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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여름 숲(2)

작성자단비|작성시간11.06.28|조회수68 목록 댓글 9

      해 뜨기전  여름숲은 경건함과   고요함이  서려있다.

 안개낀 깊은 호수처럼  연 보랏빛 베일에 싸인듯한 신비로움이 곳곳에  뭍어 있다.

마치  깊은 잠에서  막  깨어나 차가운 물로  세수 하고 난  아이의  해맑은 얼굴 처럼 

 촉촉하고 싱그럽다.

나뭇잎 사이 사이마다,   흐르는 공기입자 속에도, 그리고 땅 속 깊이 까지  밤새 내린 은총의 기운이 알알이 박혀 있다. 

흙에서 피어 오르는  힘찬 기운과  곧게 뻗은 나무에서 뿜어 나오는 생명의 기운은  창조주의 손길을 느끼게 한다. 

 

      조금씩 햇살이 퍼지면서 여름 숲은 깊은 신비에서  너울을  걷어내고  서서히 그 푸른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잠시후, 침묵이 걷히고  기지개를  힘 껏 편후  숲은  파르르  깨어난다.

나무가 나무에게 ,구름이 산새에게,  옹달샘이  하늘에게 서로에게  말을 건내기 시작한다.

햇빛에 출렁이는 여름 숲은, 금새  재잘 거리는 아이들의  즐거운 놀이터 같다.

 그 소리는 마치,  곧 연주 할 관현악기를 조율하는 소리 처럼 제각기  소리를 낸다.

흙은 콘트라베이스로, 나무는 트럼본으로,  새들은 제 위치에서 바이올린과 비올라로,

 바람은  하아프로.

옹달샘은 클라리넷으로...

때로는 경쾌하게, 때로는 애수를 띄고,  장엄하기도 하고  호소 하는듯 그렇게

 자기의 소리를 낸다.

그 소리는  결코 남을 앞 지르지도 ,넘쳐 나지도 않게 ,  조심스레 서로가 서로를 배려 하면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어 나간다.

 

    한낮의  여름숲 속엔 넉넉함과  쉼이 있다.

 소리의 어울림, 색깔의 어울림,  호흡의 어울림, 서로가 서로에게 그늘이 되고, 거름이 되고

기대고  받쳐주고  공존한다.

  둥근 우주처럼 ,  소박한 두레반 처럼,손에 손을 잡고  그렇게 날마다  성장한다.

완벽한  또 하나의 사회를 이루어 간다.

 각자 자기에게 주어진 몫에 충실하면서  조화를 이루며 하루를 살아간다.

 어색하지도, 모나지도 , 튀지도 않게

물 흐르듯이  그 모습이  평화롭고 자연스럽다.

책장을 넘길때 마다 다채로운 그림과 재밌는 이야깃 거리로 가득찬  동화책 처럼,

 그래서 여름숲엔 풍성함이 있다.

 

   별 들이 총총  수놓은  여름 숲은 다시  고요한 정적에 쌓이고

간간히 흐르는  물 소리와   이따금씩 들리는 풀 벌레 소리뿐.

그 어둠 속에서   숲은 다시 에너지를 충전하며 새 날을 설계한다.

혹시  내일은  세찬 장대비가 내릴지도 모르지, 태풍이 한차례 휩쓸고 갈지도...

뿌리 굳게 내린 나무들을 보라보며

비록, 내앞에 그리 좋은 일이 아니더라도  그것을 기꺼이 받아내고 넘어설 힘이  느껴진다.

내 안 에도 이런  풍성한  진초록의 여름 숲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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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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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보라 | 작성시간 11.07.04 넹!!!~~~
    저로 인해 마음이 유쾌해지는 사람이있다니 참으로 고맙네요. 그 자체로 행복해지구요.
    근데 요즘 에너지가 고갈 되어가는 느낌이예요. 나이탓인 듯 해요.(죄송 ㅋㅋㅋ)
    좋은에너지가 뭔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오래 남겨두고 싶네요. ㅎㅎㅎ
    혹 나로인해 행복감을 가질 수 있는 사람에게 전달 될 수 있도록요.^*^
  • 작성자자작나무 | 작성시간 11.07.01 여름숲....
    오늘새벽에 실비를맞으며
    바람처럼 숲을 쏘다니다 왔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단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07.01 그러셨군요. 흙에서 알싸한 향기가 느껴지지 않으세요? 나뭇잎에서도 바람에서도.
  • 작성자웃겨 | 작성시간 11.07.01 언니 글에서 여름 숲의 싱그러움이 담뿍 묻어나.
    나도 숲을 오르고 싶어진다.
  • 답댓글 작성자단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07.01 이른아침 불곡산에 올라봐. 우리동네 산보다 더 울창해서 더 깊은 명상과 울림이 올지도. 건강에도 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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