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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Queen

음악가로서의 퀸 (1) 작곡가 프레디 머큐리

작성자kuku|작성시간04.07.05|조회수1,768 목록 댓글 8
아무리 듣고 들어도 다시 들으면 (너무 좋아서) 소름이 좍 돋는 노래가 있으신가요? Queen II 의 B-side는 아예 프로그램을 해서 반복해서 밤낮으로 듣는 저는 소름이 돋을 때마다 왜 돋는지 생각을 해봅니다. 로보트나 과학 모델 조립을 할때 부품들이 기가 막히게 "딱" 소리를 내며 아름다울정도로 정확하게 맞물리는 순간이 있습니다. 악기 연습을 할때나 심지어는 체조를 할때도 그 머리가 상쾌해지는 순간이 있는데 Queen II 의 B-side 는 매번 들을 때마다 그 순간을 베풀어 줍니다. 이 고수의 경지에 다달은 B-side는 물론 몽땅, 순수 프레드의 작곡이죠.

프레디 머큐리의 업적은 훌륭한 보컬을 훨씬 넘어서는 것입니다. 오히려 정확하고 세심한 작곡가로서의 역량이 더 돋보이죠. 그럼 프레디의 작곡 스타일은 어떨까요?

음악 전문가가 아닌 저로서는 막연히 "좋다" 라고 말할 수밖에 없지만, 사실은 굉장히 체계적으로 분석을 해놓은 queenzone 멤버 중의 한분이 계셔 제 의견을 덧붙여 그분의 사이트를 정리해 봅니다. 꼭 한번이라도 이 사이트를 방문하셔서 그냥 보컬, 기타, 고음 혹은 저음의 직접적인 음악감상을 떠나 더 많이 퀸음악을 즐길수 있도록 해보시기를 권합니다. (http://sebastian.queenconcerts.com)



1. 프레디와 브라이언: 어려서의 음악교육

프레디는 정확한 음감과 폭넓은 키를 사용하여 작곡을 하였는데, 어렸을때 받은 음악 교육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죠. 브라이언과 프레디 모두 어려서 음악교육을 받았지만, 두명의 스타일은 옛날 어느 분도 지적하셨듯이 모차르트와 베토벤 만큼 차이가 있습니다. 분석 사이트의 저자인 Sebastian 은 브라이언을 프레디보다 좋아한다고 합니다. 이유인즉 프레디의 작곡 스타일은 상당히 '계획적'인데 반면에 브라이언의 스타일은 좀더 감각적이고 본능적이기 때문이랍니다. 저의 취향은 사실 프레디에 훨씬 가까운데요, 그이유는 프레디의 음악의 경우, 여러 키가 교차하며 한꺼번에 몇가지의 음악적 요소가 동시에 오가는 스릴이 대단하기 때문입니다. Queen II 의 Fairyfeller 과 March of the Black Queen 등을 포함하여, Flick of the Wrist, BoRhap 그리고 The Millionaire Waltz에 가면 절정을 맞이하는 베이스와 메인 멜로디의 교차가 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한쪽에서 한 멜로디를 피아노로 치는동안, 왠지 비슷해보이던 기타가 점점 발전해서 어느새 멜로디가 되고, 그 아래 깔리는 베이스는 묘하게도 노래가 끝나고 기억에 남는 등이죠.

많은 분들이 브라이언의 Prophet's Song 과 BoRhap을 돋등비교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두 노래 다 엄청난 대작이기는 하지만 스타일에 있어서는 확연한 차이가 있죠. (Sebastian의 말에 비하면 듣기만 해도 어느 쪽의 작곡인지 알수 있을 정도로) 뒤에서 더 설명을 드리겠지만 Prophet's Song 은 계속 달라지는 것 같아도 사실 상당히 일관된 노래죠. 앞의 고요한 아쿠스틱에서부터 질풍노도와 같은 중간, 아카펠라와 끝의 아쿠스틱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키 변화와 통일된 리듬, 결국 한 주제의 변주와 같은 느낌입니다. 반면 BoRhap은 섹션 하나하나가 자신의 앞과 뒤의 섹션하고 확연한 키, 리듬, 구성, 악기, 심지어는 주제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끝날 즈음에는 앞의 멜로디를 연상하게 되죠. (실제로 BoRhap의 앞과 뒤는 조용하다는 것 외에는 멜로디상의 공통점이 없음.)

프레디와 브라이언의 어린 시절 음악교육은 다른 두 멤버의 작곡 스타일에 비해 확연한 다른 점을 가져다 줍니다. 먼저 이 둘은 클라식 영향을 받은 작곡을 초기 앨범에서 많이 내놓음으로서 (앞의 다섯앨범은 거의 이 둘이 판쳤군요) 이른바 "퀸 스타일"을 정립합니다. 또, 둘다 로저와 존에 비해 다작을 자랑하구요. 무엇보다도 로저와 존의 멜로디 구성에 비해 이 둘은 작굑할때 훨씬 다양한 키와 리듬 변화를 씁니다. (하지만 다양함이 노래의 뛰어남이라고는 할수 없죠. 로저와 존의 작곡 스타일은 단순하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더 돋보이는 훌륭한 곡을 만들게 됩니다.)


2. 피아니스트 들은 작곡을 잘한다.

저에게 있어 퀸을 들을때의 가장 큰 즐거움의 하나는 커다란 기타와 드럼소리 뒤에 조용히 깔리는 피아노 반주를 가려듣는 것입니다. 네명중 로저는 피아노를 거의 치지 않았고, 존은 90%의 다른 록 밴드 가수들 정도의 피아노 실력이 있었고, 브라이언은 존보다 나았습니다. 프레디에 이르면 피아노는 그의 목소리로 바뀝니다. 다들 아는 프레디만의 불량한 (?) 피아노 손 동작 (손목을 수평으로 유지하지 않고 때리듯 내려치는) 을 비롯해서 프레디는 음악을 직업으로 삼기 시작할 즈음부터 자기 자신만의 독특한 피아노를 구사하죠. 브라이언이 오른손으로 멜로디를 치며 왼손으로 반주를 하는 것 같은 작곡을 한다면, 프레디의 작곡은 왼손과 오른손이 전혀 따로 놀면서 다른 멜로디를 치지만 같이 들을 경우 시너지를 내는 것과 같습니다. (실제로 초기의 경우 프레디가 쓴 베이스 라인은 거의 프레디의 피아노 왼손이 치는 멜로디와 흡사하죠.)

여기서 Sebastian이 쓴걸 볼까요? (번역정리한다고 하고서 제 의견만 계속 썼군요.)
"프레디는 피아노 연주자였다. 이 사실이 작곡과 편곡에 영향을 미치는가? 그렇다. 왜인지 바하나 모차르트는 피아니스트다. 또 왜인지 많은 대음악가들이 피아노를 칠 줄 알았고 밴드에서는 대부분 키보드 연주자가 "리더" 이다. (예: 린튼 내이프, 마이크 모란, 조지 마틴, 마이클 카멘, 앤드류 로이드 위버) 기타가 열등하다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는 작곡과 편곡에 있어 너무나 자연스러운 악기라는 것 뿐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흰건반과 검은 건반으로 나뉘어 있다는 사실, 큰 음역, 한손으로는 치고 한손으로는 친 것을 적을 수 있다는 사실..."

프레디가 기타로 작곡한 (여기서 기타로 작곡한다는 말은 기타를 잘 친다는 말이 아니라 기타의 키를 이용해서 작곡했다는 말) Liar같은 노래와 March of the Black Queen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확연해집니다.


3. 프레디는 이상한 것은 다 시도해 본다

프레디는 정말로 실험 정신이 대단한 작곡가였습니다. 로저 노래가 "튄다" 고는 하지만 그건 로저노래를 거의 로저 자신의 목소리로 불렀기 때문이고 사실은 프레디의 작곡은 정말 튀는 것들이 많죠. 브라이언의 말에 의하면 기타 플레이어인 자신은 불편해서 절대로 쓰지 않을 키 변화를 시도 때도 없이 집어 넣는다고 하는군요.

프레디 작곡의 가장 큰 특징은 acyclic form입니다. 한국말로 하자면 비반복적인 형태죠. 보통 노래는 1절-후렴-2절-후렴-3절... 식으로 2-3가지의 멜로디를 조금 변화를 주거나 하여 계속 써먹는 경우가 아마 95% 이상일 겁니다. (이 놀이도 정말 재밌죠... 앞에 나온 멜로디 뒤에서 찾기 놀이) 프레디의 경우 많은 노래가 변주, 새로운 멜로디 구성 등으로 완벽하게 비반복적이거나 약하게 반복적인데, 이 특징은 다른 세 멤버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특징이죠.
예를 들면: Great King Rat, Liar, My Fairy King, March Of The Black Queen, The Fairy Feller's Master Stroke, Bohemian Rhapsody, Princes Of The Universe, The Millionaire Waltz, Under Pressure (존에 의하면 이노래는 사실상 프레디 작곡이라고 합니다... 바우이는 베이스를 썼죠 ^_^), The Hitman (예, 프레디 노래입니다), It's A Beautiful Day, 그리고 제가 엄청 좋아하는... All God's People 도 다 비반복적인 성향이 강한 프레디 노래들이죠. 이 특징을 가장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노래는 같은 부분이 시작에서 끝까지 한군데도 없는 BoRhap입니다.

Intro ("Is this the real life... to me"): Section A
Verse ("Mamma just killed a man... as if nothing really matters"): B
Spacer (What Fred plays in the piano before next verse): C
Verse' ("Too late ... born at all" and solo): B. No wait! The section is not the same, it's extended and ends in a modulation. So it's B'
Opera: D
Rock: E
Climax (guitar and piano scales): F
Reprise (guitar fanfare): Although the first three chords are equal as the chorus, the Cm chord lasts the double and from then on the progression is completely changed. So it's a new section: G
"Verse" ("nothing really matters anyone can see... to me"): H
Spacer (Piano & Guitar solo): I
Outro ("anyway the wind blows"): J

해석을 안해드려도 괜찮겠죠? 기본적으로 ABCB'DEFGHIJ의 황당하기까지 한 '변신'입니다.

이와 관련되어 기발하고 아름다운 변주를 곡 중간에 집어 넣는 것도 프레디의 특징입니다. 예로는 Mad The Swine, Seven Seas Of Rhye, Killer Queen, Love Of My Life, Somebody To Love, My Melancholy Blues , Jealousy, Don't Try Suicide, Staying Power, Keep Passing The Open Windows, Pain Is So Close To Pleasure, The Miracle, Delilah, A Winter's Tale 등이 있다고 합니다.

제가 가장 우습다고 생각하는 프레디의 특징은 키 변화 입니다. 여기서 키 변화란 예를 들면 다 장조로 가다가 가단조로 가는 등의 완전한 변화를 얘기합니다. 가장 엄창난 것은 Bicycle Race 인데 총 8조로 되어있는 이노래는 3분동안 12번의 변화를 거치죠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듯한...) 이렇게 복잡하면서도 동시에 외우기 쉽고 친근한 가락을 만드는 것이 프레디의 강점입니다. 다른 예로는:

My Fairy King - 9번
March Of The Black Queen - 7 or 8번
Killer Queen - 4번
Bohemian Rhapsody - 4번
Mustapha - 5번
The Miracle - 4번
Princes Of The Universe - 4번

프레디의 말에 의하면 "Key changes make a song more interesting!" 웃을 수밖에 없군요.

이외의 다른 특징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노래 들을 때 꼭 체크해 보세요.

- 불협화음: Bijou, Slightly Mad, The Miracle...

- 템포 엄청 바꿔대기: Bohemian Rhapsody, The Millionaire Waltz (여기서는 가히...!), Bicycle Race

- 미터 엄청 바꾸기: Bijou, Millionaire Waltz, March Of The Black Queen

- Phrygian 모드 (C C# D D# E F F# G G# A A# B C 로 대강 이어지는 단조 모드): My Fairy King, March Of The Black Queen, Innuendo

- 디센딩 클리셰 (위에서 아래로 쭈우우욱 이어지는 가락): Bohemian Rhapsody, Lily Of The Valley, All God's People, Don't Try So Hard, A Winter's Tale, Bijou...

- 장조에서 단조로의 코드 변화 (무슨 자기가 클라식 작곡가라구... ^_^): Bicycle Race, Play The Game, Friends Will Be Friends (not Freddie examples: Spread Your Wings, Love Song)

- 내추랄에서 7th로의 코드 변화 (그러니까 도미솔도... 에서 도미솔시b로의 변화): Don't Stop Me Now, Good Old Fashioned Lover Boy, Play The Game



이쯤에서 편곡가로서의 프레디도 넣고 싶지만 여기까지 읽으시는 분이 있으실까 하는 마음에 다음 기회에 소개하기로 하겠습니다. 다음 편은 작곡가 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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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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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무스타파이브라힘 | 작성시간 04.07.04 수준높은 글이군요(제 이해력 범위를 넘는 부분도 많지만;)..생각해보니 제가 퀸음악에서 젤 좋아하는 요소가 바로 이글에서 설명하고 있는 '프레디의 작곡스타일'이네요
  • 작성자강냉이 | 작성시간 04.07.04 이해가 안가는게 대부분이지만 상당히 흥미로운데요~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
  • 작성자F.Mercury | 작성시간 04.07.05 피아니스트와 기타리스트의 차이죠.. 국내 뮤지션중에서도 김동률을 예로 들자면 프레디 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한 템포/조성/스케일의 변화를 즐깁니다. 기타리스트의 작곡은 코드진행이 주가 되지만 피아니스트의 작곡은 그것만이 아닌거죠..
  • 작성자kuku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4.07.06 아차, 그리고 앞에서 Queen II B-side라는 말은 Black side 를 말합니다. 하도 평소에 W-side, B-side라고 줄여 말하는 바람에 오해의 여지가 생길 수 있는 B-side라는 명칭을 쓰고말았습니다.
  • 작성자툼레이더 | 작성시간 16.08.05 정말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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