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삶의 이야기

특유한 냄새와 쓴맛

작성자최윤환|작성시간20.01.04|조회수187 목록 댓글 9

                                    특유한 냄새와 쓴맛

 

아파트 거실 뒤편에 있는 화분에서 제법 크고 굵고 긴 줄기 하단이 말라서 죽은 알로에 베라(aloe vera)를 보았다. 다른 화분에서도 또 하나를 발견했기에 거둬서 물로 씻었다.

아직은 제대로 크기 않았기에 줄기 속에 든 생즙인 젤(gel)은 적을 터.
끈적거리는 젤을 손으로 만지기 싫어서 푸른 빛깔의 줄기를 칼로 쑹덩쑹덩 썰어서 작은 냄비 안에 넣고는 물을 알맞게 부었다. 살짝 끓여야 하기에 이왕이면 다른 식품도 함께 넣어서 맛을 변화하고 싶었다. 딱딱한 가래떡 일곱 개를 넣고, 달걀 크기의 방울토마토 네 개를 넣어서 함께 끓였다.

 

알로에 베라의 특유한 냄새, 토마토의 독특한 내음새가 번졌다. 결코 달짝지근하거나 매력적인 냄새는 아니다.

가래떡을 세 개를 아내한테 내밀었다.

'맛이 왜 이렇게 써요?'

'못 먹을 것 같으면 그만 먹어.'

'아녀요. 먹을 수 있어요.'

 

나는 특유의 냄새가 나는 갈래떡, 삶은 방울토마토를 먹고, 알로에 베라의 삶은 물은 조금씩 마셨다.

맛이 정말로 고약하다. 너무나 써서 숭늉을 섞었는데도 마실 수가 없었다.

나중에 마시려고 삶은 알로베 베라 건더기를 작은 컵에 담아서 냉동고 안에 넣었다가는 이내 도로 꺼냈다. 쓴 맛을 어떻게 없애야 할 지가 생각나지도 않거니와 특유의 냄새가 고약했기에 아깝지만서도 베란다에 있는 화분 위에 조금씩 나눠서 부어버렸다.

 

몇 해 전. 성남 모란시장에서 알로에 베라가 어떤 식물인가를 알려고 사다가 심었다.

여러 해 재배하니 이제는 숫자가 제법 많고, 무척이나 큰 알로에서는 꽃도 피운다.

알로에는 곁뿌리에서 새끼(곁순)를 잘 치기에 번식력이 아주 좋다.

 

성남 모란시장에 가면 알로에 줄기를 파는 영감 장사꾼이 있다.

손바닥만큼이나 넓적하고 큰 알로에를 사는 여자손님도 더러더러 눈에 띄인다. 알로에 새끼도 팔고.

알로에 줄기를 믹서기로 갈아서 생즙으로 마신다고 하나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

독성이 있는 생즙을 마시기에는 겁이 나기에.

위(위장)가 약한 나로서는 전혀 아니올씨이다.

오늘 실험용으로 뜨거운 물에 삶았는데도 물맛이 너무나 썼고, 또 내음새도 독했다.

 

 

나는 이색적인 먹을거리를 보면 실험하려는 기질이 다소 있다.

오래 전의 경험이다.

시골 텃밭에 있는 아름드리 밤나무가 죽었다. 농약을 전혀 치지 않는 텃밭이기에 벌레가 많이 끼며, 어떤 애벌레가 밤나무를 죽였다는 뜻.

징그러운 애벌레(밤벌레)를 손가락으로 집어서 생으로 씹어 먹다가는 정말로 혼이 났다.

왜그리 비위에 거슬리는지...

 

또, 언제인가는 내 오줌도 조금 마셨다.

정말로 맛과 내음새가 그랬다. 참을 수는 있었지만 결코 마시고는 싶지 않았다. 그것 아니더라도 먹고 마실 게 숱한 세상에서 찌른내가 심한 오줌까지 마실 생각은 전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 있다.

삼 년 전. 겨울철 시골 텃밭에서 손가락 굵기, 길이의 커다란 애벌레 여러 마리를 발견했다.

꿈틀거리는 애벌레를 물로 씻는 뒤에 냄비 안에 넣고는 끓었다. 한 마리를 입에 넣고는 씹는 순간에 애벌레의 내장이 터져서 입술 언저리, 얼굴에 튕겨 묻었다. 정말로 고약한 실험이었다.

실패! 맛과 내음새에 나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는 모두 쏟아서 내버렸다.

나중에 확인하니 '장수풍뎅이' 시체가 이따금 시골집 주변에서 발견되었다. 암컷 수컷이 함께 다닌다.

 

'몬도가네(Mondo Cane) 식품'이다.

몬도가네 : 개같은 풍속.

기이한 행위, 혐오성 식품을 먹는 등 비정상적인 식생활. 1962년 세계의 엽기적인 풍속을 소재로 한 이태리 영화의 제목.

 

비위가 약해서 육류(가축), 생선류 등을 먹기는 하되 별로 즐겨하지않는 나인데도 때로는 실험용으로 맛을 보려고 한다. 그게 무슨 맛일까, 무슨 냄새일까 등이 궁금하기에.

하지만 두어 번이면 족할 터.

 

알로에 베라

알로에 베라

 

장수풍뎅이(암컷, 수컷), 애벌레

 

장수풍뎅이 애벌레 번데기로 변신 중...색상 움직임의 변화 / 곤충관찰

장수풍뎅이의 특징,생김새

                                     2020. 1. 3. 금요일. 최윤환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연누리 | 작성시간 20.01.04 세상에는 많은 이유로 이런 저런 먹거리가 수도 없이 많지요~
    각자의 기준으로 선택해서 취하면 되겠지요.
    님의 호기심에 미소 짓습니다.
    사모님과 함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답댓글 작성자최윤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1.04 예.
    이 세상에는 먹을거리가 인구 숫자만큼 많을 겁니다. 아마도 80억 개 가까이나..
    제각각 다 특색이 있기에.
    댓글 고맙습니다.
  • 작성자법도리 | 작성시간 20.01.04 최선생님 반갑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이 제일입니다.

    식품에는 한 가지 유의
    할 것이 있을 것 같습니다.

    동물성 식품은 해로운
    것이 있는데 동물을 도
    살할 때 죽는다는 공포
    로 인하여 아드레날린
    을 다량 분비한답니다.

    이것이 발암물질이 되
    어 그것을 먹은 사람을
    병들게 한답니다.

    식물은 생 것을 먹으면
    독성이 제거가 되지 못
    하여 인체에 해를 끼친
    다는 말이 있습니다.

    밥.채소 등 일반적이고
    잘 알려진 식품을 드시
    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또 흔히 양약은 입에 쓰다라는 말이 있으나
    쓴 것도 일종의 독이 아닐까 합니다.

    건강이 제일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최윤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1.04 법도리 김 선생님.
    안녕하셨어요?

    동물도 그렇고, 식물도 그럴 겁니다.
    자신이 위협에 있다면 어떤 독성을 내뿜을 겁니다.
    원망도 할 것이지요. 저는 귀 어둡기에 그저 식물이 훨씬 더 정감이 갑니다.
    '흔한 것이 더 소중하다'는 논리로 흔한 무, 배추, 시금치 등의 푸성거리를 즐겨합니다.

    시골 살 때에는 잡초(사실은 잡초는 없지요. 사람이 활용할 줄 모르기에...)조차도 저한테는 소중한 음식물이 되었지요.
    끓여서 독성을 줄이면 다 먹을 수 있습니다.
    저는 생거... 별로입니다. 독과 병균이 겁이 나거든요.
  • 답댓글 작성자법도리 | 작성시간 20.01.04 최윤환 최선생님 동감합니다.
    옳은 말씀 고맙습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