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좋은 글, 좋은 시

어머니의 물감상자 ... 강우식

작성자가을하늘처럼|작성시간26.06.14|조회수54 목록 댓글 2

 



어머니의 물감상자 / 강우식





어머니의 물감상자 ... 강우식


어머니는 시장에서 물감 장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물감 장사를 한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온갖 색깔이 다 모여 있는 물감 상자를 앞에 놓고
진달래 꽃빛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진달래 꽃물을
연초록 잎새들처럼 가슴이 싱그러운 그리움을 담고 싶은 이들에게는 연초록물을,
시집갈 나이의 처녀들에게는 쪽두리 모양의 노란 국화꽃 물을
꿈을 나눠 주듯이 물감 봉지에 싸서 주었습니다
눈빛처럼 흰 맑고 고운 마음씨도 곁들여 주었습니다
어머니는 해종일 물감장사를 하다보면
콧물 마저도 무지개빛이 되는 많은 날들을
세상에서 제일 예쁜 색동저고리 입히는 마음으로 나를 키우기 위해
물감 장사를 하였습니다
이제 어머니는 지상에 아니 계십니다
물감 상자속의 물감들이 놓아주는
가장 아름다운 꽃길을 따라 저 세상에 가셨습니다
나에게는 물감 상자 하나 만 남겨놓고 떠났습니다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어머니가 그러했듯이
아이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운 색깔들만
가슴에 물 들이라고
물감 상자 하나만 남겨 두고 떠났습니다





아  트  힐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돌고 돌아 | 작성시간 26.06.15 어머니의 물감상자

    아름답고 그리운 부모님의 췌치가 뭉쿨뭉쿨 글속에 넘쳐납니다
    백번 천번 되뇌여도 보고푼 부모님
    불효라 서울에서 천리길에 모셔진 부모님 영정 -- 달려가고싶고
    비석을 끌어안고 울고싶도록 사무치게 그리워요
    저의 어머니는 유년시절 앞뜰과 동구밖 언저리에 활짝핀 봉숭화
    따서 조약돌로 꽃잎으깨고 백반섞어 봉숭아잎에 싸서 손톱에 실로
    매서 봉숭아물들인 추억이 기억에 남습니다
    엷은 붉은 봉숭아물 염색된 손톱이 이제사 어머니의 작은사랑의
    표증인것을 기억하네요
  • 답댓글 작성자가을하늘처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6 더위에 잘 지내셨어요. 돌아 님!
    더위는 한동안 지속될 터인데
    어찌 지내야 현명하게 보냈다 싶을까 궁리 중입니다.
    이 글은 오래전 누가 올린 글을 일고 좋아서
    제 공간에 저장해 놓았었지요.

    아무리 말해도 듣고 싶고 보고 싶은 부모님과의 추억...
    백반 넣고 봉숭아 으깨서 손톱 위에 얹고
    조심스럽게 자던 기억은 그 당시를 지내온 사람들은
    누구나 그리워하는 추억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옛 시절도 그립고 부모님은 더더욱 그립네요.

    좋은 시를 만나면 함께 공감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