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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상담학]]심리적 문제의 발생원인에 대한 상담이론 개요 - 신경스님 -

작성자마하무드라|작성시간09.03.30|조회수745 목록 댓글 6

 

   심리적 문제의 발생원인에 대해서는 상담심리 이론들에서도 여러 가지 학설을 찾아볼 수 있으며 불교의 사상에서도 그 원인에 대한 교설을 살펴볼 수 있다 정신분석학적 이론에서는 인간에 대해 자아, 원초아, 초자아라는 세 가지 성격의 삼원구조이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여기서 각 성격들간의 갈등을 중재하는 자아의 힘이 약해질 때 심리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자아는 정신적 갈등에 대처하기 위하여 방어기제를 사용함으로써 무의식적 욕구나 추동들이 의식적 현실속에 분출하지 못하도록 제어한다. 방어기제에는 억압과 부인, 투사, 치환, 반동형성, 취소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어기제가 성공하였을 때는 심리적 증상이 발생하지 않지만, 방어기제마저 무너져 더 이상 자아를 방어할 수 없을 때 자아는 최후의 방어수단으로 심리적 증상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심리적 증상은 의식으로 분출되려는 무의식적 소망과 이를 저지하려는 자아의 최후의 방어 노력간에 타협이 형성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즉 타협이 형성됨으로써 무의식적 충동과 자아간에 새로운 힘의 균형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중심주의적 이론에서는 심리적 문제의 발생 원인에 대하여 조금 다른 이론을 주장하고 있다. 인간 스스로의 자율성과 존엄성을 인정하는 이 이론에서는 인간은 본래부터 실현경향성을 지니고 태어난다고 전제하고 있다. 이러한 실현경향성은 인간 각자가 자기를 실현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경향성으로 나타난다.

 

   또한 인간에게는 타인으로부터 존경받고자 하는 긍정적 존중에의 욕구가 있으며, 이에 따라 타인의 가치기준에 따라 자기개념을 형성하게 된다. 보통 이러한 가치기준은 가까운 성인이나 부모의 가치인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성장과정에서 어른들의 가치 조건에 부함하는 방향으로 자기를 형성해 나간다. 여기서 관건에 되는 것은 그러한 가치 조건들이 사람들이 원래 가지고 태어난 가능성과 잠재력을 실현하는 데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가인데, 가치조건과 실현경향성이 잘 조화를 이룬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결과를 낳고 궁극에는 자기를 실현할 수 있지만, 만약 가치조건과 실현경향성이 부조화한다면 개인은 심리적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개인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하고 외적으로 부여된 가치조건에 따라 살아가게 되면 자기개념과 경험간에 불일치가 생기기 쉽다. ‘여기와 지금’이라는 현상학적 장에서 경험되는 것들이 자기개념과 불일치되므로 결국은 부정된다.

 

   즉 인간중심적 이론에서는 인간의 심리적 문제가 스스로 타고난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견하지 못하고 외적으로 부여된 가치조건들에 맞춰 살려고 할 때 생겨난다고 하였다. 즉, 외적으로 부여된 가치 조건에 따라 형성된 자기 개념이 여기와 지금에서의 경험을 부정하고 왜곡하게 되면 심리적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것은 외적 가치조건에 의해 형성된 자기개념이 자기자신의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성장의 힘을 위축시키거나 약화시킴으로서 심리적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인지행동중심주의적 이론에서 인간의 심리적 원인에 대하여 정서적 문제를 유발하는 것이 생활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왜곡된 생각 때문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엘리스의 합리적 정서치료에서는 이러한 왜곡된 생각을 비합리적 신념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비합리적 신념이란 융통성과 현실성, 기능적 유용성을 벗어난 왜곡된 생각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항상 사랑과 인정을 받아야만 한다는 것이나, 반드시 유능하고 성공해야한다는 생각 등 무언가 항상, 반드시, 절대적이라고 하는 편견된 사고에 빠진 잘못된 신념들을 말한다.

 

   우울증 치료에 관심이 많았던 아론 벡은 엘리스의 합리적 정서치료보다는 좀 더 구체적이고 체계화된 이론으로 심리적 문제의 발생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아론 벡은 인간의 어떤 심리적 경향의 근저에는 자동적 사고가 깔려 있다고 보고 있는데, 그러한 자동적 사고가 부정적일 때 심리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의 경우 ‘자기에 대한 비관적 생각’, ‘앞날에 대한 염세주의적 생각’, ‘세상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라는 세 가지 인지삼제를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 자동적 사고의 좀 더 깊은 심층에는 우리가 어떤 사건을 경험하는데 있어서 부정적 사고를 자동적으로 유발하게 하는 흑백논리, 과잉일반화, 선택적 추상화, 의미의 확대 및 축소, 임의적 추론과 같은 인지적 오류가 자리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보다 더 근원적인 부분에는 다시 이러한 인지적 오류를 발생시키는 자기 나름대로 자기와 세상을 이해하는 틀인 인지도식이 자리잡고 있다. 이것은 세상을 인식하는 하나의 체계화된 지식 덩어리인데, 이것이 인지적 오류를 발생시키며 부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때 역기능적 인지도식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의 사랑없이 나는 행복해질 수 없다.’라는 생각이나 ‘사람들이 나를 애먹이려고 한다.’와 같은 잘못된 인지방식을 말한다.

 

   불교에서는 인간의 심리적 문제, 즉 번뇌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하여 갈애와 집착을 들고 있다. 갈애나 집착은 인간의 생리적이고 기본적인 욕구가 부정적으로 심화된 것으로 이러한 갈애와 집착은 심리적인 고통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갈애와 집착이 발생하게 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무명에 있다. 무명이란 제법무아, 제행무상의 현실을 모르는 무지함으로 내가 있다고 하는 생각이나 세상이 영원할 것이라는 잘못된 망견을 말한다.

 

   세상이 영원할 것이라는 생각에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집착함으로서 심리적 문제가 발생하며, 나라는 생각이 있기에 나에게 이로운 것이면 당기고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은 밀어냄으로써 갈등을 조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불교가 당시 인도의 아트만적 사상을 부정하고 무아설을 주장하는 이유의 하나이기도 하다.

 

   십우도에서 제7도인 망우존인이 심리치료의 종극이라면 불교는 이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인우구망 즉 ‘나’라는 관념마저 제거함으로써 궁극적인 심리적 문제의 요인을 제거코자 하는 것이다.

 

   이렇게 심리적 문제의 발생원인에 대해서는 각 심리치료학설에 따라 여러 가지 이론을 제시하고 있으며, 무아설에 바탕을 둔 불교의 이론에서는 궁극적으로 모든 문제의 발생원인을 나와 그것에 대한 집착과 갈애라는 어리석음에 두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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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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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마하무드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3.31 생존을 위한 물질에 대한 욕구는 인간뿐만아니라 유기체라면 누구나 지니고 있는 욕망입니다. 예를 들어 나와는 상관없는 박물관의 도자기가 깨어진 것보다 내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도자기가 깨어졌을 때 우리는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이것은 '나의 것'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지요...그런데 그 '나의 것'이라는 생각을 좀 더 가깝게 당겨서 그 나의 것이 바로 '나 자신'이라고 해봅시다. 그러면 어떨까요? 내가 기준이 되어서 나에게 흡족하고 만족스러운 것들은 당기게 되고, 나에게 있어서 혐오스럽고 싫은 것들은 내치게 되겠지요...
  • 작성자마하무드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3.31 결국 모든 만족과 불만족의 기준은 '나'라는 생각에서 그런 관념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알량한 자존심, 체면, 명예, 이익 등 그 모든 것들은 결국 '나'라는 생각이 있기에 생길 수밖에 없고 그것이 고통을 만들어 냅니다. '하심'하십시요, '방하착' 하십시요. '무아'임을 깨달으십시요. 라는 것들이 다같은 말입니다. '무아'라는 것은 내가 없다는 말이 아니라 '나'라는 것도 어머니 아버지의 딸, 우리아이의 어머니, 내 남편의 부인, 이라는 위치속에서 규정된 하나의 관념입니다. 육체적인 '나'는 지금 존재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생각으로 많은 나를 만들고 그것을 기준으로 좋고 싫음을 따집니다. 그게 바로 고통의 근원입니다
  • 작성자마하무드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3.31 불교상담학은 이제 걸음마 수준이라지만, 그것은 불교를 서구의 상담기법이라는 학문체계속에서 이해하고 녹여 쓰려고 하기에 그런 것입니다. 이미 불교의 상담기법은 부처님이 설하신 경전에 모두 나타나 있습니다. '방편' 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자식이 죽어서 고통스러워하며 부처님을 찾아온 한 어머니에게 부처님은 '그 아이는 살릴 수 없소, 그러니 일찌감치 마음을 접고 슬퍼하지 마시오' 라고 대답하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단 한명도 죽은 사람이 없는 집에 가서 겨자씨를 구해오라' 고 하셨죠. 이것은 곧 부처님의 수많은 상담기법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어미의 슬픔에 전적으로 공감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최소화 하고
  • 작성자마하무드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3.31 궁극에는 스스로 "아~ 누구나 다 죽는 거구나. 단지 나의 아들은 조금 먼저 간 것일 뿐이구나." 라는 불변의 진리를 깨치게 해주셨죠. 이러한 사례 말고도 매우 많은 사례가 경전의 도처에 나타나고 있으나 아직까지 그 많은 보물을 쉽게 풀어서 펼쳐보일 사람이 없는 것은 아쉬운 일이죠. 서구의 입장에서 불교를 다루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물론 서구의 학문이 분석적이라는 측면에서 좀 더 형이하학적일지 모르나, 불교를 아무것도 모르면서 상담기법의 입장에서 불교를 해석하려는 노력은 진짜보물을 자기집에 두고서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그 보물을 제단해 보려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작성자마하무드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3.31 모든 불교의 가르침에는 '집착의 근원인 아상'을 제거하기 위한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불교교리자체가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등 모든 집착된 또는 왜곡된, 그리고 삿된 생각을 제거하기 위한 가르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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