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솎아낸 배를 봉지씌우다 잠깐 들어오니
친구에게서 톡이 와 있다.
"의리상 꿀좀 사 줘."
한 적이 있었는데
답이 온 것이다.
5월 며칠 몇 시에
광화문으로 오면
의리상 꿀 열 병을 사주겠단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시위참석 조건이다.
암만 보조농부긴 하지만
몸빼벗고
서울스탸일로 단장하고
어찌 광화문까지 갈꺼나.
이웃 할아버지가 면사무소에 가신다길래 물었더니
흐미나~
요즘 농작물마다 보험이 있어서
옥수수와 고구마보험을 듵러 가신단다.
나도 솔깃해진다.
그도 그럴 것이
몇 년간 멧돼지와 고라니가 내 먹거리를 가로채간 것이다.
올핸 보험을 들고
원없이 옥수수와 고구마를
심어볼까나.
바쁘다, 바빠!
꿀을 팔려면 광화문에 가서
호미대신 태극기를 들고
목이 터져라 외쳐야 하는데
적게 벌어 적게 먹기로 하고
씌우다 만 배봉지나 마져 씌우러
밭으로 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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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베리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5.23 의리라는 이름을 갖다붙이기 부끄럽긴 하지요.
의리를 엿바꿔먹었어요. -
작성자중개사 작성시간 24.05.22 서울광화문에서 '시국대회'참가조건이라
나도 우연히 구경한번 했어요. 전광철목사가 하는건데
아주 실망을 했어요.
10병은 솔직히 유혹에 가까운데 팽개쳤다니
잘하셨어요. 베리꽃님을 어떻게 보고 그런 조건을 걸다니 -
답댓글 작성자베리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5.23 그 친구의 열정이 대단해요.
신념도 강하구요.
옛날엔 안 그랬는데
너무 많이 달라져있더군요.
그래도 몰입할 수있는
무언가 있다는 것도
행복일까요. -
작성자리진 작성시간 24.05.23 아주 잘하신 겁니다.
저도 베리 님 꿀 맛보고 싶으나
동생이 작년에 가져다 준 꿀 한 병에
아들 장인께서 지인에게 사서 보내주신 꿀 두 병이 ....
문제는 자주 먹어야 하는데 크게 먹을 일이 없으니 줄어들지 않네요.
언젠가 베리 님 표 꿀을 맛볼 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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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베리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5.23 꿀집인 저희집만큼이나 꿀이 넘쳐나시는군요.
부지런히 드시고 청풍꿀맛도 함 보시면 좋지요.
무엇보다도 건강이 제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