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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1969년 ?월의 쪽박 사건..작문이 안되던 시절

작성자가을이오면|작성시간24.06.03|조회수323 목록 댓글 20

오래전 중등시절 이야기입니다만

저는 일주일에  한시간인 작문시간이

그렇게도 길게 느껴지고 그렇게도 싫었습니다.

 

하루는 

선생님이 아무 주제로나 학생들 알아서

자유의사로 작문.. 제출하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뭐 쓸게 있어야지요...

 

옆자리 친구는 부지런히 쓰고 있습니다.

제가 견눈질 훔쳐보니..뭐 "전봇대가 오수에 졸고 있고.." 뭐라 뭐라 잘도 써 내려가는데..

저는 계속하여 백지 상태입니다..하기사 이런 일이  그날만의 일도 아니고 늘 그래왔던 일인데..

그런 저를 작문 선생님이 보셨나 봅니다.

 

제자리로 다가 오시더니

백지상태인 제 노트를 물끄러미 보시면서

"으이그~~너는 그래 오늘도 글 한줄 못 쓰고 멍만 때리냐?"..하시면서  꿀밤을 주시는 겁니다.

꿀과 꿀밤이 물리적 영양학적으로 뿐만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너무 다르다는 건 여러분도 잘 아시겠죠...

좌우지간 저는 그후에도 한동안 작문이 안되는 학생이었는데..

"전봇대가 오수에 졸고.."라든가 형용사를 잘 구사할 줄 모르는

한마디로 마음의 건건함에서 나오는 답답한 모습이었지요.

 

 

 

근간

카페에서 백일장 장원 이야기가 소개되고 

그러다보니 여기저기에서 문예반 활동을 했었다는 회원들  나타나고..

 

그런 이야기 들으며 저도 덩달아 옛추억에 젖는데

평생 미사여구 흘러 넘치는 연애편지 한통 써본 경험 없고

작문이라든가 음악 미술 이론에 너무나 취약했던  저의 지난날..

 

하지만

오늘날에는 염치없이 카페에 글도 가끔 올리고

음악감상도 즐기는 자신을 돌아보며 빙그레 미소 짓습니다.

 

 

 

*

제가 이글을 올리는 이유는

저처럼 작문에 소질없는 사람도 글을 가끔 올리는데

회원 5만명에 육박하는 카페에서  필진이 너무 소규모라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삶의 이야기에 참여하여 다양한 글을 읽을 수 있는 그날..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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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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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가을이오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04 ㅎㅎㅎ
    그런 일이 실제 있었군요.
    연애편지 대필에 답장이 오면 돈을 받기로 했다는 대목에서
    웃게 되었는데..이 웃음은 지난 일주일에 웃었던 웃음중 가장 큰 웃음이었습니다.

    산애 선배님은 충분히 자랑할 위치에 있음을 알게됩니다.
    가장 차원 높은 분들이 칼럼을 담당하는 걸로 보고 듣기 때문이죠...
  • 작성자자연이다2 | 작성시간 24.06.04 조금씩 발전 합니다 진솔한 이야기 가 좋아요
  • 답댓글 작성자가을이오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05 그렇습니다.
    삶의 이야기는팩트로 말합니다~~^^
  • 작성자쌔미 | 작성시간 24.06.04 여고 때
    소풍갔다 온 후
    작문시간에 강제,억지로
    써낸 소풍 후기가 교지에
    실린 게 전부인 나의 작문 실력입니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을 같이 익혔는데
    어찌 내 생각과 손끝은 따로 노는지...

    그래서 저는 가을이오면님의 매운탕보다 지리같은 담백 시원한 글
    좋아합니다.

    오랫만에 댓글에 줄 서 봅니다.
  • 답댓글 작성자가을이오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05 그 시절에
    자신의 작품이
    인쇄되어 나오면
    얼마나 큰 감동이었을지..미루어 짐작됩니다.

    이 카페에서
    쌔미님은 10여년 지기..
    일면식 없지만 콩꽃님과 함께 저에 대해 너무 잘 아실 분..ㅎ
    이리 귀한 분을 오랜만에 만나니 찡~합니다...

    어느 세월이 되어야
    이분과 차 한잔 나눌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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