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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순대국집 할머니

작성자시골바다|작성시간24.05.16|조회수344 목록 댓글 35

 

비가 개인 식당 골목

친구와  약속이나 한 듯 골목 안쪽 순댓국 집으로 향했다

장소는 눅눅하지 않았지만

고향에 맛처럼 푸짐하게 퍼주시며 

반겨주시는 팔순의 할머니가 좋았다

문을 여는 순간 썰렁한 기운을 느낀다.

테이블 위에 자는 듯 할머니가 쓰러져 계셨고

성경책과 안경이 널브러져 있었다

깜짝 놀라 할머니를 흔들며 어설프게 배운 인공호흡을 시작했고

친구는 119에 전화한다.

그리고 5분 후 엠플 란스에 실려가시던 할머니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 깨어나셨다

병원에 도착하여 검사를 받으시고

의사 선생님이 당부에 말씀을 하신다

'어머님 과로로 쓰러지셨으니 당분간 쉬게 하세요"

 어머니를 깨어나게 해 주셔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드릴 때

깨어나신 할머니가 '내가 언제부터 ~자네 어머니인가?

내일부턴 돈 안 받겠네

아들에게 순댓국 밥값  받을 수야 없지 하시며 미소 지으신다.

영양제를 맞으시고 수납창에  카드를 내밀자

할머니가  손을 저으며 "자네 카드로 결제하면

아내에게 의심받는 건 아닌가.."?

아뇨~사실대로 말하면 잘했다고 할걸요

고맙다는 얼굴로

띄엄띄엄 말씀하신다.

30년 전에 영감 하늘로 보내드리고

외로운 맘을 숨기며 살았지...

앙상한 할머니에 손이 내 손을 잡고 계셨다.

할머니는 몸의 고단함 보다도 마음이 외로우셨던 것이다.

수년간 순댓국을 먹었지만

할머니에 고적함을 모르고

참새처럼 방앗간을 다녀 간 것이 미안했다

거리의 바람이 상큼했지만

준비 없이 오신 할머니에게 입고 있던 잠버를 벗어 입혀드리며

"무겁지 않으세요?"여쭙자

편안하고 따뜻하시다고 나를 바라보신다,

마치 여인처럼  팔짱을 끼고 병원을 나설 때

볼 빨간 장미꽃 수줍은 미소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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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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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시골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17 감사드립니다
    오늘을 마무리 한 퇴근길
    봄은 언제 가고 여름은 언제 왔나 싶습니다
    일교차가 큰 오월 감기 조심하십시오~
  • 작성자자연이다2 | 작성시간 24.05.17 좋은 일 하십니다.
  • 답댓글 작성자시골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17 어느 누구든 그런 상황이면 저와 같이 했을 거네요
    그런 일은 본 사람의 책임이죠
    감사 드립니다
    마치 여름같은 오월
    오늘도 행복 만땅하십시오~

  • 작성자산정상 | 작성시간 24.05.17 순댓국보다 그냥 순대국이라 표기해도 됩니다.
  • 답댓글 작성자시골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17 아~네
    감사 합니다
    즐건 신주말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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