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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너나 나나 개차반이긴 마찬가지지...

작성자비온뒤|작성시간24.05.23|조회수488 목록 댓글 39

예전에 존경하는 선배님이 계셨다. 인품이 고매하신 분으로, 나에게는 선생님 같은 존재였다. 나이 차가 많이 나지만, 사회

에서 만나게 된 그 분은 내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어느 날 나는 그분께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인품이 고매하십니까? 선천적인 겁니까, 아니면 공부를 하다 깨달음을 얻어서

입니까?"

 

그분은 웃으며 대답하셨다. "인품이 고매하기는 개뿔... 자네나 나나 마찬가지지." 그 말씀에 나는 "그래도 보기에는 훌륭

보이시고 행동하시는 것도 그러한데 무슨 말씀이십니까?"하고 되물었다.

 

그분은 이어 말했다. "나는 인품이나 인성이 고매해지거나 훌륭해지려한 적이 없어. 젊었을 때는 나도 개차반이었지. 사사

건건 스트레스 받고, 누가 뭐라 하면 즉각 반응하며, 상처받고  상처주었어...

 

다만 나이 들어가면서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지. 한발 옆으로 물러나 나 자신을 쳐다보았지. 그러고 보니 나

자신에게 여유가 하나도 없었던 거야.

 

곰곰이 생각해보니 급할 것도, 화날 것도, 상처받을 것도 아닌 일에 목을 매달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어. 그래서 그다음

부터는 뭐든지 한발 물러서 여유를 갖고 쳐다보기 시작했지."

 

그분은 잠시 생각에 잠기시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그게 아마도 요새 유행하는 메타인지라는 말인 것 같아. 그렇게 노력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남들이 나를 인성이 좋다느니 인품이 고매하다느니 하더라고.

 

인성이나 인품은 어떻게 하겠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야. 세상을 여유롭게,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다 보면 남들에게 저

절로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지. 개뿔 내가 자네보다 고상하거나 고매할 게 뭐 있겠나? 노년에 중요한 것은 여유야, 여유..."

 

이 대화를 통해 나는 확실히 알게됐다. 인품이나 인성은 어떤 특별한 노력으로 쌓아지기보다 여유와 애정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임을...

 

노년에 중요한 것은 여유라는 그분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려  마음은 먹었지만, 정말 여유 있는 삶을 살고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여유를 갖고 사람과 세상을 대한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유롭게  세상을 바라보려는 노력은 필요할 것 같다.

 

메타인지(metacognition)는 자신의 인지 과정, 즉 자신의 생각과 학습 과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meta-'

(초월하는, 이상의)와 'cognition'(인지)의 합성어로, '생각 너머의 생각' 超認知를 말한다..이는 우리가 어떻게 배우고, 이해하

고, 기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지에 대해 자각하는 것이다.

 

자신을 객관화함으로써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를 더 잘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똑똑하게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내면의 지능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명상등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관찰하고 자주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다보면 이런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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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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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비온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24 몽연1 몽연님도 마찬가지...
  • 답댓글 작성자비온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24 윤슬하여 의사들 진단을 잘해야 하는데...
    생사람 잡는군요...
  • 작성자한스 | 작성시간 24.05.24 오늘도 좋은 말씀
    좋은 글 감사 합니다.
    건강하세요.
  • 답댓글 작성자비온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24 요즘 사업은 잘 되시는지요...
    글도 통 않쓰시고...언제 한잔해야죠?
    아무튼 건강하세요...
  • 작성자파란여우 | 작성시간 24.05.24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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