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개전문점 앞에서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봤어유
파랑..굴이랑...아주 화려하게 들어간 사진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아유^^
전
또 어린시절로 타임머신을 탔어유
저희 집 큰 오빠가
곤로를 방에 놓고
후라이팬을 달궈서
어린 동생들을 빙....
둘려 앉혀놓고
파도 안들어가고 굴도 안들어간
그냥 설탕이랑 소금이랑 밀가루만 넣은
부침개를 노릇노릇하게 익혀 주면
우리는 그것이 천상에서
내려오는 만나마냥....
제비새끼들처럼 받아 묵곤 했지유^^
오빠는 맹글다 말고
맛있냐잉?
겁나 맛나^^
정말루 이세상에서
그렇게 맛잇는 게 또 잇을까유^^
우리 오빠는 정말 기뻐서
신이나서
맹글어 주곤 했지유
큰 오빠랑 저는 열두살차이이지만
아부지 같은 사람이엇지유
오빠는 일찍 해병대를 갔지유
아부지가 일찍 돌아가시니
너무
힘드신 엄마는..
맨날 우리 아들만 오면..
우리 아들만 오면...
그렇게 군에 간 아들을 기다리셧지유
아랫목에는 오빠밥이
날마다 새 밥으로 묻혀잇었지유
그렇게 둬야 객지 나간 사람이
안 굶는다나유^^
우리 큰오빠는
정말로 성실한
사람이었지유
꼭...
법정스님 같아유..
깔깔한 성품..고고해 보이는 인상
아주 닮아서 형제지간 같으시지유^^
오빠는
군대에서
용돈이라고 코딱지 만큼 받는 것을
거의 안쓰고
휴가 나오면 그걸
엄마한테 다아.....
주고 가곤 했어유
건장한 체구의 오빠가
오면 우리는 하느님이
집에 오는 것 처럼 좋았어유
군대를
제대하고
나와보니
고등학교 합격해 놓고
못 간 키 작고 왜소한
동생이 공장에서
돈을 부쳐와서
애들이 학교 댕기는 걸 보고
그리고 농사일이 버거운 엄마를 두고
다른 친구들처럼
서울로 못 가고
우리랑 살면서
강산에 취직을 했어유
돌 캐는 강산인디
그래도 월급을 받으니
엄마가 훨씬 수월햇을거에유
사학년때부터
동생이랑 저는 학교 다녀오면
불을 지펴서
밥을 햇어유
오빠가 그곳에서 밤에 밥을 묵어야 했으니까유
도시락을 싸서
산 길을 다니믄서
우리는 노래도 작사 작곡해서
부르고
갈퀴도 들고 가서
나무도 긁어서
비료부대에
담아오고유
맹감나무 이파리를
솔잎으로 엮어서
왕관도 맹글어 쓰고유
불때는 대는
솔방울이 참 좋아서
비료푸대 가 득 솔방울도 줍고유
그때 산 냄새가
지금도 나유^^
어린 시절 송충이는
왜 그렇게 컸는 지..
동생 친구네가
오빠 일터 가는 능선에 살앗는디
곰 만큼 큰...
검은 개가
우리가 도시락 들고 가면
달려 내려와서
너무 놀란 기억이 잇지유
동생 등에 올라타서 동생이
다 죽어가는 목소리루
언니야....
언니야...
막...울고유
엄마야..엄마야...저두 막 울고유
그 개는 우리가 반가웟던 거지유
우리는 공포스럽고유...
다음 날 부터 그 개를 피해 우리는 더 멀리 산 길을 돌아서 돌아서..
도시락을 날랏는디
어느날
부터 그 개가 안 보여서
기뻤던 기억이 나유^^
나중에는
동네 애들이 같이 가고
더 나중에는
행렬이 이뤄졌지유
도시락 항개에 애들이
열명도 넘게
줄 지어
그 길을 다니믄서
추억을 맹글었지유
전 제가
피리부는 사나이 같다라는
생각을 자주 햇지유
정말로
이 아이들을
데리고 바위속으로 사라지는 상상도 햇으니까유
그때 네살짜리도
따라오곤 했어유^^
중 1때인지..
오빠가 삼교대를 했는디..
밤 10시까지 일터루 가야하는 디
아홉시 조금 넘어서
방벽에
몸을 기대고
피곤한 얼굴로 기대고 앉아잇는디
우리 오빠가 너무 안쓰러워서 눈물이 핑 돌앗어유..
오래 오래
오빠의 그 모습이 떠올랏어유..
오빠가
우리들만 아니면
서울로 가서 꿈도 펼치고
강산에서
이렇게 고생 안해도 되엇을 거란 생각에
마음 아팟어유....
도시락을 식당에 놓고
오빠 알하는 곳에 가 본 적잇는디..
뿌연 먼지속에서 산소마스크 같은 거 쓰고
일하는 오빠를 보고는
동생이랑 나는
막.....
뛰쳐나와서
잉잉...울었던 기억이나네유..ㅎㅎ
우리 오빠는
그런 사람이엇어유
왠지 바라보면
어린 저희들에게
든든하면서
심장쪽이..
아파오는 분...
엄마가
어느날
기침을 많이 하시드니
갑자기
광주 병원으로 입원을 하시드니
폐암진단 받고유
제가 열여섯살
제 아래 열네살..
열두살...
여덟살..
이것들을 두고 못 가실 길을 가 버리시고
오빠가 졸지에
이십대 에 가장이 되었지유
동네 사람들이
저는 열여섯살이니
공장에 보내라고 했데유
오빠가 너무 힘들 거 같아서유
내 동생들은 내가 책임지요잉.......
그래서
전 공장도 안가고
성요셉여고라구
좋은 여고를 무사히 다닐 수 잇었지유
우리 둘째오빠는 조선대학도 합격해서
큰 오빠가
새벽같이 납부금 맹글어서
가지고 올라가서
등록해줬지유..
전 간호장교 된다고
완전 문과인디..이과를 가서
맨날 수학하고 화학 물리..이런 거
외계인 소리 같더니....
결국 꼴등을 해서
대학은 못 가고유
동생들 다아..고등학교까지..보내주고
정말로 오빠 덕에 우리는 어린 동생들은
부모 없다고
고생하질 않앗어유...
고마운 우리 오빠...
공부 안하고 싸우고 하면
종아리를 때려주곤 했는디..
자다말고 인기척 나서 보면
오빠가 우리 종아리에다가
안티푸람 발라주고 슬며시 나가곤 햇지유...
이불도 덮어주고 가고유..
우리가 복이 많을라구
엄마 돌아가시고 몇달잇다가
오빠가 선을 봣는디..
스물세살..
처녀가 형부되는 분이랑 우리집에를 왓는디..
우리들이 그 처녀가 신기해서
다소곳히 안방에 앉아잇는디
우리가 그 방에 들어가서
자꾸쳐다봣지유..
새언니 말이
그때..방에서 앉아잇는디..
동생들인지..들어와서
쳐다보고 있는디
눈들이 새카매서 ...
이 어린 애들을 두고
차마...떠날 수가 없드래유..
그래서
그 날로 새언니는
안 돌아가고유
우리 집 식구가 되버렷어유..
오빠가 선 보는데 그랫데유..
저는 우리동생들 책임을 져야하고
우리 동생들 싫다면..
저랑 인연이 없는 겁니다!
새언니는 그렇게 단호하게 말하는 오빠가 고만
너무 멋잇드래유..
나중에..그래유..
아유..내가 미쳣지이^^
스물세살이믄 정말 애기인디..ㅎㅎ
우리 빨래 다 해주고유..
농사 다 짓고유..
너무 고생해서 첫 조카가
유산 되버렷어유..
그리고 조카 셋을 났지유..
너무 고마운 우리 새언니는 결국...
읍내에서 주는
장한 어머니상을 받았어유^^
우리들은 복이 너무 많아서
이렇게 귀한 분들 밑에서
행복햇네유...
학교 다녀오면 방 가운데다
노란 옥수수 찐빵을 맹글어서
놓아둔
새언니.....
그 맛이
한참 먹성 좋은 우리에게는
꿀맛이엇네유^^
우리 오빠는 어느새..
54세가 되고유
어지럼증..디스크..
이런 게 찾아와서 바깥 출입을 잘 못한데유..
언젠가
전화해서 오빠야..
오빠 은혜도 못 갚고 미안해..울먹이니까..
뭘 갚은다냐잉............
느그가 행복하믄 그것이 갚는것이여야~
우리 오빠는...
하늘이 준 천사여유...
어린동생들을
키울라고
밤길을 가로등도 없는 시골 산길을
댕기면서
얼매나..
마음이..
..
여러갈래였엇을까..
저두 가만히..
터벅 터벅.. 산길을 가는
오빠에 뒤에서 걸어가 봅니다...
오빠야..
나..행복할게...
오빠를 생각하면..
절망이 나를 무릎 꿇게 해도
전 다시..일어납니다..
우리 오빠가 우리를 어떻게 키웟는디...
난 아무것도 아녀...
오빠가 행복하라구 했어...
행복할려면
감사할 수 밖에 없는 이..사는 자리...
정말
전 감사하다......싶어지네유^^
감사하다....정말..감사하다...
예수님..감사해유......
한태주 - 연꽃위에내리는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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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가브리엘라 작성시간 11.11.22 곡스 엄니 글로 오늘 제 마음이 참 깨끗해지네요. 눈물로 세수했시요 ..... 가족 모두 참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감동적인 이야기에 뭔가 드릴 말씀이 많은 것도 같은데, 가슴이 먹먹해서 더 말을 할 수가 없네요... 오빠의 건강이 좋아지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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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새벽공기 작성시간 11.11.22 글을 읽는데...마음이 저려 오고,,,눈물이 흐르네요..부디 곡스님과 곡스님의 가족들이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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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날쌘돌이 작성시간 11.11.22 참 착한 곡스맘 오빠!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이네유. 부모도 하기 힘든일을 오빠가 하다니.... 눈물나네요. 울 오빠는 아버지 재산 혼자 다받았는데 제가 십이년전 어려워지니까 연락을 아예 끊데요. 그래도 친정 엄니가 계시니 제가 무얼 바리바리 싸갈 수 있을때만 친정에 갑니다. 절대 손벌리지 않을텐데 "어떻게 지내니?" 하고 한번만 물어봐줘도 마음이 그렇게 스산하지 않을테인데...곡스맘 오빠가 건강해지시도록 기도드립니다.그리고 반성해 봅니다. 형제에게도 이렇듯 사랑을 베푸는데 난 참 부모자격없다 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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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별하나 작성시간 11.11.22 천사가 바로 여기 계셨군요. 곡스님도 오빠도... 주님께서 은총 내려 주시기를... 꼭 행복하시기를 빕니다.~사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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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곡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1.11.28 모든 님들께..진심으로..머리..숙입니다....감사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