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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자유게시판

역설적이게도 원효가 지었다는 절 치고 원효가 창건한 절은 아무데도 없다.

작성자The west|작성시간24.05.29|조회수380 목록 댓글 2


원효 스님은 중국에 유학하지 않았다. 그런데 유학을 다녀와 명성을 날리던 수많은 고승들을 일심사상으로 다시 지도하고 인도하셨다.

금강삼매경의 독자적 법문과 해석은 원효 스님에게 용이 여의주를 얻은 것 같은 획기적 사건이 되었다. 이런 일화 때문에 원효 스님의 명성은 전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특히나 귀족 계급에 들지 못한 피지배층에 있는 사람들이거나 형편에 의해 유학을 가지 못한 토속 승려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다 보니 도읍이 아닌 촌락 쪽에서는 원효 스님을 벤치마킹한 사찰들과 신행 단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원효라는 이름을 걸고 사찰을 건립하기 시작했다. 전국 각지에 원효 스님이 지었다는 대부분의 사찰들은 전부 다 이렇게 건립된 것이다.

여기서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그분이 주로 움직이셨던 경주 도읍에는 원효라는 이름으로 지어진 사찰이 없다는 사실이다. 모두 다 왕성에서 일정 정도 떨어진 촌락이거나 변방에 원효라는 이름의 절들이 산재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가 원효대사가 지은 사찰이다, 원효대사의 행적을 간직한 사찰이다 하고 말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원효성사가 원하는 것은 중생들을 이고득락시키는 것이다. 그분이 말씀하시고자 했던 법문과 실행하고자 했던 보살행이 계속해서 그곳에서 나오지 않는다면, 앞으로 그 사찰은 전설 속의 장소로만 남아 있게 될 뿐 그 외에는 아무런 내용도 없다는 것이다.

명예와 부유함은 세속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다. 출가인은 모두 다 원효 스님의 행적을 따라가야 한다. 그분은 평생 어떤 직함 하나 가진 것 없었고 특별히 무엇 하나 얻은 것 없이 오로지 중생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다가 가셨다. 그것이 대승불교의 수행이고 요지인 보살행이다.

사찰 건물만 웅장하게 짓는다고 해서 불교가 흥하는 것이 아니다. 건물이 초라해도 그 속에 생사를 벗어나게 해주는 명약이 들어 있다면 그 명약을 찾아 인연 있는 사람들이 줄을 지어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포장지만 그럴싸하게 꾸며놓고 그 속에 들어 있어야 할 열반약이 없다면 사람들은 지금처럼 시끌벅적하게 구경만 하고 돌아갈 것이다.

이 사찰은 역사가 수천 년을 넘어간다는 자랑은 역사학자나 문화재 관리인들이 하는 소리로 충분하다.

불자들은 오로지 그 속에 들어 있는 열반약이 얼마나 신선하고, 그것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얼마나 믿을 수 있는 분들인가에 더 큰 관심이 있다.

혹시 오랜 세월을 거쳐 오면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변질된 약을 가지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심도 사실 떨칠 수가 없다. 그런 약을 오랜 전통이라는 명분 아래 잘못 받아먹다가는 도리어 덧나거나 위험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여하튼 간에 외형보다는 내용물인 열반약이 신선하게 쏟아져 나오는 그런 사찰이 되어야 시공을 뛰어넘는 원효스님의 보살행을 속 깊게 만나볼수 있을 것이다.


♧♧♧

원효성사는 1,400년 전에 이미 말세의 스님들이 어떤 것을 추구하는지 예측하셨던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강력한 메세지를 우리에게 던져줄 수 있을까. 가슴에 태산 같은 돌덩이가 굴러와 박히는 느낌을 받는다.


출처:발심수행장 열강기_공파스님_불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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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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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The west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29 6일전 한국경제신문에 의하면,

    말레이시아에 이어 싱가포르에서도 '뉴진스님'으로 활동하는 개그맨 윤성호의 DJ 공연이 불교계 반발에 가로막혀 스님이란 호칭 빼고 종교색 없이 공연을 한다고 합니다.

    싱가포르 내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우리 불교계에 모욕적인 일"이라며 "이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불교연맹(SBF)은 싱가포르 당국에 "뉴진스님은 승려가 아니므로 승복을 입고 공연해서는 안 된다"며 "관계 당국은 불교 신자들에게 당혹감을 주지 않기 위해 공연을 허가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고 합니다.

    원효성사의 염생사고 구열반락의 락은 어디가고
    개그맨의 부캐 뉴진스님의 극락도 락이라는 EDM이 당당하게 울려퍼지는 나라.

    우리는 참으로 부끄러운 후손들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_()_
  • 작성자도토리키재기 | 작성시간 24.05.29 "원효성사가 원하는 것은 중생이 이고득락시키는 것"

    이렇게 전하고자 하는 깊은 뜻들이 왜 이리도 퇴색되고 왜곡되는지 아쉽습니다.

    생각의 시야를 돌려봐야 할텐데 ~

    글 올려주셔서 다시 감사드립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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