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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엣대주교님묵상

2015년 8월 23일 연중 제21주일

작성자빠다킹신부|작성시간15.08.20|조회수319 목록 댓글 5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믿음의 길 (2015. 8. 23)


복음 요한 6,60-69

그때에 60 제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말하였다.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
61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당신의 말씀을 두고 투덜거리는 것을 속으로 아시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 말이 너희 귀에 거슬리느냐?
62 사람의 아들이 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 63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 64 그러나 너희 가운데에는 믿지 않는 자들이 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믿지 않는 자들이 누구이며 또 당신을 팔아넘길 자가 누구인지 처음부터 알고 계셨던 것이다.
65 이어서 또 말씀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고 너희에게 말한 것이다.”
66 이 일이 일어난 뒤로, 제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이 되돌아가고 더 이상 예수님과 함께 다니지 않았다.
67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에게,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하고 물으셨다.
68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69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믿음의 길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쉼 없이 가야 하는 길입니다. 그 길은 우리를 주님께서 계신 곳으로 인도하는 길이지만 일평생 가야만 도달할 수 있는 멀고 험난한 길이기도 합니다.

믿음의 길은 넓고 광활하며 새가 지저귀고 꽃 향기가 퍼지는 행복의 길입니다. 그 길을 가는 동안 우리는 주님의 사랑과 위안을 받고 주님의 인도를 받고 있다는 느낌에 행복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쁨은 믿음이 충만할 때만이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는 불행하게도 행복하고 평탄한 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거친 가시밭 길과 힘들고 험난한 길에서 시련과 쓰라린 실패의 고통을 겪기도 합니다. 시련과 절망 속에서 구원의 빛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눈은 마치 깜깜한 밤에 방향을 잃은 새와 같아 한치 앞도 볼 수 없기에 절망은 점점 깊어지고 마음 속 깊이 남아 있는 작디 작은 믿음조차 버리고 맙니다. 그 시련이 주님께서 주시는 우리의 믿음을 시험하는 것이라는 것도 알지만 그 끝을 알 수 없기에, 미래를 볼 수 없기에 두려움은 커져만 갑니다. 피곤하고 지친 영혼은 좀 더 편안한 길, 쉬운 길로 유혹하는 손에 쉽게 빠져들게 되고 믿음을 버리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 복음에서 볼 수 있는 유대사람들과 몇몇 제자들의 모습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빵과 물고기의 기적을 일으키셨을 때 군중들의 믿음은 극에 달해 주님의 권능에 마냥 흥분하였습니다. 이분이 바로 자신들을 구원해 줄 그리스도라고 믿었습니다. 그들의 도가 지나친 믿음은 예수님을 자신들을 통치할 왕으로 추대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군중들의 기대와 달리 예수님께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내 살과 피를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예수님께서 자신들이 원하는 달콤한 말씀이 아닌 듣기 거북한 말씀을 하시자 그들의 고취되었던 믿음은 순식간에 연기처럼 사라져버렸고 하나 둘씩 발길을 돌려 떠나버렸습니다.

군중들을 하나로 결집시켰던 용광처럼 끓어올랐던 그들의 믿음은 시련을 극복하는 데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 거짓 믿음입니다. 믿음은 시련을 통하여 강해집니다. 마치 순금을 가리기 위해 뜨거운 불에 녹여보고, 힘든 시련을 통해 믿음을 시험하듯 믿음은 고난과 시련을 통해 증명되어야 합니다. 어떠한 고난에서도 굴하지 않는 믿음만이 참된 믿음입니다.

복음에서와 같이 가까운 제자는 물론 군중들이 등을 돌리고 떠나는 위기 속에서도 성인 베드로는 사도 12명의 대표가 되었습니다. 그들 역시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의 의미를 진정 이해하지 못하였지만 그들은 그분에 대한 변함없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참 믿음입니다. 믿음은 아직 알 수 없기에, 아직 볼 수 없기에 더욱 더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믿음은 서로 다른 양면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믿음은 어두운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지만 그 빛은 우리가 믿음이 있을 때만이 나의 길을 비쳐주십니다. 하지만 스스로 어둠과 의심의 장막을 가리우면 밝은 빛 속에서도 눈을 가린 것처럼 어떠한 불빛도 볼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볼 수 없어도 믿을 수 있는 참 믿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위기의 순간에도 여전히 주님께 의탁할 수 있는 믿음이야말로 진정한 믿음입니다.

베드로 성인의 고백은 위기를 맞아 주님을 버리려는 사람들에게 많은 힘을 주는 말들입니다. 우리가 가야 하는 믿음의 길도 사도들의 길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것이 순조롭고 행복할 때 믿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고, 스스로 나의 믿음이 아주 견고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주님의 모든 말씀은 달콤하게 나를 어루만져 주시고, 내가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격려와 힘을 북돋워 주시는 말씀입니다. 따라서 주님의 말씀은 나에게 항상 기쁨과 평화, 희망을 주시며 성공과 행운을 주십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하고 절망이 시작될 때는 믿음도 흔들립니다. 시련 속에 헤매고 있을 때 주님의 말씀들은 나에게 남은 평화마저 잃어버리게 하십니다. 그것은 모든 잘못이 나의 교만함과 자부심에서 시작되었다고 꾸짖고 내가 가진 많은 것들을 헛되다고 하시는 꾸짖는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은 마치 나의 영혼을 도려내는 칼과 같이 고통을 주시고 그 상처는 영원히 아물지 않을 것 같아 주님으로부터 멀리 달아나고 싶습니다.

시련에 닥쳤을 때 베드로 성인의 신앙고백을 되새겨보십시오. 시련의 아픔 속에서 토로하는 고백이 바로 참된 믿음입니다. 그러한 고백을 통해 주님으로부터 새로운 힘과 사랑의 은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님, 저희가 베드로 성인과 같이 고백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아멘




안개에 쌓인 사파읍 (해발 1500m)


사파의 다랭이 논


사파읍내의 성당


미사를 기다리는 소수민족 신자들


사진설명: 사파 (SAPA)는 베트남 북부에 있는 산간지역으로 정상은 판시팡(Phan Si Pang)으로 해발 3.143m이다. 이곳에는 다양한 소수민족이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베트남의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하다.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나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그러한 시련을 극복하기 위하여 무엇을 하였습니까?

2. 좋은 금을 가리기 위해서는 뜨거운 불에 달구어 봐야한다고 합니다. 이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3. 시련을 극복했을 때, 그 모든 것이 주님의 은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느껴보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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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솔~♣ | 작성시간 15.08.20 믿음은 시련을 통하여 강해집니다. ...어떠한 고난에서도 굴하지 않는 믿음만이 참된 믿음입니다. 아멘!
  • 작성자강민주(요안나) | 작성시간 15.08.20 시련을 극복할때는 주님께서 지켜주신다는 것을 느낄 겨를도 없었는데
    지나고 나면 그때 주님께서 나를 지켜주시지 않았더라면 지금에 제가 없었을것이라는것을 절실히 느끼며 아찔합니다,
    어려울때마다 그분이 계셨다는 것을 ,,,,,,그러기에 더욱 주님을 믿고 사랑합니다,
  • 작성자스콜 | 작성시간 15.08.23 주님 사랑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저도 베드로성인의 고백만이 나올뿐입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아멘...
  • 작성자산바람 | 작성시간 15.08.23 신부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작성자dudal027 | 작성시간 15.08.26 조그만 시련이 닥쳐도 허둥대는 제 모습을 보게 됩니다.
    마치 주님을 알지 못했던 사람처럼 제 안의 주님을 찾지 않고 허둥대는 저를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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