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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야기들

지장경 기도 후 연잎밥 식사

작성자각혜행 覺慧行|작성시간21.05.15|조회수697 목록 댓글 24

지극한 마음으로 삼보께 귀의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지장경 독경 마치고 나서 연잎밥으로 아침 겸 점심을 먹었습니다

 

두 시간 걸리는 독경을 마치고 나면 

밥 차려먹는 게 힘겨울 정도로 체력이 소진되는데...

냉장고에 먹을 것이 있어도 힘들다 싶을 땐

편의점에 가서 샌드위치 햄버거 같은 걸 사다 먹기도 하거든요

기껏 지장기도 하고서

고기가 들어있는 버거 같은 걸 먹자니

그럴 때마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 매번 자괴감도 들었는데

오늘 마침 인터넷에서 고추장이랑 함께 산 연잎밥이 택배로 도착을 했어요

기도 끝나고 찜통에 쪄서 먹어봤는데 맛있었습니다

 

컴퓨터로 황혜음의 대길상천녀주를 틀어놓고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갓 찐 연잎밥을 펼쳐 먹는데...

연잎에서 피어오르는 싱그런 향이랑

집 안에 울려퍼지는 아름다운 대길상천녀주의 음향이랑

마치 저희 집이 잠시나마 극락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연잎밥도 절에서 스님들이 만드신 걸 산 것이라

기도 마치고 먹기에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잎밥 홍보 아니고요... ^^

 

저는 요즘 약간 시련의 시절을 보내고 있어요~

무상, 고, 무아의

무상과 고는 언제나 절감하지만

(무아는 잘 모르겠어요...)

이번에 집 안 곳곳 설비들이 차례로 돌아가면서 고장나고 수명을 다하는 통에

무상과 그로 인한 고는 더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예전에 제가 올린 글에서 주방 싱크대 절수기 수전 고장 건을 쓴 적이 있었잖아요

그 이후로 날짜를 정해서 화장실 세면대 수전을 수리했고

(그때도 지난 번과 비슷하게 빨리 수리받았어요)

며칠 전에는 주방 천장 스프링클러가 누수되는 바람에

현재 저희 집 주방 천장은 구멍이 나 있는 상태입니다...

앞으로도 핸드폰이나 냉장고 등 

교체가 필요한 것들이 줄을 서 있어요

어차피 올해 신년 계획 세우면서

오래된 것들을 새 것으로 바꾸는 목록을 짜놓은 상태라

마음은 준비하고 있지만

뭔가 소진되고 채워놓고 하는 게

요즘은 번거롭고 싫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떨 땐 먹을 것 사러 가는 것도 귀찮아요

그렇게 좋아하는 먹을 것들인데도요...

빨리 이 유위법의  세계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게 다가 아니고요

요즘 저희 집 근처에서 노조 시위가 있어서

아침 9시가 되기도 전부터 확성기로 

오전 내내 몇 시간을 계속 민중가요를 틀어놓고 있는데

소리가 어찌나 큰지...

머리가 아프고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예요

이것 때문에 오전에 맑은 정신으로 있기도 힘들고

신문기사도 제대로 못읽겠어요

이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지난 3월부터 쭉 이어진 거라

소음에 시달린 지 몇달째입니다

이젠 날이 더워져서 창문도 열어놓고 싶은데

소리가 어마어마하다보니... 곤란한 상황

 

그리고 이게 단순히 소리가 크기만해서 괴로운 것이 아니고

민중가요 노동가요라는 게 

노래 자체에 한과 분노

그런 에너지가 상당히 많아서

들으면서... 제 마음이 충격파를 받는 게

더 심한 거라는 걸 알았습니다

저도 아주 오래전 대학 시절에 많이 불러봤던 거라 익숙한 건데도

불자가 되고 나서 불법 안에서 살다 보니

노래에 들어 있는 부정적인 분노의 에너지가 몸으로 마음으로 느껴져서

요즘 컨디션이 아주 좋지 않아요

(정치적 견해 상관없이 노래 자체의 에너지만으로 힘듬)

 

올해의 지장경 기도는 100일을 넘겼는데

하기는 하는데 일찍 일어나지도 못하고

지난 주에는 3일이나 연속으로 기도를 못했어요

오늘 겨우 말 안듣는 몸을 다그쳐서 기도 이어갔습니다

 

모든 것은 조건이 사라지면 또 없어지는 것이라

때가 되면 이 불편함도 없어지겠지 하고 인내하는 중입니다

 

이뿐 아니고...

이번 달부터 상속세 관련해서 세무조사를 받는 기간이라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상태인데

(누락된 세금이 나오면 얼마를 추징당하게 될지

당장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하지는 않을지 등등)

시위 소리 때문에 정신이 안정이 안되니까

몸도 마음도 좀  힘듭니다

 

제가 제 사주는 간략하게나마 볼 줄 아는데

세무조사 통지 받은 날이 임진월(4월) 신축일이었어요

올해가 신축년

신축년 신축일

이렇게 특정 글자가 반복되는 날은 뭔가 이벤트가 있는 날일 확률이 놓은데

등기우편 받아놓고 

사주는 정말 무시를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작년부터 결심한 게 있었는데

더는 다른 사람 사주도 봐주지 않고

내 사주도 일진도 연연하지 않고 살아보리라는 것이었어요

제가 사주명리 지식을 통해 불법에 관심을 갖게 되기도 했었고

운로를 알면 세상을 사는 데 분명 편리한 점이 있는 건 맞는데

불법 공부를 조금씩 해가면서

정해진 사주의 틀에 맞춰서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이

결국은 이렇게 될 거다~ 하는 단단한 틀을 스스로 만들어 놓고

그 틀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것 같아서 

고정관념을 깨고 유신견을 타파하는 데 도움 안되는 면 등등

지금은 불교 공부 진도 나가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것 같아서

 

이젠 사주를 버리자! 라고 야심차게 마음을 먹었었는데...

그런데 그 의지가 무색하게...

디테일하게 정해진 것들을 도저히 피할 수가 없네요

우편통지 받은 날 꿈에

검은 뱀이 여러 마리 제 배 속에 들어 있고

그 중 한 마리를 입으로 토하는 꿈을 꿔서

이건 또 무슨 꿈인가 했는데

세무통지 우편물 받아놓고서 이게 그 꿈이구나 했습니다

신축년 신축일 글자 겹치는 거랑

제 꿈까지

이번에 어느 정도 세금으로 지출이 있는 건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무조사는 제가 무슨 잘못을 해서 받는 게 아니고요

상속세 부과 대상이 되면 누구나 한 번은 다 조사를 받게 된다고 합니다

처음 신고할 때 상속세를 자진신고 납세하긴 하는데

추후에 받는 조사에서 누락된 점이 확인되면

몇 년간 밀린 이자까지 해서 추징금을 내야 해요

 

엄마 돌아가신 지 햇수로 5년째인데

그 동안 절에 다니고 이것저것 바쁘게 살면서 잊고 있다가

이번에 세무조사 통지를 받고 보니까

이번 년도는 이 일을 끝내는 년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일을 잘 마무리짓고

뭐가 또 있게 될지 모르는 남은 날들을 또 살아가야 하는 것

 

세금은 일부러 회피할 생각은 없어요

세무 조사관들이 조사를 허술하게 할 리도 없고

저도 예전과는 달리

세금 누락 회피 등이 불자로서

오계를 범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어서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것에 해당됨)

내야 하는 세금은 잘 마련해서 내야 한다고 생각 중이고요

 

다만 이제부터 사주명리에 구속되지 않고 살겠다고 마음먹었는데도

돌아오는 월운이 갑 - 을 - 병 - 정이라

가을까지는 저에게 불리한 운세라서

몸과 마음 다 편치 않은 상태가 한동안 계속될 거라는 걸 스스로 알아서

미리부터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에 대한 스트레스를 중첩으로 받고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노조 시위 소음 문제도

이 갑을병정 라인에 한 몫 한다고 생각 중입니다

사람이 기신운이라고 하는 나쁜 운에는

평소와 달리 판단력이나 사고능력 등이 저절로 저하되어

자기도 모르게 최적의 선택 최상의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래서 결국 업에 끌려감)

요즘 시위 소음 때문에 머리가 맑지 못한 상태다 보니

기신운은 기신운이로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연잎밥 사진 올려놓고 이 무슨 상관없는 이야기인가 싶으실 것 같아

제 신상 하소연은 이쯤 하고요

지극히 제 개인적인 신변의 일이긴 하지만

요즘 서울 아파트 값이 많이 올라 있어서

전처럼 큰 부자들만 상속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 아니게 되었잖아요

저는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돌아가신 이후에 중요 등기 서류 같은 것도 못찾고 버렸을 정도로 경황이 없었는데

연로하신 부모님 계신 법우님들이나

서울에 아파트 보유하고 계신 분들은

상속이나 증여 부분을 지혜롭게 잘 대비하시고 처리하셔서

미래의 불편함을 미리 줄이시길 바랍니다

세금을 적게 내려고 애쓴다기보다는

미리 세법 같은 걸 알아둬야

억울한 일도 안 생기고

불필요한 손해도 안 볼 것 같아요

 

그래도 오늘은 토요일이라

노조 시위가 없는 날이거든요

모처럼 세상이 조용한데...

좋아하는 황혜음의 아름다운 대길상천녀주가 집 안에 울려퍼지고

마음에 꺼릴 것 없는 고기나 생선 한 점 없는 사찰 연잎밥

연잎의 향긋함...

지장경 독경 마친 이후라 마음도 차분한 상태에서 먹는 점심식사가

그렇게 감사하고 평온하고 좋았습니다

반복이지만, 잠시 저희 집이 극락으로 통하는 것 같았어요

 

기도 마치고 먹은 연잎밥 한 입에

좋은 음식을 만들어주시는 스님들이나

한결같이 보살펴주시는 불보살님들께 감사한 마음이 일어났고

 

살면서 해결해야 하는 크고 작은 번거롭고 귀찮은 일들은 끊임없이 밀어닥치지만

그에 휩쓸려서 떠내려가지 않고...

불법의 빛을 붙잡고

삼보께 의지하며

열심히 살아가야지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늘도 글이 길었습니다

원래는 연잎밥 사진만 올리고 짧게 쓰려는 생각이었는데

또 이렇게...

별 내용 없는데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아쉽지만 이번 부처님 오신날 법회엔 못가요

불자로서 참 태도 불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법당에 못가도 온 세상이 다 법계고

모든 곳에 부처님이 계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못가지만...

참석하시는 모든 분들께 불보살님의 크신 가피가 내려지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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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도경 | 작성시간 21.05.16 법우님~
    매일 일상을 불보살님들을 오롯이 느끼며 지내시는 불심과 공부를 많이 하셔서 깊은 식견으로 불교에 대한 이해를 갖고계시는것 수희 찬탄합니다.
    법우님의 글은 한번만 읽을 수 없습니다!
    같은 공부를 해도 인지능력에 따라 깊이와 이해가 참 다르군요~
    꿈으로 많은걸 체험하는 맑은 마음도 찬탄합니다.
    연잎밥을 맛있게 드셨다니 저도 먹고 싶었어요^^ 대신 유투브로 아름다운 독경소리를 들었어요.
    더 자주자주 법공양 해주시고요^^
    불보살님들의 가피로 세무조사 가볍게 넘기시고 가피글 올려주실거라 믿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법우님 무량대복 받으시길 늘 발원합니다.
    아미타불 ()()()
  • 답댓글 작성자각혜행 覺慧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5.16 언제나 댓글로 격려해주시는 도경 법우님~
    반갑습니다 ^^
    맛난 연잎밥을 저만 먹어서 죄송해요 ^^
    기도 끝나고 고기종류 음식 먹게 되면 죄책감이 있었는데
    고기가 없는 사찰 음식을 먹으니까 마음에 걸리는 게 없어서 정말 좋더라구요
    맛 자체도 좋았지만~
    그리고 법우님, 죄송하지만 법우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좀 있어요
    깊은 식견! 이거... 절대 아니고요
    시기적으로 따져봐도 제가 도경 법우님보다 불자가 된 년수가 적을 거예요
    아는 것도 별로 없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본적인 불교 용어도 거의 몰랐어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불교뿐 아니라 다른 부분에도
    늘 박학다식이랍니다
    넓을 박 아니고 얇은 박이요~~
    두께가 아마 1mm도 안되는 얕은 지식들뿐인데
    도경님께서 좋게 봐주셔서 칭찬도 해주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수준은 제가 참 잘 알아서~~
    얼마 전에도 인등에 대한 것도 인터넷 검색해보고 올렸어요
    불교지식 쪽은 정말 아마 불교 유치원 다니는 어린이보다도 못할 거예요
    그래도 이렇게 응원 격려해주시는 법우님 덕분에
    모자란 상태에서도 용감하게 글 씁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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