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2019-04-29)
< 인간미 >
文霞 鄭永仁 -
인간미(人間味)란 ‘사회적 교류를 통해서 간을 본 사람들의 맛이다’ 라고 나는 개인적으로 정의 한다.
우리는 흔히 ‘인간미가 있다, 인간미가 없다’ 라는 말을 대인관계를 통하여 자주 한다. 그런 말은 그 사람과 만남과 교류를 통하여 자기 주관적인 판단에 의하여 내려진 인간의 맛이다. 원래 ‘인간(人間)’이란 말 자체가 사람과 사람 사이이기 때문이다.
김치나 된장이 끊임없이 발효하여 그 나름대로의 맛을 내듯 인간도 관계의 발효를 통하여 인간의 맛을 지니게 된다. 따라서 된장이 하루아침에 겉절이처럼 만들어 지는 게 아니라 오랜 발효와 숙성을 거쳐야 참다운 인간미가 맛들여진다.
사람도 된장처럼 구수한 맛을 지닌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추장처럼 매운 사람도 있다. 또 신맛 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쓴맛이 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이는 어떤 재료가 어떤 과정을 통하여 숙성되고 발효되었나에 따라 다르다. 마치 외인의 맛이 풍토, 기후, 제조자에 따라 달라지듯이 말이다. 김치의 맛도 똑같은 조건으로 다가도 담그는 사람의 손맛에 따라 다르듯이…….
한국의 대표적인 발효 음식이 김치, 된장이라면 서양의 대표적인 발효음식을 요구르트와 치즈일 것이다. 둘 다 발효과정을 통하여 숙성되는 식품이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된장에도 다섯 가지 덕(五德)이 있다고 하였다.
첫째 덕, 단심(丹心)이다. 다른 맛과 섞여도 제 맛을 낸다.
둘째 덕, 항심(恒心)이다. 오랫동안 상하지 않는다.
셋째 덕, 불심(佛心)이다. 비리고 기름진 냄새를 제거한다.
넷째 덕, 선심이다. 매운 맛을 부드럽게 한다.
다섯째 덕, 화심(和心)이다. 어떤 음식과도 잘 조화를 이룬다.
아마 된장의 오덕과 같은 친구가 우정이 오래 발효되고 숙성된 친구가 아닐까 한다. 좋은 친구의 우정도 겉절이처럼 뚝딱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꾸준한 발효와 서로 간보기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형성되어 갈 것이다. 우정도 서로 간이 맞는 사람끼리 쌓아온 탑이다. 긴 시간을 서로 만나고 부대낌을 통하여 이뤄진 정이 우정이 아닐까 한다. 대개 유유상종(類類相從)이다.
오랜 우정이란 발효와 숙성시간이 긴 관계이다. 마치 씨 간장처럼 새로 담가 묵혀 넣고 넣으면서 맺은 관계이다. 그 우정은 양은냄비처럼 화들짝 끓고 홀딱 넘치지 않는다. 마치 된장뚝배기처럼 뭉근한 불에 서서히 데워지고 자글자글 끓어도 넘치지 않는다. 아마 오래된 된장이 오덕을 갖추듯이 오랜 만남과 교류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오덕의 우정이 아닐까 한다. 선인들이 말한 ‘된장의 오덕’처럼…….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본질의 의미까지 변화 시키는 것은 진정한 발전이나 변화로 보지 않는다. 공부가 배움을 잃고, 만남이 사귐을 잃고, 노동이 땀을 잃으며, 삶이 쓸모를 잃어간다면 진정한 변화가 아닐 것이다.(림태주의 『관계의 철학』에서 인용) 세상은 자꾸 가성비만을 따진다면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 아닐까.
사실,
우정이란 같은 것을 공감하는 공유(共有)의 교집합(交集合)이다. 그러기에 진정한 우정이란 서로의 교집합의 원소(元素)가 아닌 것들도 서로의 입장(立場)을 살려 존중해야 한다.
입장이란 서서 휘둘러보는 것이다. 사실, 서서 보는 것과 앉아서 보는 것은 보이는 것이 서로 다르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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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반짝이는 별 작성시간 19.05.25 의미 있는 글 즐감하고 깊이 새겨둡니다.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너나들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9.05.25 @@@ 가는 봄 @@@
오늘, 가는 봄을 보내기 위해서 온수에 있는 '푸른수목원'을 다녀왔습니다ㅓ.
또다른 5월의 꽃들이 싱그러웠습니다. 그래서 오월을 '성모님의 달'이라 하는가 봅니다.
수국, 백당화, 불두화, 샤스타데이지, 고광나무, 댕강나무 꽃들이 마지막 5월을 장식합니다.
'ㅇ니간미'나 '꽃미'나 담겨진 정은 같은 것 같습니다. 가는 봄 잘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