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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나는 거기 없어요

작성자그산|작성시간24.05.30|조회수261 목록 댓글 28

몇주전 토요일 나와 함께 광덕산에 갔다온 59년돼지띠 주임님이
어제 점심식사후 고민이 있다하여 들어주었다
얼마전 비번인날 홀로 천안 태조산에 갔다가 하산시 비슷한 또래의 여인을
만나 담소하며 앞으로 산에 함께 가자하며 전화번호를 교환하였다 한다
그여인은 10년전쯤 남편을 여의고 직장을 다니는데 쉬는 날 산에서
친절한 또래 남자를 만났으니 함께 산에 다닐 의향이 있었던 것 같았다
그런데 주임님은 그후 이 여인에게 매일 문자로 좋은 글을 보내주었고
같이 산에 가자고 보챘던 모양이다. 부담을 가진 여인은 거부의사를 밝혔고
주임님은 그걸로 고민하다가 전화로 저를 잊어주세요 말했다고 한다
20대 중반에 결혼하여 무난하게 살아온 주임님은 기다림의 미학을
몰랐던것 같았다. 아직도 그여인에 대해 미련이 남아있는 그에게
한동안 연락하지 말고 간단히 문자로 00산에 같이 갈래요? 하고
보내라고 하였다. 그여인이 아직 호감이 있으면 답신이 올것이고
안오면 잊으라고 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주임님은 그런 저돌성이 있어 20대중반에 결혼하였고
속으로만 좋아했던 나는 36세에 늦결혼하였던것 같다
 

어제 산길에서 올려다본 하늘


그제아침부터 나는 아침저녁으로 뒷산에 가고 있다
오랜만에 푸른 나무사이로 파란하늘을 보며 산에 오르니 정말 상쾌하였다
어제저녁은 코스를 길게 잡아 산의 끝에서 끝까지 왕복하였다
이제 3개월 끊은 휘트니스도 며칠있으면 끝나고 더 연장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동안 아침마다 보던 내또래의 흰머리여인과 조금아래인 검은 머리 여인을
이제는 보지 못할것이다. 특히 흰머리 여인은 나에게 몇차례 말을 걸었다
아저씨는 피부가 여자같아요 하더니 얼마전에는 아저씨는 항상 운동이 끝나면

런닝머신 TV를 끄고 가는데 안끄고 가는 사람도 많아요 하였다
나는 마음속으로 그분들께 작별인사를 했다
 
이제 나는 거기 없어요
산허리를 감싸는구름처럼
골짜기를 떠도는 바람처럼
홀로 산길을 걸으며


이름없는 들꽃도 보고
소낙비그치고 피어나는
무지개도 보고 


깊은 계곡의 맑은 시냇물처럼

홀로 흐를거에요

 

대간길에 만난 소백산 주능선 - 다시 저길을 걸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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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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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그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30 반갑습니다 저에게 두번 말을 건 흰머리여인이
    제가 안보이면 잠시 궁금해할것같네요
    저는 러닝머신할때 주로 인간극장을 봤었죠
    저희도 아파트내라 아주 쌉니다
    슬픈 내용은 아닌데 제목이 좀 그렇지요
  • 작성자비온뒤 | 작성시간 24.05.30 주임님이 너무 서두른 것 같네요. 급할 것 없는데.
    흰머리님이 산으로 쫓아오른 거 아닌가요?.
  • 답댓글 작성자그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30 반갑습니다
    엊그제 저한테 말할때는 손자까지 둔사람이
    사춘기소년처럼 어쩔줄 몰라했고
    흰머리여인은 휘트니스센터 터줏대감이라
    등산은 싫어할것 같습니다
  • 작성자운선 | 작성시간 24.05.30 아는 언니 남편분이 서로 친하다고 수시로 전화기에 커피 나 꽃 그림을 자꾸 보내기에 귀찮다고 한마디 했더니 다신 안보내더군요 전화도 그렇게
    자꾸 하면 호감도가 떨어지죠
    그저 자연스레 만나지고 헤어지고 그래야 되는거 아닌가요 전 그런게 좋다고 여겨져요
  • 답댓글 작성자그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30 운선작가님 반갑습니다
    손자까지 둔 우리주임님이 산행할 여친이 생겼다고
    너무 오버해서 상대방이 경계하는것 같습니다
    사랑이나 우정 등 인간관계는 적당히 밀당이 있어야 하는데
    망각했나 봅니다. 저는 여럿이 가면 하산해서 술을 먹기에
    혼자 산행하는걸 더 선호합니다
    댓글 감사드리며 즐거운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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