꺄르르르....
"간지러워.".
첫째 녀석이 연신 웃어댄다.
드디어 그저께 "발씻어주기" 작전을 감행하였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고 루치아노 형님한테 같이 하자며 물귀신 작전을 같이 펼쳤다.
매일 저녁 9시 기도 후 "발씻어주기" 작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3명을 매일 씻기려니 만만치 않을 것 같아 돌아가며 한 사람씩....
그제는 집사람, 어제는 큰 딸, 오늘은 작은 딸...
......
오래 전 ME를 갔다온 뒤, 구역모임을 가졌을 때 였다.
"매일 밤 저와 아이들의 발을 씻겨줘요"라는 말이 어느 젊은 자매의 입에서 나왔다.
동시에 여기저기 터지는 감탄과 부러움.
다시 쳐다본 그 젊은 친구. 아마 유달리 기억력이 좋은 - 나는 아내의 기억력을 신의 기억력이고 칭한 적이 있다 - 집사람은
누구인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맹탕 기억력의 소유자인 나의 머릿 속에는
두 젊은 부부의 얼굴이 유난히도 환하게 빛났던 것과....
그리고 그저 밝기만 했던 그집 아이들의 표정...
어린 시절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라곤 동생을 등에 없고, 한 손으론 나의 손을 잡은 채 하념없이 바다를 바라보시는 모습 뿐인...
그 마저도 빛이 바래 희미한 흔적만 남아있고..
새 어머니는 어쩌다 나의 살결이 슬쩍 닿기라도 하면 소스라치듯 놀라며 떼곤 하였다.
무척이나 궁굼했다.
'어머니의 품은 어떠한 느낌일까?"
'엄마'라고 부르는 친구의 호칭 속에서도, 투정을 부리는 모습에서도
나는 결코 가져 볼 수 없는 것에 대한 부러움을 속으로 삼킬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스킨쉽이 부족하고 어색했고....
제대 후 복학하여 만난 한 녀석이 반갑다고 얼싸안았을 때마저도,
남자끼리인데도 어색함과 낯설음을 느꼈던 나였기에...
그것이 늘 아이들에게 미한하고.. 또 한편으론 두려웠다.
유난히도 스킨쉽이 강한 처남이 아이들에게 하는 것을 볼 때이면,
나로서는 늘 낯설고 어색할 수 밖에 없는 그 풍경을 보면서...
"아이들이 나처럼 스킨쉽이 부족하면 안되는데..."
......
그러다... "발씻겨주기를 한 번 해보자"고 맘 먹었는 데....
늘 마음에만 담아두었다가... 그저께 드디어 돌격 명령을 내리게 되었던 것인데...
........
요셉 아우도 같이 물고 들어가야겠다.
.........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뭐 꼭 남자가 아닌 자매님이시더라도...
한 번 해보시길 '강추'합니다.
손 끝에서 시작된 '삼삼한 즐거움'이 온 몸을 휘감는 그 느낌...
이럴 때 예수님 한 번 되어보시길...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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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isabella 작성시간 11.03.26
첫번째 사랑표현..
평소 간지럼을 잘타는 남편에게,,,
발을 닦아주고 싶다고 슬쩍 애기를 꺼냈다.
남편은 어색해하면서도, 왠일인지 싫은 표정은 아니였다.
씻을때 자세히 보니, 힘들고, 고단하고, 외로웠던 삶.
발 전체에 얼룩덜룩 상처투성이였다.
여보, 힘들었구나, 미안해...사랑해요,,,
내 마음을 읽은걸까?,,,
오는정이 있으면 가는정이 있어야 한다며,
남편은 나의 발을 닦아주었다.
,,,예수님의 손길이 이렇게 따스했으리라...
(옆에서 우리를 지켜본 딸아이,,,발을 내밀며 하는말 "엄마, 저두요~) -
답댓글 작성자강물처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1.03.27 우리집 아이들은 좀 어색해 하던데... 발을 주물러 주면 피로가 풀리기도 하지요. 잠도 잘 오고요.... 발씻기기를 하면서 느낀 것 중의 하나는 씻김을 당하는 것보다 씻겨 주는 것이 더 좋다는 것. 힘들고 고단한, 외로운 삶이 Isabella님의 손길로 깨끗히 씻겨나는 것을 봅니다. 남편의 발이 깨끗하게 빛나면서 Isabella 님의 가정에 퍼져가는 사랑, 사랑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