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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떤일이

인생 동태탕.

작성자몽실이 아빠|작성시간26.06.10|조회수55 목록 댓글 7

"오디세우스가 고향인 이티카를 떠난 지 20년 만에 걸인으로 변장해 고향으로 돌아왔을때, 그를 알아보고 반겨주는 존재는 그의 개 아르고스뿐이었다."

-그리스 신화-

딸아이가 며칠째 구토를 하고 몸을 떨었다.
몸살이다. 21여년 혼자 키우며, 제대로 먹이지 못한 죄.
며칠을 간다. 내가 살아온 모든 기억들을 끄집어 내고, 자책해야할 지옥 같은 시간이다.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아이의 정신이다.
몸도 챙겨줄 여력이 없었는데...정신까진...
아이가 다니던 정신병원을 요즘 내가 몰래 다니고 있다.




요즘 몽실이도 관절염때문에 제대로 걷질 못한다.
걸을때마다 절뚝거리는 그모습, 보고 있는게 난 도무지 견딜수 없다. 하지만 더 옆에 있기로 했다. 6월 모든 일정을 다 취소했다.
몽실인 여전히 밥그릇엔 살벌하다.

"난 늘 네옆에 있어."

해줄수 있는게 그것뿐.

*

딸아이의 몸살이 좀처럼 낫질 않는다.
오늘 저녁은 뭔가 칼칼하고 매콤한걸 먹여야겠다 생각했다.
집근처 <강연우 인생 동태탕>이었는데, 한번도 가본적이 없던 곳이다.


포장을 기다리다 "인생 동태탕" 이란 상호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주인에게 들킬거 같아 여기 임대료를 물어보다 얼떨결, 냅킨으로 눈이 아닌 코를 풀었다.

늘 그렇다.
약한 존재에 대한 사랑, 내가 그를 위한 미미한 뭔가라도 해줄수 있을때, 나는 그것을 내인생 최상의 행복과 가치라 여기며 살려고 했다.

며칠전 딸아이가 내게도 말했었다.

"난 사람이 싫어. 동물들과 그냥 자연속에 살고 싶어."

"아빠가 지금 그렇게 살고 있잖아? 앞으로 우린 점점 자연과 동물에 가까워질거야."

*

며칠전 몽실이 쿨매트를 사러 다이소에 갔다가 그녀를 만났다. 몇년만에 만난건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너무도 반가운 나머지 주차장에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딸아이 레슨 선생님이었고 정상급 클레식 연주자다.
난 청각장애자다.

헤어진 이유는 그렇다.
딸아이.

"난 당신 딸과는 절대 살수 없어요."

다이소에서 돌아와 그날 딸아이 앞에서 술을 마시며,

"와 아빠도 놀랬어. 아무런 감정이 없더라구...그 선생님 주차장에서 차를 뺄때까지 아빠가 손짓 발짓 해가며 도와주고 마지막에 손을 흔들었거든...여튼 엄청 쿨해진거 같음~~"

그날 냉동실에 있던 몽실이 쿨매트를 내가 끌어앉고 잤다.

*

이글을 적는 동안 딸아이가 한숨을 자고 나왔다.

"너 기억해? 너 초딩 1학년때 아빠가 학부모 급식당번하다 도망친 사건...그날 비가 억수로..."

아이가 꺄르르 웃는다.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나 1학년때 아빠가 급식당번으로 와서 애들 밥을 너무 많이 퍼주어서 운반팀으로 바뀐거고...ㅎㅎ
그때 아빠가 수돗가에서 운반하다 넘어져서 다 쏟아붓고 도망쳐버린...ㅎㅎ"

https://youtu.be/aS_QGOC52Es?si=Ctmm3IIhEg_ZSI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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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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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앙이네 | 작성시간 26.06.11 오랜만에 몽실이봐서 반가운데 다리가 아프다니 짠하네요. 그걸 바라보는 아빠마음도 잘알지요. 따님이랑 인생동태탕 드시고 힘내시길바랍니다. 농사 잘 지으셔야지요~~~^^
  • 답댓글 작성자몽실이 아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1 감사합니다.
    사랑의 깊이만큼, 아픔도 그만큼의 깊이인가봐요.

    어우~
    어제 안주가 하필 인생~동태탕이어서...ㅜㅜ
    엄청 마셨네요. ㅎㅎ
    몽실이는 더 악화되면 주사로 가야할거 같습니다. 관절약을 주는 시간을 자기전 공복으로 바꾸었더니 살짝 좋아진듯도 해요.

    평온한밤 되세요~
  • 답댓글 작성자앙이네 | 작성시간 26.06.11 몽실이 아빠 몽실이가 약먹고 호전되었으면 좋겠네요.

  • 작성자순돌깜돌마미 | 작성시간 26.06.12 몽실이가 나이가 있어서인지.. 다리가 아프다니 안타깝네요..
    주사제는 후유증이 있어 걱정되고.. 약으로 좋아지길 바래봅니다.
    힘들다가도 별거 아닌것에 전환이 되는.. 매일 일상이 그렇네요..
    세가족 늘 즐거운 날들 보내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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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몽실이 아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2 아...주사가 부작용이 있군요. ㅜㅜ
    관절약(안티놀) 먹인지가 벌써 3~4년은 된거 같은데, 약덕분에 그동안 증상이 없었다고 생각을 해야겠네요.

    몽실이가 7.5~8.2kg 왔다갔다 뚱띵이라 관절은 어쩔수 없었다고 생각하는게 마음이 편할듯 합니다.

    행복은 늘 가까이에 있는것. 그저 살아있어 옆에 있는것만으로도 감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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