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 어느 초봄 이였어요
아직도 쌀쌀한 날씨라 아랫목이 그리울 때였지요
옛날에는 연탄 아궁이라 아랫목만 조금 따뜻하고
윗목은 아주 냉골 이였지요
그래도 레루식 연탄 아궁이는 넓게 따뜻했는데
우리집은 레루식이 아니라 아주적은 아랫목만 따뜻해
그곳에 지금도 너무 예쁜 딸 아이를 재우곤 했지요
어느 주말이였지요
낚시갔던 남편이 허겁지겁 들어와서는
오늘 숙직인지 모르고 낚시를 했다며 가방을 집어
던져 놓고는 회사로 가는 것이였지요
날이 쌀쌀해 아이를 아랫목에 재우고
조금떨어져 자고있었지요
얼마동안 자다가 방이 따뜻한가하고 요밑에 손을넣어보니
무엇인가 잡히는 거예요 이게뭐지 불을 킬까하다가
아이가 깰까봐 그러지도 못하고 만져보고 이빨로 뜯어봐도
통 모르겠는거예요 약간은 비릿하기도 하지만 뭘까 하다가
불을 켜 보았더니 이게 원일입니까
요밑에 말라있는 지렁이가 한두마리가 아니고 너무 많은거에요
그리고 찬 바닥에는 아직도 꿈틀거리는 지렁이가 줄서있구요
이상하다 왠 방에 지렁이가 이리도 많탄 말인가
너무놀라 아이를 들쳐없고 지렁이를 따라가보니 아까 던져놓은
낚시가방에서 나온 것이였어요
남편왈 그날따라 지렁이를 많이 가져갔는데
떡밥만 물길래 아까워서 가지고 와서 화단에 묻어놨다 다시 쓰려 했다네요
밤새 지렁이와 싸우느라 잠도 못자고 한동안 지렁이가 꿈에보이고
근질거려 혼이났답니다 방 한칸에 모든살림을 놓아두고도
불편한걸 모르고 살때가 행복 했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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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마누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9.01.29 신나는 하루였지요 낚시가방에 끼어있는 놈들이 너무 징그러워 치우지도 못하고 아가업고 밤을 새웠답니다 구정 잘 보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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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은미래 작성시간 09.01.16 살아 있던 몇 마리 지렁이..어떻게..됐어 요?.. 비온뒤...지렁이 많이 나오면 저는.길가다 집어서 풀속에 넣어줍니다.마음이고와서가 아니라 그러면..제게 좋은일 이 생길것 같아서요 ㅎㅎㅎ 자기만족이죠 완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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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마누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9.01.16 숙직하고 돌아온 남편 살은놈 모아모아서 화단에 묻어뒀죠 머리속엔 낚시 생각밖에 없던시절이였구요 지금은 낚시하려면 고기도 불쌍한 생각이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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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바다향 작성시간 09.01.17 으아~~~~얼마나 놀랬을까요. 뱀이나 지렁이들은 여자들의 천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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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마누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9.01.17 저는 어렸을때 산골에서 살아서 뱀은 좋아하기까지합니다 그런데 무섭지도않은 지렁이나 송충이는 정말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