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간, 달라이라마를 곁에서 모시고 있는 청전스님은
성지순례(聖地巡禮)와 성지관광(聖地觀光)은 다른데, 성지순례는 나를 좋은 쪽으로 변화시키는 것이고,
성지관광은 변화는 없고 그저 구경하고 사진만 남기는 것이며,
더러는 성지를 다녀왔다는 자만심만 키워 인성이 더 나빠지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그러므로, 성지관광이 아니라, 성지순례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쪽으로 변해야 하므로,
나까지 포함하여, 좋은 쪽으로의 변화를 위해 나는 지금의 연재를 하고 있다.
변화는 절대 저절로 일어나지 않으며,
되돌아보고, 해석하고, 공부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한편, 이번 연재 글을 올리며 나는 아주 특별한 체험을 하고 있음을 이쯤에서 고백한다.
즉, 연재의 글이 내 의도대로 써지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나아가고 있다.
나도 이야기만 들었지 실제로 체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너무 신기해하고 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이호철선생은 내 글쓰기의 스승이셨는데 이런 유형의 글쓰기를 최상의 글쓰기라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셨다. 그러나 나는 한번도 그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었다.
선생은 톨스토이가 쓴 최고의 명작인 ‘안나카레니나’가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하셨다.
즉, 처음에 톨스토이는 전도유망한 젊은 장교의 미래를 망친 ‘안나’라는 도시의 불륜녀를 쓰고 싶었는데
자꾸만 작품속의 안나가 소설 밖으로 튀어나와 톨스토이의 수염을 잡아당기며 거부했다고 한다.
그래서 톨스토이는 무려 3만장의 파지를 남기고 전혀 다른 세계의 명작 ‘안나 카레니나’로 새로 태어났다.
아무튼, 나도 지금의 연재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마무리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하늘의 뜻에 달렸다.
아무튼, 이번의 인도는 나에게 있어 성지순례였다.
내 글쓰기도 변했고, 내 수행도 변했다.
그리고 그건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그래서 나는 나와 여정을 함께한 일행들이 좋은 변화가 있기를 바라며,
나아가 이 글을 읽는 독자께서도 그런 변화가 일어났으면 바램이다.
나도 변화하기 어려운데, 다른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너무너무 어렵고 고통스런 일이다.
사람은 어지간해서는 변화하거나 바뀌지 않는다.
귀찮고 에너지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나쁜 쪽으로의 변화는 쉽게 일어난다.
그건 변화가 아니라, 퇴보이고, 타락이다.
그냥 편해지려는 욕망의 충족에 불과하다.
그래서 현실에선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셤의 법칙이 적용된다.
- 깨닫는 것은 쉽다, 가르치는 게 어렵다.
2년 전, 후쿠오카에서 처음 대면한 기무라선생이 하신 말씀이다.
당시에는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이 말씀에 너무나 깊이 공감하고 동의한다.
가르치는 게 진실로 어렵다.
그렇다고, 진리(眞理)를 깨닫는 게 쉽다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진리를 깨닫는 데는 그야말로 뼈를 깎는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깨달은 진리를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고 전하는 건 깨닫는 노력에다
더 큰 노력과 수고를 추가해야 하는 일이라는 의미다.
- 가르쳐라.
55세의 마하라지가 간고토리 히말라야 동굴에서 마지막 스승 아트마난다를 만나 해탈의 도(道)를 구했을 때,
마지막 스승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걸었다.
- 다른 사람을 가르쳐라. 나는 오래전부터 진리를 가르쳤지만,
그들은 산속의 동굴에 틀어박혀 혼자 즐기기만 했다.
그러나, 너는 이 진리를 깨우친 후에 반드시 세상에 내려가 사람들에 가르쳐야 한다.
그것을 지킬 수 없다면 진리를 알려고 하지 말아라.
마하라지는 스승에게 가르치겠다고 약속했고,
평생 자신의 에너지를 비롯해 모든 것을 다바쳐 제자를 가르쳤다.
나중에 마하라지는 제자가 된 기무라선생에게 스승이 했던 것과 똑같이 요구했다.
- 너는 이미 요가수행법에 정통했는데도 어째서 다른 사람을 가르치지 않는 거냐?
1980년이었는데, 기무라선생이 마하라지로부터 요가를 배운 지 딱 5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기무라선생은 마하라지의 요청을 한번은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나, 두 번은 거절할 수 없었고 지금까지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마하라지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모든 에너지와 인생을 다바쳐 요가를 가르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23년이었다.
후쿠오카에서 처음 만난 나에게 기무라선생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 깨달음을 얻기는 쉽습니다.
어렵고 아픈 사람을 치유하고 가르치는 게 가장 어렵습니다.
배우기만 하는 것과,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는 것은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다.
지금, 한국에서는 2024년부터 K-YTTC(한국 요가 테라피 트레이닝 코스)를 진행해 오고 있다.
바로 마하라지의 니케탄요가를 배우고 가르치는 지도자 양성의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 중에 학생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게 바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니케탄요가의 지도자 자격증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세 사람에게 가르치고 가르친 과정과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그 보고서가 통과되어야 지도자의 자격증이 주어진다.
흔히들, 여자는 자신을 닮은 딸을 낳아 기를 때 비로소 완전해진다고 하는 데
가르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신이 배운 게 완전해진다.
가르치기 위해서는 완전히 이해하는 것을 넘어 완전히 숙달해야 한다.
그러나 숙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르치다 보니 실패가 거듭된다.
- 일곱 명 이상은 죽이지 마라.
의사들 사이에 있는 말이라고 하는 데 요가도 가르치다 보면 반드시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실패를 통해 크게 배우되 한정 없이 반복해선 안 된다.
또 잘 가르치려면 우선 상대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상대방의 얘기를 잘 들을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그 사람에게 맞는 지도를 할 수 있고,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히말라야에는 수천 년간 스승이 제자들 꿰뚫어 보는 특별한 비법이 전수되고 있는데
이것을 배우는 게 K-YTTC(한국 요가 테라피 트레이닝 코스) 공부의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상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기다리는 인내가 반드시 필요하다.
즉,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깨닫고, 스스로 변화하게 해야 한다.
사람은 절대 강제로 마음을 돌리지 않는다. 사실, 이것이 가장 어렵다.
개인적으로 나도 가장 어려운 대목이다.
주로 열정이 많고 성격이 급한 나 같은 사람들이 이런 유형의 실수를 자주 저지른다.
사람은 지식과 이론의 설명과 주입으로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
마음이 움직여야 한다. 설명은 쉽지만,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 일반적인 사람들을 가르치는 것은 쉽지만,
어렵고, 아픈 사람을 치유하고 가르치는 것은 더 어렵다.
기무라선생은 오래전부터 일본에서 마약중독자, 정신질환자, 교도소 등을 방문해 무료로 요가지도를 해오고 있다.
한국에는 2년 전부터 마약중독자들을 대상으로 요가를 지도하고 있는데
같이 가보면 정말 어렵다. 본인들은 하고 싶어 하지도 않고 효과도 미미해 보인다.
그래도 일본의 요가지도자들은 포기할 줄 모르고 정말 열심히 봉사한다.
- 수행이 진척된다는 것은, 단순하게 수행을 계속해 왔기 때문이 아니라,
전생에 쌓은 업(業)까지 포함해서, 과거의 모든 선(善) 한 업(業)이 집적되었기 때문이다.
- Swami Yogeshwaranda Sarsawati ‘혼의 과학’ 중에서
마하라지께서는 사람이 좋게 변화하는 원인은 단순하게 수행을 계속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며,
선업(善業) 즉,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것이 쌓여서 되는 것이라고 하셨다.
이것이야말로, 궁극의 깨달음에 이르는 비법이다.
그렇다면, 가장 큰 선업(善業)은 무엇일까?
당연히 아픈 사람을 치유하고 바른 길(道)을 가르치는 일이다.
그런데 지도를 하다보면 변화가 일어나지 않거나 오히려 나쁜 쪽으로 퇴보하는 경우가 있어 당황하게 되는데
이유는 선업(善業)을 짓지 않고 악업(惡業)을 짓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장 큰 악업(惡業)은 무엇일까?
석가모니 부처님은 아라한(阿羅漢)을 죽이는 일로 가장 고통스러운 아비지옥에 떨어지며,
아라한을 비난만 해도 큰 죄를 받게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항상 차분하게 내 주위에 아라한이 없는지 잘 살펴보고 말을 조심해야 한다.
불교 경전 ‘잡아함 구가리경’ 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입을 조심하라. 모든 재앙은 입으로부터 나온다.
도끼보다 무서운 것이 바로 입이다.” 고 하셨다.
마하라지에게 ‘가르쳐라’는 약속을 받고 은총을 내렸던 ‘아트마난다지’가 마하라지에게 추가로 열 가지의 계율을 정해
이것만은 꼭 지키라고 하셨던 계율 중에 하나도 바로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처럼, 수련의 진척, 좋은 사람으로의 변화는 너무나 어렵다.
결코, 저절로 되는 길은 없다.
이 길에 공짜는 없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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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지원 작성시간 25.09.12 선생님, 저는 인도가 이번이 처음가는
일정 이었지만 저도 확실히
성지순례였습니다~~
저역시 현재 진행형이구요, 걸음마 수준에서
이제 좀 걸을려고 한다고나 할까요~~
특히 수행적인 부분에서
국선도 수련은 조금더 깊어지는듯 하고,
다른 수행들은 조금씩 흥미롭게
알아가고 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청랑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09.12 축하 드려요~~ 사실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지만, 이렇게 올린 댓글에도 좋은 방향으로의 변화와 하심(下心)이 느껴집니다. 항상 기준은 국선도 수련입니다. 더 깊어지고 더 건강해지고 더 맑아집니다. 그래서 국선도는 모든 수련의 주춧돌, 모든 수련의 기둥과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주춧돌만 놓아도 안되고, 모래 사장 위에 높은 누각을 올려도 허상입니다. 단단하 기초 위에 마음껏 아름답고 높고 멋진 집을 지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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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김지원 작성시간 25.09.12 청랑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