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무장을 중심으로 하는 억제 수단을 선택한 것에 대해 국제사회는 용인할 수 없었지만, 북한 지도부의 입장에서는 논리가 있었습니다. 체제의 안전에 대해 항상 의구심을 가졌던 북한 지도부는 핵을 보유하면 외국 압박이나 침공에 안전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물론 북한의 핵 보유는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이므로 국제질서를 어느 정도 흔들었습니다.
북한은 2016년 4차 핵실험에서 억제력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미국이나 유럽 국가의 영토를 공격할 능력이 없었지만, 이미 보유한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을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태평양 기지를 공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 선에서 북한은 외부 침공에 대해 억제력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외부의 공격뿐 아니라 국내에서 생긴 반란을 진압한다고 해도 외국의 개입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많은 북한 전문가뿐만 아니라 북한 간부들까지 북한이 이 단계에서 핵 개발을 멈추고, 핵 개발 대신에 경제 발전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2016년 가을에 수소폭탄을 시험했고,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화성-14호, 화성-15호 최근에 화성-17호, 화성-18호까지 개발했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대륙간 미사일을 개발하는 이유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먼 미래에 “북남 무력 통일”을 위한 움직임입니다. 대륙간 미사일은 방어 수단이 아니라 공격이나 공갈 수단입니다. 그래서 북한 지도부의 희망은 조만간 유리한 상황이 조성된다면, 미국에 대해 대규모 핵 공갈을 함으로서, 미국이 남한과의 동맹 관계에도 불구하고 남한을 보호하지 않게 만들 야심을 갖고 있습니다. 다음 단계에서 북한은 전술핵을 이용해 남한 군대를 이기고, 그 후에 무력으로 “북남 통일”을 이룰 꿈을 꾸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것은 오늘날 상황을 감안하면 가능한 전략이 아닙니다. 그래도 북한의 목적은 이제 분명해 보입니다.
따라서 2016년,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는 중요한 전략적인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남한을 정복하는 것이 경제 발전보다 인민 생활 수준의 향상보다 더 중요한 목적이라고 결정한 것입니다.
20~30년 후 남한의 상황은 어떠할까요? 고령화로 병역자원은 형편 없이 줄어들고, 게다가 그 '자원'들의 의무복무에 대한 저항감은 갈수록 치솟을 거고, 그나마 보장범위도 높지 않은 복지제도의 유지부담은 치솟을 터인데...
시간은 누구의 편인지, 20~30년 존버(...)하면 누구에게 유리할지 모르겠습니다. (먼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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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위종민 작성시간 23.07.25 ssn688 저런 식의 투항 시나리오는 북한이 역사적 정통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며 북한에 부채의식을 갖고 있던 운동권들이 집권을 해야 시행 가능했을 듯 한데, 그 기회는 지난 정권으로 지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40대 이하로는 북한에 대한 호감도가 추락하고, 부채의식에 좌우받지도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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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ssn688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7.25 위종민 북한관은 현실화되는 듯해도, 한편으로 국제정세를 보는 시각에서 '중립'에 대한 환상은 여전히 강고하다는 게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광해군의 중립외교"라는 사실과 부합되지 않는 통념부터가 꼬였다고 봅니다만... 최근에 그런 관점에 대하여 임용한 선생이 재미있게 요약했더군요. "우리가 착하게 지내면 아무도 안 건드릴 거야"라는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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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백선호 작성시간 23.07.25 북한이 핵무기는 있어도 30년 후에도 외국 자본 유치 등을 못해서 경제가 발전하지 못하고 여전히 가난하고 중국의 원조에 기대어 사는 나라로 남아 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마치 지금의 서유럽 vs. 러시아처럼 둘 다 인구는 줄지만 러시아가 더 빨리 줄고 발전도 못하는 모양새가 30년 후의 우리와 북한 모습이 되지는 않을지... -
답댓글 작성자ssn688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7.25 위의 칼럼에서도 약간 비약이 있었던 것 같은데, 2016년까지 전술핵/전역핵만 확보하고 경제발전에 집중한다...도 현실성이 없긴 했을 듯합니다. 핵이 있는 한 서방권과는 등질 수밖에 없고 그 상태에서의 경제발전은... 미국이 지쳐서 핵폐기가 아닌 핵군축으로 타협보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핵전력 확대가 필요했을지 모르겠네요. / 안 벌어지면 그만이지만, 전쟁에선 때로는 가진 게 많냐보다 더 많은 손실을 감내할 수 있냐 여부가 중요할 때도 있으니, 쉽지 않은 문제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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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강준구 작성시간 23.08.03 북한이 대한민국에 대해서 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질 시점까지, 한국은 그저 재래식 무기만 갖고 사용할 것이라고 단정했네요.
미국의 핵우산은 벗겨지만, 한국의 핵무장은 자동 옵션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