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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묵상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마음으로 아는 것 - 윤정현 신부

작성자석류|작성시간10.06.29|조회수114 목록 댓글 2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마음으로 아는 것

 

 

                                                                                    윤정현 신부 (그레고리, 청주 수동교회)

 

우리는 오감(시각, 청각, 미각, 촉각, 후각)을 통해서 머리로 경험하고, 이해하며 사물의 상황을 판단하고 나름대로의 자신의 입장을 결정한다.

자신의 판단과 입장, 사물을 보는 관점은 주위의 환경과 교육의 정도, 자라온 배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그래서 누구나 자신의 아집과 편견을 가지고 산다.  

어떨 때는 경험한 상황과 지역적 성향에 따라 왜곡된 이해를 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해, 판단, 추론 등의 기능이 객관적이지 못하게 하는 편견을 제거하기도 한다.

헛되고 무익한 생각과 자기의 사고과 견해, 의지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을 피하려고 한다.

이렇게 오감을 통해서 경험되고 이해되는 것은 대부분 머리로 판단되고 결정된다.

프란시스 베이컨(1561-1626)은 편견에서 오는 것을 하나의 우상이라고 하였다.

베이컨은

 

종족의 우상 (인간이라는 종족 그 자체에 뿌리박고 있는 편견),

동굴의 우상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편견),

시장의 우상 (사람들이 서로 접촉하고 교류하면서 생기는 편견),

극장의 우상 (철학의 다양한 학설과 그릇된 증명방법 때문에 사람 마음에 생기는 편견)

 

을 제거해야 바른 판단을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객관적인 생각과 견해, 의지 등은 머리로 이해하고 판단된다.

그러나 하느님 체험은 경험하는 주체가 보이지 않는 어떤 대상, 설명할 수 없고,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우리의 오감의 영역을 넘어서 초월적인 것과 접촉한다.

영적인 하느님은 무한하고 이해될 수 없는 하나의 신비이기에 말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의 머리로 생각하고 판단, 추론하여 이해하는 것으로는 하느님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가 없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면 무엇으로 이해할 수 있는가?
신비체험가들이나 선사들은 마음으로 이해한다는 말을 사용한다.

이들은 머리로 아는 것과 마음으로 아는 것이 다르다고 말한다.
그러면 마음으로 아는 것, 즉,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은 무엇일까?

오늘 복음말씀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가 생각을 바꾸어 어린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하늘 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은 자신을 낮추어 이 어린이와 같이 되는 사람이다.

또 누구든지 나를 받아 들이듯이 이런 어린이 하나를 받아 들이는 사람은 곧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다”(마태 18:3-5).  

어린이의 마음이란 겸손하고 자기를 낮추는 마음을 의미한다.

겸손한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서는 제일 높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겸손을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

대체로 이렇게 본문을 해석한다.

이러한 해석은 ‘어린이의 마음을 머리로 아는’경우라고 말할 수 있다. 머리로 알고 이해하더라도, 마음 자체는 그 전과 같이 계속 교만하다면 겸손을 이해하고 아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사려 깊은 사람들은 이렇게 머리로 이해한 것을 행동으로 겸손해지려고 무진 애를 쓰지만, 마음은 머리가 알고 이해하는 것을 즉각 고분고분하게 들어 주지는 않는다.

마음까지도 겸손해지려면 오랜 묵상과 수련을 거쳐야 한다.

그러면 어린이의 마음을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그것은 머리와 마음 속으로, 곧 인간 전체로서 깨닫는다는 뜻이다.

하느님 나라에 관한 복음을 겸손하게 귀담아 들으며 순순히 받아들이고 온 ‘몸’으로 그 나라에 들어감을 의미한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다는 것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아들과 딸이 되는 것이므로, 온 ‘몸’이 겸손해질 뿐만 아니라, 매양 천진난만한 사람이 되어 무슨 일에나 마음의 문을 열고 받아들이게 된다.

 

어린이의 마음을 가진다는 것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갓난아기 같은 상태의 마음을 가진다는 뜻이 아니다. 어린이의 마음이 되려면 머리로 이해하고 집착하는 모든 것을 버리고, 편견이 없는 무(無)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온 몸으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상태, 무(無)의 상태에서 알고 이해하는 것을 몸으로 아는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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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무간도 | 작성시간 10.11.14 위와같이할려면제가무엇을어떻케해야됩니까
    쉬운말씀으로하여주십시요읽고난후
    막막한맘이더욱생깁니다
  • 작성자그러함 | 작성시간 10.11.19 카페지기로 부터 이야기를 듣고 몇 자 적습니다. 사려 깊은 사람들은 머리로 이해한 것을 행동으로 겸손해지려고 무진 애를 쓰지요. 그러나 마음은 머리가 알고 이해하는 것을 즉각 고분고분하게 들어 주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음까지도 겸손해지려면 오랜 묵상과 수련을 거쳐야 합니다. 하느님과 늘 동행하며 하느님과 친밀한 교제를 통해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는 사람은 아집과 편견의 아상을 내려놓게 됩니다. 그러면 나라는 존재가 사랑의 존재가 되어 하느님 말씀대로 살아가게 됩니다. 사랑의 화신이 된 거지요. 곧 지식과 행동이 하나가 되는 삶, 지행합일이 되는 삶이 됩니다. 이 때부터는 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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