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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엣대주교님묵상

자비로운 판결(사순 제5주일)

작성자빠다킹신부|작성시간16.03.13|조회수217 목록 댓글 5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자비로운 판결


복음 요한 8,1-11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올리브 산으로 가셨다. 2 이른 아침에 예수님께서 다시 성전에 가시니 온 백성이 그분께 모여들었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앉으셔서 그들을 가르치셨다.
3 그때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가운데에 세워 놓고, 4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이 여자가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5 모세는 율법에서 이런 여자에게 돌을 던져 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습니다. 스승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6 그들은 예수님을 시험하여 고소할 구실을 만들려고 그렇게 말한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몸을 굽히시어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 쓰기 시작하셨다. 7 그들이 줄곧 물어 대자 예수님께서 몸을 일으키시어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8 그리고 다시 몸을 굽히시어 땅에 무엇인가 쓰셨다. 9 그들은 이 말씀을 듣고 나이 많은 자들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하나씩 떠나갔다. 마침내 예수님만 남으시고 여자는 가운데에 그대로 서 있었다.
10 예수님께서 몸을 일으키시고 그 여자에게, “여인아, 그자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단죄한 자가 아무도 없느냐?” 하고 물으셨다.
11 그 여자가 “선생님, 아무도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사순절을 지내면서 주님의 사랑을 더욱 깊이 깨닫습니다. 지난주에는 인자한 아버지의 넘치는 사랑을 느꼈는데 오늘은 관대하신 주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하나의 심판을 보는 것 같습니다. 피고는 죄지은 여인이며 원고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입니다. 죄목은 간음이고 형벌은 돌을 던져 사형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시험하기 위해 율법을 근거로 예수님께 질문하였습니다. 만일 그 여자를 용서해 주신다면 율법에 어긋나는 것이며, 심판을 하신다면 당신의 가르침인 자비와 사랑에 대한 모순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활하게도 그들은 여인을 통하여 예수님을 심판하고자 한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신 채 손가락으로 땅에 글을 쓰셨습니다.

예수님의 침묵은 그들의 태도에 반대한다는 의미이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시간적 여유를 갖고자 하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바르지 않은 질문이기에 답을 하지 않으셨고 그들에게 더 근본적인 질문을 하기 위해 즉답을 피하셨습니다.

그 여인이 수치스러움에서 벗어나도록 예수님께서는 허리를 굽히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그들 자신의 영혼을 들여다보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들이 답변을 재촉하자 고개를 드시고 대답하신 말씀은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예수님께서 여인의 심판관이 되어주시기를 바랬으나 바로 자신들의 심판관이 되신 것입니다.

그 여인에게 던지려고 돌을 가져왔는데 예수님의 말씀이 오히려 자신들의 양심에 돌을 던지셨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사람을 죽이는 심판관이 되어주기를 바랬으나 그와 반대로 목숨을 살리는 심판관이 되신 것입니다. 여인에게 던지려고 가져온 돌을 던지지도 못하고 오히려 예수님께서 던진 양심의 돌에 스스로 죄인임을 인식하고 어리석음을 깨닫게 되어 더 이상 그 여인을 비난할 수 없어 도망쳐버렸습니다. 이로써 여인뿐 아니라 그들 또한 다시 살아나게 되었습니다.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에 대한 심판이 끝난 후, 예수님께서는 온화한 얼굴과 관대한 말로 그 여인에게 판결을 내리셨습니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예수님의 판결은, 잔인하고 독단적인 것이 아니라 온화하며 인자한 판결입니다. 비난이 아니라 넒은 포용이며, 사려 깊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자비의 판결입니다.

예수님의 판결은, 죄지은 사람을 치욕스럽지 않게 스스로 부끄러움을 깨닫게 함으로써 인성을 회복시켜 주는 판결입니다. 죄인을 과거에서 구해주시고 밝은 미래를 열어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이 저지른 잘못을 잊고 배반 또한 전혀 의심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여인을 온전히 신뢰하셨기에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 용서의 말씀에서 예수님의 용서와 사랑에는 조건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의 고귀함과 중요함을 판단하는 근거는 그 사람의 과거가 아니라 미래이며,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다’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바로 예수님의 용서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용서는 사람의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믿음과 사랑 안으로 들어가게 하여 주십니다. 오늘 주님의 용서를 통하여 무한한 주님의 자비를 깨닫습니다.

인자하신 주님, 주님의 무한한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아멘.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여러분은 용서와 심판, 어느 것을 원합니까?

2. 다른 사람을 심판하기 전에 나 자신을 먼저 심판하고 있습니까?

3. 삶 속에서 주님의 자애를 느끼고 있습니까?

4. 다른 사람에게 용서를 베풀 때 그에 대한 신뢰가 밑바탕이 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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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강민주(요안나) | 작성시간 16.03.13 주님의 메시지를 대할때마다 가슴이 뜨끔 합니다,
    오늘도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어 용서하고 사랑할줄 아는 자녀 될수있도록 이끌어주세요
  • 작성자이제와 항상 | 작성시간 16.03.14 다시는 죄 짓지마라~~~~~~~!!
  • 작성자Anee | 작성시간 16.03.14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수아셀라 | 작성시간 16.03.14 용서!
    인간의 마음으론 정말 힘든 말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되새겨야 하건만...
    실행하기가 정말 힘드네요.
  • 작성자지성율리 | 작성시간 16.03.20 주님의 자비로움으로 살고있음에 감사를
    느낍니다~!!
    주님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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