작불 때서 밥을 지었고, 여름에는 대청마루 겨울에는 안방에다 상을 두 개 이상 봤습니다. -
작성자40회 장인순 작성시간 15.12.24 상희구 시인님의 재밌는 사투리 시어는 마치 오래된 옛집에 찾아온 듯 반갑고 정겹지요.
왠만한 사투리는 대충 헤아릴 수 있는 세대라
돌아가신 부모님 뵈듯 살가운 말들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36회 김옥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5.12.25 詩를 멀리했던 내가 홀딱 반할 정도로 정겹고 재미있어 단숨에 읽었어요.
대구 사투리 연작詩를 세권째 내셨네요.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계에서 온듯 괴상한 신조어가 난무하는 요즘 더없이 반가운 시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