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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는 꽃을 어떻게 멈춰 세울 수 있는가

작성자장일|작성시간17.10.10|조회수1,432 목록 댓글 8

시드는 꽃을 어떻게 멈춰 세울 수 있는가?
흐르는 강물을 어떻게 붙잡아둘 수 있는가?
지는 저녁 해를 어떻게
거기 붙잡아 매둘 수 있는가?

가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이 주위에는 많다.

날아가는 새를
날아가는 모습으로 간직하고 싶어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
겨우 박제에 지나지 않고

지는 꽃을 가장 아름답게
꽃피던 모습으로 멈춰 세운 것이
조화인 것을 우리는 안다.

하늘을 잃어버린 새와
향기가 없는 꽃을 만든 것,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분명히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사랑한다고 말한
그 사람도 없고 사랑도 없다.

분명히 둘이
뜨겁게 사랑했는데
그 뜨겁던 사랑은 간데가 없다.

사랑이 어떻게 사라지고 만 것인지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에
사랑하는 사람은 점점
내 곁에서 멀어져 가고

사랑도 빛을 잃어간다.

시간 속에 영원히 살아있는 것은 없으며
낡고 때묻고 시들지 않는 것은 없다.

시간의 강가에
영원히 붙잡아둘 수 있는
나룻배도 없으며

강물처럼 흐르는 시간을
묶어둘 수 있는 어떤 밧줄도 없다.

세월의 달력 한 장을 찢으며
이렇게 또 나이를 먹는구나 하고
자신의 나이를 헤아려 보는 날이 있다.

벌써 내가 이런 나이가 되다니 하고
혼자 중얼거리는 날이 있다.

얼핏 스치는 감출 수 없는
주름 하나를 바라보며
거울에서 눈을 돌리는 때가 있다.

나도 조금씩 모습이
달라지는구나 하고 느끼는 날이 있다.

사실 가장 많이 뱐한 건
바로 나 자신인데 그걸
늦게서야 깨닫는 날이 있다.

살면서 가장 잡을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나 자신이었음을
그동안 우리는 모르고 있었다.

붙잡아두지 못해
속절없이 바라보고 있어야 했던 것

흘러가고 변해 가는 것을
그저 망연히 바라보고 있어야 했던 것이

바로 나 자신이었음을...

[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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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장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10.10 감사합니다. 선배님 ^^
    즐겁고 행복한 일만
    가득한 시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
  • 작성자후리지아맘 | 작성시간 17.10.10 장일님
    시드는 꽃을 멈춰 세울수 없기에~
    세월을 이길 수는 없지만
    그래도 견딜수 있음은
    나이는 안 먹을 수 없지만
    잘 먹을수 있음이
    영원히 사랑을 가질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 사랑을
    지켜줄 수 있으므로
    사는 날 동안
    잘 살아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글에
    머물다 갑니다
    오늘도 내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열심히 후회하지 않은
    삶을 살아야죠
    행복한 오후 시간 되시길요^^♡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장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10.10 후리지아맘님 ^^
    언제 만나도 반가운
    마음이네요~~

    후리지아맘님의
    정겨운 마음과 함께하는
    지혜의 댓글에 공감하며
    감사함을 전해봅니다

    기쁨과 즐거움으로
    마무리하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 💕
  • 작성자박서연(수필 작가) | 작성시간 17.10.11 좋은 하루입니다 장일님^^

    그렇지요
    시간 속에 영원히
    머무는 것은 없으며
    지속되는 것도 없지요.

    도종환님의 글 오늘 또
    한번 더 보고 댓글하고 갑니다.

    강물처럼 낮은 곳을 찾아
    유유히 흐르는 시간을
    어찌 잡을 수가 있겠습니까.

    이젠 좀 있으면
    달력도 세월의 흐름속에
    새로운 달력으로
    탈바꿈 할것이며 또 한살을
    묵묵히 먹어가겠지요.

    한 순간 내 나이를
    생각해 볼 때도 있습니다.

    아니 벌써 내 나이가
    이렇게?
    중얼증얼 대며 씁쓸한 웃음을
    머금게 되지요 ;;~

    그래도 자연의 세월에
    순응하면서
    살아야 할 우리이기에
    오늘도 웃으며
    화이팅 입니다.장일님^^👍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장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10.11 소슬비가 여는 아침에
    언제나 반가우신
    작가님의 글을 접하는
    좋은 날입니다

    무엇이든지
    새로움으로 탈바꿈 시키는
    시간의 흐름 속에
    우리네 인생은
    순응하며 감사하고
    정성스럽게 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이 좋은 아침에
    기분좋은 글을 주신
    작가님 때문에 하루가
    순탄할 것 같습니다.

    미소 가득한 즐거운 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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