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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엣대주교님묵상

뒤 돌아보지 마십시오(연중 제13주일)

작성자빠다킹신부|작성시간16.06.26|조회수230 목록 댓글 5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뒤 돌아보지 마십시오(연중 제13주일)


복음 루카 9,51-62

51 하늘에 올라가실 때가 차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 52 그래서 당신에 앞서 심부름꾼들을 보내셨다. 그들은 예수님을 모실 준비를 하려고 길을 떠나 사마리아인들의 한 마을로 들어갔다. 53 그러나 사마리아인들은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그분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54 야고보와 요한 제자가 그것을 보고,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55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그들을 꾸짖으셨다. 56 그리하여 그들은 다른 마을로 갔다.
57 그들이 길을 가는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5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59 예수님께서는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라라.” 하고 이르셨다. 그러나 그는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0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61 또 다른 사람이 “주님, 저는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2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스승 밑에서 도를 닦는 한 수도승이 있었습니다. 제자가 어느 정도 도를 닦았다고 생각한 스승은 그에게 혼자 살 것을 허락했습니다.

수도승은 논 한가운데 작고 소박한 오두막을 지었습니다. 그는 탁발하러 다니는 시간을 빼고는 오직 경을 읽고 기도만을 드리며 도를 닦았습니다. 저녁마다 단 한 벌뿐인 옷을 빨아 널어 말리곤 했는데 어느 날 그 옷을 쥐가 갉아먹고 말았습니다. 수도승은 다음날 옷을 기워 입고 저녁에 다시 빨아 널었습니다. 그러나 그 날 밤 또 다시 옷을 갉아 놓았습니다. 옷이 망가지는 것이 두려운 그는 고양이 한 마리를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고양이 때문에 탁발음식이 모자라자 곡식을 길러야 했고 논밭을 가꾸려니 쟁기질에 필요한 소가 필요했습니다. 하루 종일 농사를 짓느라 바빠져 이젠 경을 읽고 기도할 시간 조차 점점 없어졌습니다. 바쁜 모습을 지켜보던 마을의 한 아가씨가 수도승을 도와 주겠다고 하자, 그는 기꺼이 허락하였습니다. 식구가 한 명 더 생기자 이제 더 큰 집이 필요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수도승은 아내와 자식, 커다란 집 한 채와 땅, 논밭과 소 한 마리를 소유한 한 가족의 가장이 되었습니다. 스승이 돌아와 그러한 제자를 보고 놀라 물었습니다. “이것들이 다 무엇이요? 왜 이 지경이 되었소?”

수도승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쥐가 제 한 벌뿐인 옷을 갉아먹지 못하게 지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세상 속에서 믿음의 길을 간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습니다. 나를 묶고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나를 묶고 있는 것들이 서로 얽혀 내 몸과 영혼을 옭아매는 그물이 됩니다. 자유롭게 날기 위해서는 나를 묶고 있는 그물을 찢어버리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예언자 엘리사는 그러한 그물을 과감하게 찢어버리고 주님의 길을 따라 간 사람입니다.

엘리아가 그를 만나러 왔을 때 그는 이미 많은 소로 큰 논 밭을 경작하고 있는 부유한 농부였습니다. 그러나 스승이 같이 떠나자는 말에 발을 일구던 쟁기는 태워버리고 논밭을 갈던 소는 죽여 예물로 바쳤습니다. 주님을 따르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모두 버리고 스승 엘리아를 따라 집을 떠났습니다.

농사짓는 사람에게 땅과 소, 쟁기는 중요한 자산입니다. 쟁기를 태우고 소를 죽인다는 것은 자신의 생업을 포기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행동으로 과감한 결정을 했음을 의미합니다. 쟁기를 태우고, 기르던 소까지 죽임으로써 자신의 발을 묶고 있는 모든 것이 없어졌기에 돌아가야 할 이유가 사라진 것입니다. 그를 잡고 있는 모든 것이 없어진 그는 자유롭게 떠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떠난 그는 다시는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도 엘리사와 같이 단호한 결정을 내리기를 바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선 과감한 결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주저하지도 양보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과감한 결정을 내리라고 하신 뜻은 인간의 나약함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비록 영혼은 멀리 높이 날고 싶지만, 무거운 육체가 나의 정신을 묶고 있기에 멀리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오로성인의 말처럼 육체가 아닌 정신으로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많은 악의 유혹들이 있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려는 나의 발을 잡고 유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번 물러선다면 또 다시 물러설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양보하고 뒤돌아보기 시작하면, 점점 주님으로부터 멀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돌아봤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때입니다.

‘옷이 찢어지지 않게 지키고 싶었기 때문’에 정작 자신이 지켜야 하는 것을 하나씩 양보하고 버린 어리석은 수도승과 같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한번 떠나고자 했으면 뒤 돌아보지 말아야 합니다. 돌아봄으로 인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실패를 경험 해 보았습니까?

2. 믿음의 길에는 우리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많은 장애물이 있습니다. 지금 나를 막고 있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입니까?

3. 엘리사의 과감한 결정을 통해 무엇을 깨우쳤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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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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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강민주(요안나) | 작성시간 16.06.26 지난날 마음 상했던 일들을 자주 생각고 혼자서 속상해할 때가 있습니다
    지난 날을 생각하지 말고 오직 주님의 말씀만을 따르도록 해야겠어요
    깨우침을 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 작성자꿈길 | 작성시간 16.06.26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머물며 묵상합니다.


  • 작성자atti | 작성시간 16.06.27 아멘.
  • 작성자Anee | 작성시간 16.06.27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손꼬락 | 작성시간 16.06.28 삶안에 고비고비를 겪을 때마다 마음으로 뇌까리는 다짐. 일하고, 기도하고 이웃에 봉사하자! 이렇게 단순화시킬려
    노력하다가도 어느사이 끼어드는 잡다한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죠. 쟁기를 손에들고 뒤를 돌아봅니다.
    언제 한곳을 향할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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