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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밍크 코트

작성자36회 김옥덕|작성시간11.01.19|조회수353 목록 댓글 17

엊그제 우리 아파트 부녀회원들로 구성된 친목계 모임이  있었습니다.

12명인데,이런저런 이유로 불참하고, 반 수가 조금 넘는 일곱명이 만났습니다.

강추위라 모두들 약속이나 한듯이 밍크 코트를 입고 나왔습니다.

"어머나! 그렇게 입고 안추우세요?"

누비 반코트를 입은 저에게 모두들 한 마디씩 합니다.

제가 제일 연장자라 추울가 봐 염려하는 차원에서 하는 고마운 말입니다.

모두 동생같고 인정 많은 사람들이라 격의없이 지내는 사이입니다.

 

저는 밍크 코트가 없을뿐만 아니라,변변한 외출복도 없는 편입니다.

옷에 대한 욕심이 있었더라면,생활비를 줄여서라도 장만했을텐데,저는 전혀 그런 생각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옷은 보온으로,위생적으로 깨끗하게,계절에 맞게,나이에 어울리게,용도에 맞게만 입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상은 사치라 생각합니다.

 

이런 저를 보고, 오래전에 남편이 한 말이 생각납니다.

"당신을 위해 좋은 옷 한 벌 못사줘서 미안해.

 큰 아이 장가갈 때 며느리에게 내가 말 할게.

 다른 건 못해와도 너의 시어머니 밍크 코트는 꼭 해 와라 하고 말이야"

진지하게 말하는 남편을 보고 저는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

지금까지 이 말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습니다.

 

큰 아들 결혼 시킬 때,남편은 새아가에게 이런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허례허식으로 낭비하는 것을 다 생략하고, 그 비용으로 신혼집 전세금으로 충당하자고 신랑 엄마인 제가 제의했습니다. 예단이나 예물은 손수건 한 장도 하지 말자고 약속했습니다.

다행히 사돈댁에서도 따라 주었습니다.

예단을 기다릴 집안 어른들께는 제가 금일봉을 준비해서 섭섭하지 않으시게 드렸습니다.

 

결혼식 끝나고 친구들께 고맙다는 답례로 식사내는 자리에서 모두들 궁금해 죽겠다는듯이 묻습니다.

"아들 훌륭하게 잘 키웠는데,며느리가 뭘 해왔더노?"

"저 집 아들이,어디 보통 신랑감이가,특등 신랑감이지"

"궁금해 죽겠다 어디 자랑 좀 해 봐라"

".....  "

저는 친구들의 말에 대답이 궁해져서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원래 말수가 적은 사람으로 치부된 저이기에,친구들은 끈질기게도 제 이야기를 기다렸습니다.

할 수 없이 사실대로 이야기 했습니다.

입바른 소리 잘하는 친구는

"신랑 쪽에서 그렇게 말 해도 신부쪽에선 기본은 해야제,너거들 안그렇나?"

"나 같으면,저런 신랑감이라면 집 한채 사서 보내겠다"

 

친구들은 제편을 들어 주느라고 그렇게 말하는지 모르겠지만,별로 듣기에 좋지가 않았습니다.

둘이서 오손도손 마음 맞춰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저에게, 친구들은 참으로 쓸데없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습니다.지금도 제 생각엔 변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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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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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40 공명희 | 작성시간 11.01.21 그렇군요...역시 우리 선배님 이 십니다
    또 한편에서는 시어머니 짜리가 밍크코트 없이 지내고 있으면
    며느리 될사람들이 예단으로 해 가야하나?
    그 나이 되도록 밍크코트도 하나 안 장만 하고 뭐했나?
    하면서 싫어 한다는 말도...있드구만요...
    이런말은 서로 말하기 꺼끄러워..하면서 감정 상하는일이 되겠어요
    ㅎㅎ 저도 미혼 아들이 있는데 밍크코트는 없고 ....은근히 신경쓰이네요
    그저 그런데 신경 안쓰는 좋은 며느리가 들어 왔으면 하고 바래 봅니다....
  • 답댓글 작성자30회 윤정자 | 작성시간 11.01.22 신경쓰지 마세요 아들이 40이 넘으면 결혼하겠다는 마음을 밍크코트와는 비교도 안되지요.
    나는 43세아들을 장가보내니 그 기쁨은 말할수 없었읍니다.
    명희아우님 처음뵙는것 같은데 자주 만나요.
  • 답댓글 작성자40 공명희 | 작성시간 11.01.22 네....반겨 주시니 감사합니다 패밀리 므흣
  • 답댓글 작성자36회 김옥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01.23 공명희 동문님,처음 뵙네요.반갑습니다.
    글의 내공이 심상치 않아, 우선 기쁘고 반가움에 가슴이 울렁거립니다.
    그동안 재경홈 카페에 글을 올리는 지극히 소수에 불과한 동문님들만의 자리였는데,
    아우님의 등장은 아주 많은 기대를 하게합니다.
    앞으로 좋은 글,많이 자주 올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작성자28회서혜숙 | 작성시간 11.01.23 여기에 40회가 두사람 등장하니 눈이 번쩍 떠입니다 반가워서 ㅎㅎㅎ 요. 새 아우님 이름이 오르면 괜히 입이 벌어집니다. 자주 만나요...공명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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