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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노생지몽(盧生之夢)

작성자반야실|작성시간25.12.24|조회수41 목록 댓글 2
노생지몽(盧生之夢)


사람에게는 두개의 눈이 있습니다.
눈은 안에서 바깥을 보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시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자신을 볼 수는 없습니다.
또 너무 멀거나 가까워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공자님의 일화입니다.
공자가 어느날 길을 가는데,
한 동자가 태양을 가르키며 공자에게 묻습니다.
"공자님!
혹시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공자가 말합니다.
"얘야그건 너무 멀어서 모르겠구나!"
'그럼가까운 건 알 수 있습니까?"
"알 수 있지,"
"그럼 공자님 눈위에 있는 눈썹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아하그건 너무 가까워서 모르겠다.“


순간 공자가 한탄(恨歎하면서 말합니다.
"멀리 떨어진 것은 멀어서 모르고,
가까우면 가까워서 모르니 안다고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보이기 시작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어느날 부터인가 문득 내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나이에 비해서 한없이 어리고 욕심도 많고 말도 많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턱없이 부족한 자신의 내면세계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젊은날 잘 보이던 글씨나 사물의 모습은 갈수록 희미하게 보이는데,
자기 자신의 모습은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안 보이는 것을 보려고 하기보다는 쓸데없는 기억이나 욕망(慾望)들을 하나씩 지우거나 버리는데 주력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깨끗하게 청소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방을 청소한다는 말은 외부에서 깨끗한 것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방안에 있는 것을 치우거나 버리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비움과 버림이 화두(話頭)가 됩니다.
마음과 머리 속에 담아 놓거나 쌓아 놓은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우울증(憂鬱症)과 치매(癡呆)에 걸릴 확율이 높다고 합니다.


어제 저녁입니다.
갑자기 어떤 단어가 생각이 안나서,
"뭘까뭘까?" 하였더니언젠가 누군가가 말한 것이 생각났습니다.
"억지로 생각하려고 하지 마세요.
필요 없으니까 생각이 안 나는구나하고 있으면 저절로 생각날 때가 있거든요."


우리들이 살다가 보면 그럴때가 가끔 있지 않습니까?
억지로 생각하려고 하지 않고 그냥 두다 보면 우연히 턱 생각이 떠오르는 경우 말입니다.


노생지몽(盧生之夢)이구나!
노생지몽(盧生之夢) : "노생의 헛된 꿈즉 인간의 부귀영화(富貴榮華)가 꿈처럼 다 부질없다."는 의미의 "4자성어"입니다.


그렇습니다노생(盧生)의 꿈만 허망(虛妄)한 것이 아니라정견(正見)없이 사는 우리들의 삶 일체가 다 꿈입니다그렇다면 어떤 것이 정견(正見)입니까이건 숙제로 남겨 두겠습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날입니다곳곳에서는 많은 축제를 벌이고 있을 것입니다하지만 그런 축제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정견(正見)을 회복하여 세상을 바로 보고 판단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2025.12.25.중홍(重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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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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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성주(聖住) | 작성시간 25.12.25 축제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지만, 제발 그 축제 중에서 타인의 불행을 조장하는 것만은 축제의 대상에서 제외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면, 물고기를 넣어놓고 빙판에서 낚시를 하는 축제, 소고기 소비 촉진 축제 등등...물론 물고기를 잡거나 소고기를 잡아 먹는 것을 못하게 할 순 없지만, 그 행위에 박수를 치면서 희희낙락하는 것은 최소한의 도리를 저버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비 행위를 하되, 조용하게, 표 나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저의 지인 중에서 사위가 어느 저수지에서 낚시를 했는데, 사람 키 만한 가물치를 잡아 와서 온 식구가 박장대소하면서 요리해 먹는데 저더러 와서 먹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가족끼리 요리해 먹는 건 말릴 수 없지만, 가물치에게 미안한 맘 조금은 가지라고 했더니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먹었는데, ....이후 가족에게 연거푸 터지는 불행이란...쯧쯧...
  • 작성자문두환 | 작성시간 01:04 new 나무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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