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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천사 강아지가 필요해서 엽이를 데려갔어요 이제는 천사가 된 저의 엽이의 마지막 가는 길

작성자kk최지혜|작성시간24.04.22|조회수187 목록 댓글 3

2018년 12월 15일
엽이를 임보로 집에 데려와서 전 바로 입양 계획을 세웠고
2019년 4월 1일 뒤늦게 평강공주 보호소에 입양 서약서를 작성했어요
신기하게 제가 임보 계획을 세우고 친구한테 엽이 사진을 보여줬어요 근데 친구가 이 강아지를 제가 데려 온 꿈을 꿨다는거에요!! 운명인가 했었는데 ㅎㅎ

우리 엽이.. 집에 와보니까 청각도 소실되고 이빨도 많이 빠졌는데 사랑 듬뿍 먹고 어딜 가나 귀엽다 예쁘다 착하다
강아지 안 좋아하는 사람도 엽이는 좋아하고
강아지 무서워하는 사람도 엽이는 만지고
사람 좋아! 우리 댕댕이 누가 만지던 어떻게 만지던 그 손길 다 받으면서도 가족을 제일 사랑하고 가족만 졸졸 쫓아다니던 사랑스러운 애교쟁이 였어요

참 신기하게 산책할 때 보폭을 맞춰 걸을 줄 알았고 제가 멈추면 같이 멈추고 덕분에 산책도 한 번도 힘든 적이 없어요

미용 가서도 말 잘 듣고 머드팩 스파 마사지 다 잘 받아줘서 그 어떤 강아지보다 각별하고 이별하고 싶지 않다고 했었거든요 ㅎㅎ 스파받는 강아지 더 누리고 가주지..

근데 저희 엽이
하늘에서 천사 강아지가 필요했나 봐요
올해 1월 심장병 B2 진단받고 계속 건강해 보였는데...
지난주 주말 새벽에 호흡이 가빠서 이틀 아파서 병원에 입원시켰어요 낮에도 저녁에도 간식도 잘 먹고 산책도 잘 해서 미세먼지 때문인가... 싶은 마음 밖에 없었어요
병원에서 첫날부터 안 좋은 얘기만 하더라고요
폐수종이래요 급사 가능성부터 안락사 얘기만 했는데
저희 엽이 병원에서 다 놀랄 정도로 엑스레이상에서 너무 좋은 경과를 보여주더라구요
이 정도면 치료를 해보자 의사쌤도 적극적
근데 모든 수치가 좋아졌는데.. 애가 심각하게 기력이 없었어요 이때 집으로 데려올걸
산소방에 있으니까 더 낫겠지 싶어서
하루밤만 더 자고 집에 오자 했는데
아침 엑스레이도 괜찮았는데 10시부터 혈압 떨어진다는 호출 받고 온 가족 뛰어갔습니다..
가족들 만나니까 혈압이 조금 오르는데 더 이상 가망 없어 보여서 병원에서도 계속 한숨만..
참 이상하죠.. 모든 게 정상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액땜하고 오래 더 있어 줄 줄 알았는데
제가 엽이 앞에서 너무 울었나봐요 엽이도 울더라구요

집에서 보내주고 싶어서 집으로 데려와서 그렇게 4시간 집에서 가족들 다 안고 가족들 방 다 돌고 오늘 마침 미세 먼지가 좋음이라서 평소 산책길 흙냄새 풀냄새 다 맡고 아빠 품에서 마지막 기지개 한번 쭉 피고 그렇게 갔어요..
제가 너무 울어서 우리 가족 너무 힘들까 봐 또 착하게 그런 걸까요 가족 모두 너무 허무하다 소리만 나오네요

저는 엽이가 저랑 더 오래 함께 할 줄 알았는데 고작 5년 4개월 함께 했어요 1956일 이더라구요
6월에 2000일 파티 해줬어야 하는데

더 일찍 더 아기 때 엽이를 만나지 못해서 내 새끼 고생 시켜서 너무 미안하고 후회되네요

그래도 제 사랑 엽이를 만날 수 있게 도와주신 평강공주 보호소 소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엽이가 있어서 제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사실 제가 엽이 데려오고 한번 밖에 봉사를 안 갔어요
신문지만 가져다드리고.. 신문지 가져다주러 엽이 데리고 같이 간 적이 있는데 엽이가 계속 보호소 쪽을 안 보더라고요 제가 다시 두러 온 건 줄 알 까봐 후다닥 떠나곤 했습니다

어딜 가나 얌전히 식당에서도 얌전히 있어서 서비스도 참 많이 받고 음식 가지러 가야 해서 엽이 혼자 있어도 기다려! 하니까 얌전히 기다려서 식당 안에 있던 모두가 다 조용히 엽이만 바라보고 있었거든요

엽이가 제 사랑 저희 가족 사랑 제 주변인들 등등 많은 사랑 받고 간다고 아무리 생각하려 해도
부족한거만 생각나고 못 해준거만 생각나고
같이 제주도 한번 못 갔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엽이 보낼 줄 몰랐는데 너무 힘드네요

제 삶의 활력소이자 비타민이자 충전기이자 제 인생의 전부였던 저희 가족의 사랑둥이 애교쟁이 분위기 메이커 엽이의 가는 길을 기도해 주세요

아직 새거인 간식이랑 옷.. 산지 얼마 안 된 간식 옷 유모차 하네스 다 처리 못하고 제가 간직 할 것 같아요

지금도 자고 있는 것만 같은데 정말 이 현실이 믿어지지가 않네요
올리고 싶은 귀여운 사진이 아주 많았는데 사진 올리는 것도 미루다 보니 정말 예전에 올렸더라고요

엽이와 저 그리고 저희 가족과 함께한 1956일
2024년 7월 22일 7시 16분
오늘 디데이를 멈추네요

엽이를 만날 수 있게 해주셔서 엽이가 저의 가족이 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행복했어요
아마 전 다시는 강아지를 키우지 못할 것 같아요
이상하게 이제 엽이 말고 다른 강아지는 안되겠네요
아직도 이 모든게 거짓말이고 엽이는 거실에서 엄마아빠 옆에서 꿀잠 자고 있을 것 같은데 ..

가족 없으면 겁쟁이 되는데...
저희 엽이 아프지 말고 친구들이랑 신나게 뛰면서 산책 하고 나중에 꼭 만나자고 .. 누나를 기다려주길 기도 해주세요 ..

담담하게 글을 쓰고 싶엇는데 안되네요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더 오래 함께 하고 싶었는데 행복한 기억과 후회만 남아서 너무 힘드네요 더 오래 엽이 보살폈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이제는 하늘의 천사가 된 우리 엽이
아픈 기억은 잊고 사랑받던 기억만 가지고 갔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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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진주누나(강하나) | 작성시간 24.04.22 엽이를 사랑으로 키워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가족분들 덕분에 행복한 기억을 가득가진 엽이는 강아지별에서 친구들에게 많은 자랑을 할꺼예요🩷
  • 작성자아리샤(김아리) | 작성시간 24.04.24 저도 같이 웁니다.. ㅜㅜ
    저도 홀리랑 겨우 2년 반밖에 함께 못 산 것이 너무 슬퍼요 ㅜㅜ
    더 빨리 데려올 걸 후회하고.. 보낸지 어느새 두달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홀리가 집에 있는 거 같아요 ㅜㅜ
  • 작성자소피아맘(심성희) | 작성시간 24.09.18 엽이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느껴지는 글입니다. 저도 다른 보호소에서 가족으로 맞았던 아이를 2019년에 18세 추정 나이로 심장병으로 강아지별로 여행보냈기에 ...
    엽이도 참 많이 행복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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