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기후위기 관련 강의가 네 번 진행되었다.
김희정 선생님이 올려주신 여러 가지 자료와 수업 시간에 나누는 이야기들이 나에게 자극을 준다. 그전에는 걱정만 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실행으로 옮기는 힘이 생긴다. 나의 작은 변화들을 정리했다.
1. 미세먼지
나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니 분명 미세먼지 배출원의 일부분이지만 가까운 곳에 갈 때는 지하철이나 버스도 자주 이용한다는 위안을 하곤 했다. 그런데 최근에 내 행동이 얼마나 앞뒤가 맞지 않는지 깨달았다.
“바쁘다 바뻐”를 입에 달고 살면서 건강을 위해 어떻게 해서라도 하루에 한 시간은 짬을 내어 걷는 운동을 한다. 가족들과 나의 일정을 요리조리 짜맞춰가며 일주일에 적어도 닷새는 산책로로 달려 나간다. 그런 반면에 날마다 악기연습실에 갈 때는 차를 갖고 간다. 시간을 조금이라도 절약해보겠다는 저울질의 결과이다.
며칠 전에 걸어가 보니 건널목 신호등 대기 시간을 포함해도 15분이면 충분한 거리였다. 사실 빨리 가겠다고 차를 운전하고 간다고 해도 일 분만에 슝 날아가지는 못한다. 신호대기도 해야 하고 주차공간을 찾느라 솔찬히 시간을 쓰기 때문에 대략 10분정도 걸린다. 걷는 시간과 비교하면 왕복 10분이 절약된다. 한 시간을 걷기 위해 10분을 절약하고 25분 걷기를 포기하는 셈이다. 이렇게 글로 정리해보니 초등학교 저학년도 갸우뚱할 만한 어리석은 계산을 하며 살고 있었다. 이제 연습실에 갈 때는 간편한 운동복에 운동화를 신고 집을 나선다. 걸어서 오고 가기에 더해 연습이 끝나고 시간 여유가 있으며 곧바로 한 시간을 더 걷고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혹시 일정이 꼬이거나 일이 많아 운동시간을 만들지 못해도 30분 정도는 걸었으니 마음에 위안이 되기도 한다.
2. 대기 전력
데스크탑 컴퓨터와 프린터 전원코드를 꼽아놓은 콘센트를 살펴보니 이미 중간차단 장치가 있는 연장선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도 차단스위치 사용을 잊었다. 있던 장치를 쓰기 시작하기는 아주 쉬운 실천이다. 그동안 이런 작은 행동조차 하지 않던 내 자신을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 친정어머니가 육개장을 끓여놓고 딸들을 부르셨다. 점심 준비를 함께 하다 보니 전기밥솥에서 다 된 밥을 그릇에 퍼놓은 후에도 그냥 보온 상태로 놔두는 현장을 목격했다. 그동안 여러 번 보고도 별 문제의식 없이 지나쳤다는 게 솔직한 설명이다. 이렇게 놔두면 쓸데없는 전기가 많이 쓰인다고 알려드렸더니 그런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콘센트가 깊이 붙어있어 코드를 빼어놨다가 사용할 때마다 꽂기가 아주 불편하다고 하셨다. 딸들이 나서서 차단기능이 있는 콘센트를 찾아보았지만 여유분이 없어 내일 사오시겠다고 했다. 인증샷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3. 남은 물건 나눠쓰기
물건을 쌓아두고 사는 습관도 에너지 낭비와 연결된다는 수업내용에 뜨끔했다. 당장 필요한 물건은 아니지만 언젠가 쓸모가 있을 것 같아 쟁여놔야 마음이 놓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나는 알미늄 호일이나 랩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한 개 사서 이삼 년 정도 쓴다. 그런데 거래하는 은행에서 얼마 전부터 사은품으로 이런 일회용품을 여러 개 주기 시작했다. 모아놓으니 싱크대 서랍 하나 그득하다. 썩는 물건 아니고 가끔 사용하더라도 있어야 요긴하니 그냥 모아두기만 했다. 환경에 피해를 주는 용품을 쌓아놓고 살다니! 알트루사 사무실에 갖고 가면 필요한 모람들과 나눠 쓸 수 있다고 생각해서 종류별로 한 개씩만 남겨놓고 쇼핑백에 담아놓았다.
그리고 은행 담당직원에게 일회용품으로 사은품을 마련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그렇지 않아도 그런 피드백을 여러 번 받아 이제는 다른 상품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한다. 내 주위에 실천하는 이웃이 적지 않다는 확인이 되는 순간이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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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희정농부 작성시간 20.10.18 와우 와우~~~
선생님~ 고맙습니다!!!!!!!
이렇게 섬세하게 하나하나 작성해주셔서 더 감사합니다. 우리의 실천이 핵없는 사회, 화력발전소는 물론 미세먼지도 없는 사회로 한 발짝 더 가까워집니다!!!! -
작성자문은희 작성시간 20.10.18 좋습니다. 따라하기도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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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지은 김 작성시간 20.10.19 글에서 1시간 걷기위해, 10분을 절약하고, 25분걷기를 포기한다. 재미있는 정리라고 생각되요. 이런 정리를 읽는 기쁨이 있어요. 제가 스스로는 그런 정리를 안해서 선생님글을 읽을 때만 느끼는 기쁨이네요.
저는 지난수업 이후 티비 셋업박스전원을 끄고, 플러그를 빼두었어요. 거기에 브라운관은 그냥 두었다가 오늘 글 읽고는 브라운관 플러그도 뺐어요. 두개의 플러그 중 하나에는 종이견출지로 표시해두기도 하고요.
베란다 오븐, 전자렌지, 에어프라이기 모두 빼두고, 에어프라이기에는 견출지로 표시해두고요. 음식관련 전자제품이 꽤 많지요? -
작성자진선 작성시간 20.10.19 선생님글을 읽으니 자극이 되어요~~
저도 남은 물건 나눠쓰기, 대기전력줄이기 실천하겠습니다~^^ -
작성자유선희 작성시간 20.10.25 큰 실천들처럼 느껴집니다.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사음품에 대한 문제를, 직접 제안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도 낮에 어디서 주문했더니 콜라가 서비스로 왔어요. 우리집은 먹을 사람도 없는데.요즘 그 콜라들을 모아서 다시 싸게 파는 사람들까지 등장했더라고요. 길에서 나눠주는 전단지 한장까지 일일이 비닐포장하는 문제, 교회나 부동산업체에서 공짜로 나눠주는 물티슈나 휴지 수세미 같은 일회용품의 문제도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