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박창범 교수의 고천문학 연구에 대해서

작성자김용만|작성시간04.05.27|조회수777 목록 댓글 5
박창범 교수의 연구 성과에 대해서는 나도 매우 존중합니다.
박창범 교수의 홈페이지에 가보면 많은 대륙삼국론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이 방문해서 마치 박창범 교수를 교주처럼 떠 받들더군요.

하지만 박창범 교수 자신이 삼국이 대륙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과학자 답게 자신의 연구가 이렇다고 말할 뿐이지요.
그것을 일부 대륙삼국론자들이 마치 전가의 보도인 것처럼,
그렇게 기성학자들의 연구성과에 대해서는 무지할 정도로 모르더니,
이 성과만은 자신들의 연구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무척이나 반기더군요.

먼저 다음 글을 하나 참고해보지요.
박창범 교수가 쓴 <하늘에 새긴 우리 역사> 에 대한 서평입니다.
서평을 쓴 정성희 박사는 조선시대 천문연구를 한 역사학자입니다.

*** 중앙일보
천문학으로 푸는 또 다른 한국史…'단기고사' '삼국사기' 의 천문현상 기록
썰물·일식 등 분석…史書의 신빙성 증명

이 책은 서울대 천문학과 박창범(42) 교수가 1993년부터 10년 동안 전통시대 천문학 연구에 정력을 바친 결과물이다.

천문학을 역사와 결합한 이 작업은 높은 신빙성을 부여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그가 프린스턴대에서 우주론 분야의 연구로 학위를 받고, 캐나다 토론토대의 이론천체물리연구소 객원교수로 일했다는 이력 때문만은 아니다.

저자는 국내 역사학계의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그간 존재하지 않다시피한 고천문학(古天文學)과 천문역사학이란 영역을 자리매김하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는 성실함도 높이 사야 하겠기 때문이다.

부제가 시사하듯 이 책은 천문기록에 담긴 한국사의 수수께끼를 천문학자다운 탐구심으로 접근하고 있다. 특히 한국사의 가장 큰 논쟁이라 할 수 있는 단군조선의 사실성 여부를 천문학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저자는 역사학계에서 후대에 조작된 것으로 논란만 되고 있는 '단기고사'(檀奇古史) 등의 역사책이 과연 조작된 것인가 아닌가를 엄밀한 과학적 방법으로 밝혀내고 있다. 천문현상은 수천년 전의 현상도 정확히 추적할 수 있고 따라서 사서의 신빙성까지를 판별해 낼 수 있다.

저자는 '단기고사' 등에 기재돼 있는 오행성(五行星) 관련 기록과 썰물 기록을 분석해 이들 천문현상이 허위가 아닌 실제 일어난 것으로 결론짓고 있다.

이러한 견해를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단군조선의 기록을 신화가 아닌 역사적 사실이라 주장한다. 또한 '삼국사기'(三國史記)에 등장하는 일식 기록을 추려내 '삼국사기'의 천문기록이 중국의 기록을 베낀 것에 불과하다는 일본 학자들의 견해를 반박하고 있다.

삼국시대 일식이나 홍수 기사 등에 대한 객관적이고도 과학적인 연구는 그동안 천문학 자료를 등한시해 온 역사학계에 새로운 견해를 제시해주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다만 신라의 일식 최적 관측지가 양쯔강 유역, 백제는 발해만 유역으로 나타났다 해서 삼국의 강역이 중국으로 넓혀질 수 있음을 조심스럽게 추정하고 있지만 좀더 논리적 근거가 필요하다. 천체관측과 같은 중요한 일은 수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상식이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이다.

그러나 과학적 데이터는 마치 사회학적 통계의 오류처럼 한 그루의 나무로 숲 전체를 설명하려는 함정에 빠질 수도 있게 한다.

천문기사의 분석 자료만 가지고 신라를 비롯한 초기 삼국의 강역을 중국 지역으로 비정하는 것은 다른 사료와 비추어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현재로서는 천문학과 역사를 결합하는 저자의 열정이 역사적 설명을 토대로 향후 한국 고대사의 일부가 다시 쓰이기를 기대할 따름이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청동기시대 고인돌에 새겨진 별자리를 통해 한국의 독자적인 천문학이 있었음을 소개해 과거 우리 역사에도 빛나는 천문학이 있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전통시대 한국 천문학 관련 서적이 드문 상황에서, 드물게 보는 천문학서란 점 외에도 산뜻한 표지와 내용 중간의 선명한 사진, 그리고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수께끼 풀이식의 설명 방식 등이 어우러져 단연 눈길을 끈다.
20021122 / 정성희(한국정신문화연구원 책임연구원)

**

박창범 교수의 글을 확대해석하고 마치 과학적 사실이 대륙삼국을 인정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대륙삼국론자들의 입장일 뿐입니다.

매년 열리는 역사학대회(올해는 5월 20일과 21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립니다)에서 작전도에 과학사부 발표에서 이문규 박사가
"현대 천문학을 이용한 역사 해석에서 나타나는 문제 - 박창범 교수의 고대 천문학사 연구에 대하여" 라는 반론을 제기한 바가 있습니다.

나는 작년에 이 발표를 들었고, 이문규님과 박창범 교수의 토론문도 갖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찾으면 한번 정리를 해서 올려보겠는데,
내가 그날 본 박창범 교수는 한번도 최적관측지가 한반도가 아니라고 해서 삼국이 대륙에 있다거나, 역사가 어찌 되야 한다는 주장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박창범 교수는 삼국사기의 사료 신뢰성이 높다는 발언 정도만을 했지요.

문제는 정성희 박사의 지적처럼 데이타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문제입니다. 즉 과학적 결과물의 해석을 어떤 시각으로 해석하느냐는 문제이지요. 대륙삼국론자들은 서둘러 자신들의 관점에서 해석하여 전가의 보도처럼 받들지만, 객관적인 입장으로 볼 때는 그 자료들이 어떻게 삼국에서 전해졌는가, 또 데이타의 수량이 적은 만큼, 일부 데이타의 삽입(자체 기록이 아닌 다른 기록)에 의해 결과물이 달리 나왔을 가능성 등등 많은 해석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것입니다.

이문규 박사가 그날 토론을 마치며 나오면서 박창범 교수의 연구가 문제가 아니라, 그 연구를 특정방향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의 비학문적인 태도가 문제라는 요지의 발언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서둘러 박창범 교수의 연구를 비판했던 것이지요.
이문규 박사의 비판은 천문연구 자체가 아니라, 해석의 문제가 주였던 것입니다.

나에게도 시간이 주어진다면 박창범 교수의 연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서 연구해보겠지만, 그 정도까지 시간을 낼 여력은 지금은 없습니다.

최적 천문관측지가 곧 영역은 아니며, 그것이 우리 역사 전체의 흐름까지 바꿀 정도는 아닌 것입니다. 백제의 경우는 나 역시 대륙 동해안에 영토를 갖고 있었다고 보며, 고구려는 부여문제와 관련지어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신라의 경우는 초기와 후기가 확연히 관측지가 구분되는 만큼, 천문관측집단, 또는 신라 세력의 이동 문제와도 관련지어 볼 수도 있습니다. 해석의 문제는 앞으로 많이 열려 있는 것입니다.
특정방향으로 하나로만 해석할 수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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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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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대륙백제 | 작성시간 04.05.28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마지막 부분에 신라의 초기와 후기의 이동부분에 대해서는 추측만 할분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할듯합니다...그리고 박창범교수연구결과물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나올수있는 가장 첫번째 시나리오가 바로 대륙백제론이라고 봅니다..
  • 작성자대륙백제 | 작성시간 04.05.28 일식 최적 관측지가 반드시 수도나 그나라의 주요거점이 아닐수 있다는 주장에는 이런 반론을 하고 싶습니다..지나족예를들면 당나라같은경우 수도인 서안(장안)에 최적관측지가 나타납니다..지나족의 일식기록을 같이 검토해보면 일식관측은 거의 수도나 주요거점지에서 실시하는것으로 판단하는것이 순리라고 보여집니다.
  • 작성자대륙백제 | 작성시간 04.05.28 백제초기의 일식기록이 발해만으로 나타나는데요..백제초기 거점이 실제로 발해만과 산동반도라고 추정할수 있는 매우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우리조상들의 천문관측은 사실 지나족에 비해 전혀 뒤쳐지거나 떨어지지 않습니다..오히려 레벨(수준)이 높지요..
  • 작성자대륙백제 | 작성시간 04.05.28 백제초기 고구려에서 멀리떨어져나가 반도남부에 자리잡은것이 아니라 발해만근처에 자리를 잡았다고 봐야 합니다..
  • 작성자대륙백제 | 작성시간 04.05.28 마치 해석에 있어서 상당한 상식적 해석을 함에 있어 그것의 조그만한 오류에 대한 반론으로 그것에 대한 결과를 부정하는 것은 글쎄요..같은 기준을 반도백제설에 적용하면 아마도 수많은 비정들을 대부분 철회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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