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살고 계셨던 시어머님이 우리 집에 당분간 지내러 오셨다.병원에서 진찰을 받으셨는데 몸이 약해져서 얼마동안 편히 지내야 하신다는 말씀을 들었기 때문이다.
한 달 정도를 예상하고 오신 시어머님은 가방에 옷가지와 생활에 필요한 몇 가지 물품을 챙겨 오셨는데 어머님의 행색이 초라하게 느껴져 마음이 울컥했다.한창 나이 때는 젊고 예쁘셨던 것을 알기에 나이 드시고 아프시니 어쩔 수가 없구나 하는 마음 때문인지 애잔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며칠 후 세탁기를 돌릴 때였다.어머님께 빨래할 것이 있으면 달라고 하니 직접 손빨래를 하시겠다면서 한사코 마다하셨다.손목 쓰시면 안된다고, 젊은 사람도 손빨래는 힘이 드는데 무슨 말씀이냐면서 어서 옷 갈아입으시라고 가방을 열어 갈아입을 옷을 꺼내드렸다.
잠시 후 나는 어머니가 계시는 방을 잠깐 나와 있어야 했다. 가방 안에 든 어머니의 옷 때문이었다. 옷을 꺼내 드리려고 하나씩 찾으며 보니 쓸만한 속옷이 하나도 없는 것 아닌가. 겉옷은 그렇다 치고 속옷을 어쩌면 그렇게 낡을 때까지 입으셨는지 다 너덜거리고, 심지어는 너무 낡고 헤져서 기워 입으신 것까지 있었다.
속이 상하고 눈물이 났다. 몇 천원이면 사는 속옷인데 뭘 이렇게까지 아끼나 싶었고,그런 시어머니한테 그냥 화가 났다. 당신은 쓸 것 안 쓰고, 안 입고, 기워 입고하면서 자식을 거두셨지만 지금의 당신은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들자 같은 여자 입장에서 억울함 마져 들었다.
"어머니, 몇 천원이면 사는데 다 찢어진 것을 이렇게 바느질해 입으세요? 제가 사다 드릴 테니까 이젠 보송보송한 속옷 입으세요. 어머니는 이젠 그래도 돼요."하고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씀드리니,
"괜찮아. 속에 입는 건데 구멍 나면 어떠냐? 아껴 뒀다 애들 뭐 사줘라."하시면서 웃으시는 시어머니.
하지만 나는 어머니 말씀을 안 듣고 구멍 나서 몇번이나 기워 덧댄 팬티와 고쟁이 등을 몽땅 버렸다. 그리고 당장에 속옷가게로 가서 하얀색 팬티와 내복과 예쁜 속옷 등을 사 와서 푹푹 삶아 빨아 널었다.
'어머니, 이제부터는 몇 번씩 덧대고 기운 속옷 입지 마세요. 이제는 그러지 않으셔도 되고, 어머니도 좋은 속옷 입을 자격 있으세요'
빨랫줄에 널린 어머니가 입으실 깨끗한 속옷을 보니 그제야 내 마음이 좀 풀린 것 같다. 한 평생 자식들 거두고 모두가 그렇겠지만 앞으로는 어머니께 좋은 것만 골라드리는 자식이 되고 싶다.
(박일수 글)
한 달 정도를 예상하고 오신 시어머님은 가방에 옷가지와 생활에 필요한 몇 가지 물품을 챙겨 오셨는데 어머님의 행색이 초라하게 느껴져 마음이 울컥했다.한창 나이 때는 젊고 예쁘셨던 것을 알기에 나이 드시고 아프시니 어쩔 수가 없구나 하는 마음 때문인지 애잔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며칠 후 세탁기를 돌릴 때였다.어머님께 빨래할 것이 있으면 달라고 하니 직접 손빨래를 하시겠다면서 한사코 마다하셨다.손목 쓰시면 안된다고, 젊은 사람도 손빨래는 힘이 드는데 무슨 말씀이냐면서 어서 옷 갈아입으시라고 가방을 열어 갈아입을 옷을 꺼내드렸다.
잠시 후 나는 어머니가 계시는 방을 잠깐 나와 있어야 했다. 가방 안에 든 어머니의 옷 때문이었다. 옷을 꺼내 드리려고 하나씩 찾으며 보니 쓸만한 속옷이 하나도 없는 것 아닌가. 겉옷은 그렇다 치고 속옷을 어쩌면 그렇게 낡을 때까지 입으셨는지 다 너덜거리고, 심지어는 너무 낡고 헤져서 기워 입으신 것까지 있었다.
속이 상하고 눈물이 났다. 몇 천원이면 사는 속옷인데 뭘 이렇게까지 아끼나 싶었고,그런 시어머니한테 그냥 화가 났다. 당신은 쓸 것 안 쓰고, 안 입고, 기워 입고하면서 자식을 거두셨지만 지금의 당신은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들자 같은 여자 입장에서 억울함 마져 들었다.
"어머니, 몇 천원이면 사는데 다 찢어진 것을 이렇게 바느질해 입으세요? 제가 사다 드릴 테니까 이젠 보송보송한 속옷 입으세요. 어머니는 이젠 그래도 돼요."하고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씀드리니,
"괜찮아. 속에 입는 건데 구멍 나면 어떠냐? 아껴 뒀다 애들 뭐 사줘라."하시면서 웃으시는 시어머니.
하지만 나는 어머니 말씀을 안 듣고 구멍 나서 몇번이나 기워 덧댄 팬티와 고쟁이 등을 몽땅 버렸다. 그리고 당장에 속옷가게로 가서 하얀색 팬티와 내복과 예쁜 속옷 등을 사 와서 푹푹 삶아 빨아 널었다.
'어머니, 이제부터는 몇 번씩 덧대고 기운 속옷 입지 마세요. 이제는 그러지 않으셔도 되고, 어머니도 좋은 속옷 입을 자격 있으세요'
빨랫줄에 널린 어머니가 입으실 깨끗한 속옷을 보니 그제야 내 마음이 좀 풀린 것 같다. 한 평생 자식들 거두고 모두가 그렇겠지만 앞으로는 어머니께 좋은 것만 골라드리는 자식이 되고 싶다.
(박일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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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아목동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7.03.16 애벌레님의 맴을 저리게 해서 미안 합니다. 다른 분들은 감정이 없으신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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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물푸레나무 작성시간 07.03.16 공감 백배. 박수 짝짝짝!!! 칼날처럼 매서운 시어머니의 마음도, 봄날 햇살같은 친정어머니 마음도 자식을 향한 희생에서 나온 것이니 다를것 없네. 여기까지 와서야 그 뜻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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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송이 작성시간 07.03.16 3년전에 돌아가신 울 시할머님 생각나요..3일이 멀다하고 목욕시켜드리고 머리감겨 젤 발라 가는빗으로 빗겨 쫑쫑 땋아서 비녀 꽂아 드렸던..맨날 하얀 고무신 신고 손부 손 꼭잡고.. 봉사 잠시 갈라치면 따라 나서시던 꼬부라진 허리에 자그마하고 예쁘셨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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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아목동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7.03.16 송이님 오랫만에 오셨습니다.효부 송이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자주 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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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진달ㄹH 작성시간 07.03.16 시아버지 속옷도 엉망이신 분이 많으세요. 관심 좀 가져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